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SBS 디지털 스튜디오 '모비딕' 옥성아PD와 kt의 OTT서비스 'seezn' 채한얼과장의 고막메이트 제작 히스토리가 담겨 있다. 기획자가 본다면 아주 도움되는 기획과정이 들어 있다.

고막메이트가 어떤 프로인지 몰라서 유튜브로 찾아보았다. 김이나. 딘딘. 정세운, 데이브레이크 이원석이 진행하고 게스트가 한명씩 나와서 고민사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주고 받는 프로다. 굉장히 평범한 포맷인데 자꾸 보게 되는 이유가 편안한 진행방식때문이랄까.

서로 말하려 욕심부리거나 끼어들지 않고 상대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대화와 과한 리액션없이 진행자들끼리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계속 보게 되었다.

목록

 

1. 사운드오브시티에서 고막메이트까지

2. 깨어있는 성인들의 대화 진정성의 힘

3. 고막메이트의 가치를 더하다. 관계성의 힘

4. 판단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공감의 힘

5. 공동제작의 딜레마 함께 만드는 힘

6. 취향의 시대가 원하는 콘텐츠

고객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은 기획이고, 오직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5G를 홍보하는 기술적인 아이템 위주로 준비하다가 고객이 진짜 원하는 건 이게 아니라는 생각에 진행되던 내용을 접게 된다. 시청자가 정말 원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기획을 시작한다.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인생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스스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향으로 만들어 지게 된다.

모든 기획의 시작이 그렇듯 타깃을 명확히 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우리의 타깃 페르소나는 입사 3년차 27세 직장인 여성

20대 후반의 사회 초중년생들은 인생의 변화가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기쁨, 두려움, 불안감, 강박등에 사로 잡혀 앞만 보고 가는 시기에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와 공감을 받으며 치유를 선사하는 그런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고막메이트는 탄생하게 되었다.

'너의 이야기 우리가 들어주고 노래로 들려줄게'

상처는 사라지지만 아픈 기억은 오래 남는다

 

부모님이, B가, 선생님들이 상처에 깊이 공감해주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었기에 상처가 아물 수 있었다. 가해자의 처벌도 사과도 없었던 3년이라는 시간을 억울해하지 않으면서도 보낼 수 있었다.

'계춘할망'이라는 영화에서 윤여정배우님이 분한 할망이 이런 말을 한다. 세상에 온전한 내편 하나만 있어도 살수 있다고.. 가족이 있다고 해서 온전한 내편이 있는 게 아니다. '고막메이트'는 가족에게조차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한 편이 되어 주고싶어 한다.

'고막메이트'와 '막둥이'는 서로의 이름 불러주기(Calling), 강력한 유대감 찾기(Build up), 선순환 커뮤니티 만들기(Relationship) 이 세가지 과정을 통하여 의미있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보면 이름을 불러주면서 의미가 되기 시작한다고 했다. 고막메이트에서도 시청자들을 '막둥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주었고 4MC들은 '고메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면서 연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고막메이트의 '막'자를 따서 막둥이기이도 하고 막내라는 의미기도 하다. 콘텐츠 한회 댓글마다 제작진이 대댓글을 모두 달아주는 정성을 보이고 있고,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활용해서 막둥이 시청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다음회차 주제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게 하여 고막메이트에 더 큰 애정을 쌓아갈 수 있게 하였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관계형성까지 이어간다는 건 단순히 일로만 생각해서는 해내기 어려운 작업이다. 제작진의 대단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고막메이트는 팬덤을 가진 콘텐츠가 되어가게 된다.

판단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 꼰대와 스승은 종이 한장 차이

*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 상대방이 원하는 공감의 방식

판단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는 문장이 고막메이트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상대의 생각을 내 방식대로 판단할때가 있는데 매번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또한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결을 원하는 고민이 있고 단순히 내편을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고민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공감이 아닌 상대에 맞춘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김이나의 대안제시, 이원석의 위로, 딘딘의 독설, 정세운의 질문, 매회 들려주는 편안한 노래까지 딱 내 취향이다. 고막메이트 타깃은 27세 사회 초중년생 여성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보다 한참 나이많은 나도 큰 위로를 받고 눈물을 짓게 했다. 책을 읽다가 책에도 소개된 에피소드 중 내 마음을 흔들어 버린 회차를 적어보았다.

ep.2 내 자존감 무너뜨리는 사람들 대처법

ep.15 번아웃 극복하는 법 알려주세요

ep.26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젠 못해요

이 책을 통해 고막메이트라는 좋은 콘텐츠를 알게 되었다. 게다가, 기획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때 아주 좋은 기획서이다. 유튜브 썸네일은 어떻게 만들것인지, 알고리즘에 가장 적합한 컨텐츠 발굴하는 내용 등 과정에 대한 얘기도 상세하게 들어 있다. 기대보다 취향저격이여서 읽으면서도 상당히 기분좋았다.

책을 읽기 전에 고막메이트를 먼저 보는 걸 추천 드린다. 이미 막둥이들이시라면 대환영♡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꼼꼼히 읽고 성실히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