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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7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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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0쪽 | 376g | 267*233*9mm |
ISBN13 | 9791186825303 |
ISBN10 | 1186825308 |
KC인증 |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앙통은 어느 날 정성을 쏟아 가꾸던 수박밭에서 수박 한 개가 사라져 버린 것을 발견한다.
앙통은 그 수박밭을 엄청난 정성을 다해 가꾸었기 때문에 매우 자책하고, 그 슬픔은 더더욱 커져만 간다.
그렇게 첫날에는 수박이 목화밭으로 굴러가고, 둘째날에는 생쥐들이 수박을 갉아먹고, 셋째 날에는 자기 자신이 수박을 훔치는 꿈을 꾸게된다.
꿈에서 깬 앙통은 수박을 찾아 모든 곳을 뒤져보지만 수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앙통은 수박을 찾지 못했다.
다음날 밤, 길고양이들이 나타나 수박밭을 엉망으로,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굴리고, 날리고, 뜯고, 찢고...........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앙통은 난장판이 되어버린 수박밭에 아무런 빈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난 솔직히 이 이야기를 보면서 앙통이 어리석고,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수박밭에서 수박이 하나 없어졌을 때에는 그렇게 심하게 슬퍼하고, 자책할 시간에 수박을 다시 열심히 가꾸어서 빈틈을 사라지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슬픔은 자책할 수록 커지는 법인데 도대체 왜 자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하고, 물건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꼭 앙통처럼 심하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실수는 빨리 털어낼수록 좋은 것이다. 계속 앙통처럼 자책하다 보면 1개가 망쳐졌을 때, 모든 것이 망쳐질 수가 있다. 나는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앙통이 난장판이 된 수박밭을 보면서 빈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고양이들이 망친 수박밭이 앙통에게는 자신이 꿈꾸던 '완벽한' 수박밭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앙통에게는 그 '완벽한' 수박밭은 정말로 완벽한 것이 아니였다. 모든 수박들은 뽑히고, 터지고, 갈라지고....... 수박들은 전부 망해버린 수박이 되어 버렸다.
앙통은 자신이 사랑과 정성을 쏟은 수박이 사라지자 절망했다. 수박의 빈자리는 계속 눈에 들어왔고, 밤마다 악몽을 꾸었다. 어두운 배경에 수박의 빈자리에 서있는 앙통을 보니 앙통의 슬픔이 곧장 전해지는 듯하다. 앙통의 마음과 시선이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수박의 즙이 흐르는 모습으로 눈물 흘리는 모습도 인상깊다. 수박이 잘려 즙을 줄줄 흘리고 있는 것이 수박이 피를 흘리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앙통이 꾸고 있는 악몽들의 모습의 그림자로 표현된 목화들, 쥐들, 그리고 사람의 얼굴이 배경인 수박을 파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앙통의 꿈에서 자신이 이 수박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아 앙통은 이 일에 관해 죄책감 또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듯하다. 앙통은 이 악몽에서 헤어나올 수 없던 것인지 꿈속에서 수박이 있었던 곳을 살펴보았다. 옆 목화밭이라던가 꿈에서 쥐들이 있던 찬장 속, 그리고 거울 속의 자신까지. 하지만 수박은 어디에도 없었다.
앙통은 결국 수박밭에서 수박들을 지키기로 하였다.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 주변의 소리를 듣다 보니 점점 잠이 쏟아져 왔다. 앙통은 밤에 이렇게 수박밭을 지키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악몽을 꾸고 싶지도 않고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고 싶지도 않았다.'
앙통은 더 이상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푹 자고 싶었다. 악몽을 꾸면 잠을 자며 편하게 쉰 느낌이 나지 않으므로 이런 감정이 이해가 된다. 그림에서 수박 속에 앙통이 누워서 머리를 쥐어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고통에 시달렸는지 느껴진다.
그날 밤 길고양이들이 나타나 농기구들을 넘어뜨리고 씨앗을 뿌리고 수박이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은 저렇게 엉망이 되었다. 이 대목에서 앙통에게 내일 일어나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졌다. 더 슬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앙통에게 도둑맞은 수박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앙통은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박들이 더 싱싱해 보였다.
'앙통은 이제 허전하거나 슬프지 않다. 수박밭은 지금 어느 때보다 완벽하니까'
이렇게 이 이야기는 앙통이 자신의 사라진 수박을 그리워하며 앙통에게 생긴 일을 담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자신이 사랑했던 것을 잃는 일을 슬픈 일이다. 앙통은 그래서 계속 악몽에 시달린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잃게 되었다면 많이 슬플 것 같다. 몇 날 며칠의 노력이 사라진다면 펑펑 울 것 같지만 앙통은 울지는 않았다. 하지만 앙통이 자고 일어난 뒤 난장판이 된 수박밭을 보고 앙통은 낙심하지 않았다. 자신을 신경 쓰이게 한 구멍이 없어지자 앙통은 다시 평상시로 돌아 왔는데, 솔직히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그래도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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