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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1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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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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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PDF(DRM) | 67.75MB 파일/용량 안내 |
페이지 수 | 약 62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25524085 |
2024년 05월 17일 ~ 2024년 05월 17일
2024년 03월 21일 ~ 2024년 12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상상이 가득한 책
<아무것도 없는 책>을 아이와 함께 보고 읽고
[책을 열며] 책에는 거의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합니다. 그 곳에는 글자가 있고, 그림도 있고, 자기가 있고, 타인도 있고, 심지어 우주까지 있으니까요. 만일 아무 것도 없는 책이 있다면, 그게 바로 공책(空冊)이겠지요. 백지 위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순간, 공책은 더 이상 공책이 아니라 하나의 책으로 변합니다. 빨간 책표지에 <아무것도 없는 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백지에 아무것도 없는 책 한 권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첫장을 넘기면 할아버지와 손녀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공책은 아니라는 얘긴데, 설마 '아무것도 없는 책'이 정말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는 건 아닐테죠?
(아이는 책을 여러 번 보고 읽은 뒤 그림책 세상에서의 빨간 그림책이 실제로 튀어나온 것처럼 여겨졌는지 무척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어떠한 그림책 놀이를 해보면 좋을지 생각하던 차에 아이가 책을 베개에 눕히는 모습에 착안하여, 그림책 속 장면들을 직접 연출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그림책 속 이야기를 풀어 보았습니다.)
[책속으로] 오래전 어느 날, 할아버지는 손녀 곁에 있을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음을 예감하고 손녀 알리시아에게 책 한 권을 선물로 줍니다.
"알리시아, 어서 펼쳐 보렴."
"근데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당연하지. 제목이 《아무것도 없는 책》이잖니."
할아버지는 이 책을 펼칠 때마다 알리시아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재미있는 생각에서부터 시시한 생각, 착한 생각, 슬픈 생각, 기막힌 생각에 이르기까지)들이 떠오를 것이라고 귀띔해줍니다. 할아버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리시아는 책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난을 칩니다.
"아이코! 알리시아, 조심하렴! 그 책은 함부로 다루면 안 돼.
책의 흰 종이 위에 뭐라도 묻으면 마법의 힘이 사라지고 만단다."
그다음주에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납니다. 장례식 때 슬퍼서 힘들고, 지루해서 지친 알리시아가 사람들 몰래 《아무것도 없는 책》을 펼치자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어떤 생각일까요? 그날 이후로 알리시아는 책을 통해 무슨 생각이든지 떠올리며 늘 놀라워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책》은 알리시아의 삶에서 중심이 되었어요.
하얗게 텅 비어 있는 《아무것도 없는 책》 덕분에
알리시아는 첫 번째 요리책을 쓸 수 있었어요.
요리사가 된다는 건 정말 멋진 생각이에요!
알리시아는 학교에 책을 절대 가져가지 않았어요.
혼자만의 비밀이었거든요.
알리시아는 살면서 책을 잘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를테면, 양의 탈을 쓴 멍멍이와 신발 신은 고양이, 호랑이, 여우, 토끼 등 여러 동물들이 책을 뜯어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거나, 연필통에 갖가지 펜들과 물 그리고 우유를 엎지를 뻔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요즘은 뜸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책을 보호하는 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알리시아는 책에서 마법의 힘이 사라질까 봐
조마조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세월이 흘러 알리시아는 책이 실어 날라 준 사랑을 만나고, 알리시아의 소중한 책은 두사람의 고민을 덜어주고 서로의 생각을 하나로 이어줍니다. 미식가인 둘은 작은 식당을 열어 둘만의 요리법으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식탁보는 알리시아의 책처럼 얼룩 하나 없이 새하얬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녁, 집에 돌아온 두사람은 아파트에 불이 나서 책이 모두 불타버린,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책이 되어버린 걸 발견합니다. 이제 더이상 알리시아는 《아무것도 없는 책》을 만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또 새로운 생각이 떠올라 할아버지가 주신 책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그림책을 통해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선물이란다. 마법 같은 책이거든. 앞으로 이 책을 펼칠 때마다 네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테니까 말이야."
"그럼 책 제목을 《생각이 가득한 책》이라고 했어야죠!"
[책을 덮으며] 할아버지가 알리시아에게 책을 선물할 때 둘이서 나눈 대화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알리시아는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책제목으로 '생각이 가득한 책'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고, 훗날 요리를 향한 열정을 불태우며 다시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재정의하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고 읽은 저는 이 책을 '상상이 가득한 책'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없음'에서 '있음'을 만드는 생각과 그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 아울러 생각의 그릇을 키우고, 그 그릇에 새롭고 다양한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을 보게 될 여러분에게는 어떤 책으로 불리고 또 기억될까요? 책을 덮는 순간, 아무것도 없던 책에서 어떤 것(들)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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