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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5년 12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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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193쪽 | 1,923g | 153*224*6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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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던 책이었다. 사실 이런 책제목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출판사의 상술이란 것을 짐작하는 바이지만, 저자가 장하성 교수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저자에 대해 아는 바는 많지 않지만 간간히 인터넷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지라 이 책이 어떤 것을 이야기할지 궁금했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은 제목이 나타내는 바와 같다.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은 무엇 때문에 우리는 분노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헬조선이라 불릴만큼 녹록치 않다. 사회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 사회를 이끌어가는 젊은 세대들의 체념과 한탄이 곳곳에 깔려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이 나라에 대한 희망을 잃게 만들었는가.
저자는 부의 불평등한 관계에 집중했다. 1990년대 이전만해도 사회는 하면 된다라는 희망과 자신감이 있던 시대였다. 경제가 호황기였고 대학에 다니던 학생들은 적당히 놀면서 일하면서 공부를 하더라도 사회가 적정한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시대였다. 경제적 풍요로움은 사회 전반적으로 꿈과 희망을 주었고 빈부의 격차 역시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IMF이후 경제적 침체를 통해 대한민국 전체에 심각한 불황이 닥치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사회분위기는 급격히 나빠지게 되었다. 특히 이 시대를 거치면서 빈부의 격차가 눈에 띄게 커지게 되면서 양극화는 이 사회의 분위기를 침체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양극화의 발생원인은 무엇인가. 빈부의 격차를 증가시키는 것은 부자들의 가진 재산이 아니다. 저자는 소득의 불평등 때문에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고 보았다. 즉 경제공황 이후로 나빠진 가계의 소득환경이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킨다고 설명한다. 은행원들의 연봉은 1억대를 넘어가는데 이는 사회적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다. 많이 버는 사람들의 소득은 그렇지 못한 이들로부터 가져간 것이다. 은행들은 가계의 대출이자로 수익을 내어 소득을 가져간다.은행에서 하는 업무의 특성상 많은 연봉을 수령할 만큼의 고강도 노동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과 그 밑에 하청관계에 있는 노동자들과의 임금격차는 심한 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노동자3명중 1명은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는 소득의 불균형이 도처에 만연해 있다.
장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가진자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고 가난한 자들은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사회에 대해 분노하지 않은 노예상태가 된다.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자신들의 가진 것에 대한 질투심으로 비롯된 약탈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명분과 방어할 힘을 얻고자 사회와 법률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것은 경제적 빈부격차가 생겨남으로 인해 정치적 불평등이 야기되며 과거 봉건주의 시대처럼 계급사회로의 복귀를 야기시킨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많은 이들이 정치에 대해 냉소와 무관심을 보이는 현실과도 일치한다. 경제적 빈부의 격차가 확대됨으로 인해 정치적 무관심까지 야기하며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더욱 공고하게 지키기 위해 온갖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고 있다. 베테랑이나 내부자들 같은 영화가 상영되는 것 역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정의로운 분배란 어떤 것인가. 존롤스는 이렇게 말한다. 재산과 소득이 반드시 균등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불평등이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도록 이루어져야하며 모든 직책과 지위는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하도록 개방되어져야 한다. 공산주의 사상과 같은 모두가 공평하게 분배받는 사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대신 각자의 몫을 각자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공정분배하는 것이 정의로운 분배이다. 이것은 사회 구성원 다수에게 충분히 납득되고 이해가 되는 분배이다. 문제는 빈부의 격차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부자가 가난한 자들에게 가난을 강요하고 노예화 시켜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소수의 부자는 다수의 가난한 자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우리사회가 공정한 분배에 실패하면서 양극화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득의 불균형에 대한 책임은 기업들에게도 있다. 이명박정부에서부터 친기업 정책으로 많은 대기업들이 각종 세금감면등 혜택을 누리면서 덩치를 키워나갔다. 기업이 잘되어 이익을 내게되면 그 이익들이 아래로 내려가 나라 전체가 잘 살게된다는 이론인데 이것은 세계적으로 실패한 경제이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나라역시 예외없이 실패한 정책이 되었다. 정부에서 준 각종 혜택으로 이익을 본 기업들은 아래로 이득을 내려보내지 않고 보유자산으로 저축하였다. 기업의 보유자산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하청업체와의 거래에서 불평등한 계약으로 인해 그들에게 돌아갈 몫을 착취한 결과이기도 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구조에서 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들고 경제적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내수시장의 침체를 가져오게된다. 그것은 결국 기업들 자신마저 망하게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의 불평등은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살아남기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되는 시급한 문제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설문조사는 60%이상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한다. 절망적인 상황의 대한민국이라는 환경속에 살아가는 그들이 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수치가 높은 것일까. 저자는 그것을 거짓된 행복이라 표현한다. 7,80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가졌던 시절이었다. 경제젝 호황의 분위기 속에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던 시대였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경제적 불황속에 제대로된 일자리조차 갖기 힘든 상황에서 젊은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저자는 그것을 위장된 행복이라고 말한다. 즉 더나은 행복을 기대할 수 없기에 현실과 타협해 지금의 자신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희망을 포기한 행복이다. 원하면 원할수록 더 아프니까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불행한 처지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정치와 경제는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결국 경제의 틀을 만드는 것은 정치가 하는 일이기에 그렇다. 정치가 무능하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해버리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자멸의 길로 걸어갈 수 밖에 없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3포 세대라고 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이다. 무언가 불평등한 상황들이 젊은 세대들을 옥죄고 있다.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이 주류가 되어 뽑은 정치인들이 이 시대의 젊은 이들에게 절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현실이 이러하다면 무엇을 해야되는 것인가. 젊은 세대 스스로가 분노해야된다. 옳지 못한 현실에 분노하고 그것을 이야기해야된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해야되며 투표로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심판해야 된다. 오늘날의 잘못된 사회분위기는 청년들 스스로가 포기와절망으로 잘못된 현실을 외면해버렸기 때문에 되어진 결과이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대중의 상태야말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이익대로 법과 제도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청년세대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지금의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분노해야한다. 참여와 행동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청년들이 만든 알바노조라는 단체는 30분내 피자배달의 부당함을 알려 폐지시켰다. 청년유니온이라는 단체는 커피숍이나 편의점같은 알바생들이 휴일에 일하면서 받지 못했던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가지는 관심과 행동만으로 우리가 살아갈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치인들로 하여금 두렵게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을 위한 공약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게 그들을 두렵게 만들어야 한다. 투표야말로 정치인들을 두렵게 만드는 유일한 무기이다. 투표로 청년들은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에 대한 기권은 자신들이 혐오하는 정치를 더욱 혐오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사회가 최우선적으로 개선해야될 것들은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며 적정한 일자리와 소득이 보장될 때 저출산이나 경제적 문제 역시 해결되는 실마리를 가지게 된다. 이것을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하며 잘못된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관심과 행동이야말로 이 사회가 다시금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 바르게 알아야 해법을 찾는다
경제에서 사람은 노동이고 돈은 자본이다. 경제는 노동과 자본이 결합해서 생산을 하고 성장한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이함께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노동과 자본이 분배의 문제로 대립하고,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고 억압해 온 것이 자본주의의 역사다.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서는무엇보다도 자본이 정의로워야 한다. 자본이 만들어내는 문제는 자본을 가진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 자본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칼이 사람을 베는 것이 아니라 칼을 쥔 사람이 베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정의롭게 작동하려면, 노동으로 삶을 꾸리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민주적인 정치 절차를 통해 자본가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단 그것부터 해봐야 한다. - 후기 中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전 세계적 고민이 계속 되어오고 있다. 기세등등해진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외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자본주의의 생명력은 질기며, 자본주의는 종말의 대상이 아니라 고쳐서 다시 쓸 대상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이러한 세계 경제 상황 하에서 우리가 당면한 한국 경제의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개혁을 외치고 정권을 교체하며 한국 경제를 망친 자와 살릴 자를 찾아왔다. 현재 핫한 이론과 처방들을 신속하게 가져와 적용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호들갑과 책임 미루기만 가득해 시끄러울 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거나 더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 경제는 모르면서 애먼 외국에만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이다. 지금 한국 경제, 한국 자본주의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어떤 답도 얻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기획 및 구상에 1년, 집필에 3년 해서 꼬박 4년에 걸쳐 쓴 책이라 하였다. 전공서를 보는 듯한 두툼한 두께(700페이지 이상)에 주석도 700개가 넘어 간다. 가장 놀랐던 것은 장하준 교수의 ‘첫 책’이란 점이었다. 그만큼 단단히 작정하고 쓴 책이다. 때를 기다렸다고 하였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계획경제 기조를 완전히 버리고 완전 자본주의로 돌아선 것은 1994년에 와서라고 하였다. 20년 정도 되었으니 비로소 한국 자본주의의 면면들을 조목조목 따져볼 때가 되지 않을까 용단을 내린 듯싶다. 또한 안철수 캠프 참여 이후로 더욱 불거진 세간의 질문 공세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정치적경제적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던 차였다. 그는 김대중, 손학규, 안철수의 싱크탱크를 자처했고, 많은 대중들로부터 존경받는 대표적인 이 시대의 ‘실천하는 지식인’인 동시에 기업저격수 혹은 신자유주의와 외국투기자본의 앞잡이로 불렸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 자본주의>를 통해 독자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을 거의 풀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자는 정치적으로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중도로 볼 수 있고 책 출간 이후 가진 인터뷰들에서 정치인을 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하였다. 경제적으로는 케인지언이라기보다는 주류경제학 입장에서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되 정의롭고 정상적인 시장의 회복을 고민하는 개혁적 경제학자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요즘 국제사회에서 핫한 피케티의 자본세 도입이나 기타 정부 규제나 각종 사회주의적 기제는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해법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초과 내부유보세를 통한 기업 자금 흐름의 정상화가 저자가 가장 꼽는 한국 자본주의의 난항 타개 해법이고, 사회민주주의의 경제정책모델들을 대안까진 아니더라도 참고 정도는 괜찮다고 말한다. 이 첫 책을 통해 저자가 쓰고 싶고 써야 했던 글은 모두 표현했다고 본다.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책은 아니지만, 저자의 주장에 갑론을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례없는 전 지구적인 정책 대응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지 6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뚜렷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경기 부양책이나 부분적인 금융 규제의 개혁으로 극복될 수 있는 일시적인 경기순환상의 침체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모순이 금융 위기를 통해서 현실화된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지배적이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대안 체제의 모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정도로 자본주의는 전례 없이 심각한 체제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 p.19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일부에서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견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금융 위기를 계기로 노출된 문제들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자본주의로 진화해 나갈 방향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p.265
선택은 ‘자본주의 대안 찾기’ 아니면 ‘자본주의 어떤 고쳐 쓰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p.405
최근 출판·언론계에 조용히 유행 타는 단어가 ‘톺다’이다. <한국 자본주의>에서 장하성의 글쓰기는 이 단어가 몹시 어울린다. 저자는 이 책을 3부로 구성하여 한국 자본주의를 톺아보고, 따져 묻고, 고쳐 쓰고 있다. 두께 때문에 지레 겁먹기 쉬운 책이나 글씨 크기가 크고 특별한 경제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신문 기사 읽는 정도 수준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을 보고 감탄하였다. 읽다가 앞 내용을 잊어버린 독자를 위한 배려인 건지 후반부로 가면서 동어반복이 나타나는데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글자 크기도 좀 더 줄이고 반양장으로 갔으면 100쪽 이상 적고 휴대하며 들고 다니기 편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읽어보았지만 역시 책상에 앉아 자분자분 읽거나 침대 맡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읽기 좋지,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읽기는 대단히 불편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국이 시장경제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규제나 신자유주의가 넘쳐서가 아니라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공정한 경쟁조차 구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p.138
한국에 투자를 한 외국인을 투기꾼으로 규정하고 그들이 돈을 벌고 떠나면 국부가 유출된다는 주장들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애국적이 아니라 오히려 망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p.297
지금의 자본주의가 위기에 봉착하고 회의론이 제기된 가장 큰 이유가 분배의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서 사회민주주의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 p.418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에서의 정의란 첫째,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결과가 함께 잘살 수 있도록 하는 분배의 정의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p.426
글쓰기에 욕심 있는 경제경영서 저자 중엔 우화와 비유로 푸는 것에 집착하는 이가 많다. 클리셰 작법이기도 하고, 그나마 일반 대중을 배려하는 저자들이 가장 만만하게 선택하는 방법이다. <한국 자본주의>에선 중후반부에 실려 있는 ‘한마을 이야기’가 그렇다. 저자가 우스갯소리로 책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쓴 ‘재밌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각자 판단해보길 바란다. 학부에서 경제학 공부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이 이론과 테크닉 숙지에 정신없어 정작 한국경제사나 한국자본주의론은 배울 엄두를 못 내고 학과에서도 전공보다 교양 강의로 개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업 듣는 기분으로 잠깐이나마 학생 기분 내며 즐겁고 심각하게 읽었다.
이 책을 최장집 교수가 추천해서 관심을 갖는 독자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후반부에 경제학은 원래 정치경제학으로 출발한, 정치학과 한 몸인 학문이라는 환기하고 강조한다. 그래서 현상의 본질보다 이념적 기제로 접근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는 틀렸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몰이해했던 게 문제이고 위정자의 이율배반적인 정책기조가 문제이다. 박정희의 국가주도 계획경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신자유주의에 충실했던 김대중,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등 곰곰이 따져보면 한국 자본주의는 대통령들의 면면만 봐도 이상하다. 이번 출간이 우리 경제와 특수성을 바로 보고 정의경제를 고민하는 데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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