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의 저자 김정희 작가는 이벤트 기획사의 대표로 25년간 일하다 “진심의 기술" 을 출간하고, 2020년 SNS 커뮤니티에 진심작가/ 진심언니 라는 캐릭터로 입성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강사 (MKYU 진심마케팅), 메타버스 인플루언서 등을 거쳐 “진심기행" - 비즈니스 북클럽 커뮤니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또 그녀와 1-2년간의 여정을 함께했던 약 서른명 ‘인친' 들의 일과 삶의 스토리가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되어 있다.
커뮤니티란 무엇일까?
Community. 영어 커뮤니티의 어원인 라틴어 communitas는 공동체, 공동체 의식을 뜻한다고 한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면 같은 공동체 안에서 특정 가치와 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비즈니스, 곧 돈벌이, 밥벌이를 말하는 것일 테고. 사실 나는 이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 것에 냉소적인 입장에 가깝다. 정신적 가치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비즈니스는 신뢰할 수 있고 친근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번 삐끗하는 순간 그 친밀함 만큼의 강도로 모든 기반이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다분한데다 - 믿었는데 배신당하면 더 아프니 ^^ - 그런 일이 없더라도 이웃집 수저 갯수까지 잘 아는 옛 집성촌 같은 동네에서 장사하는 그런 답답~ 한 느낌이 든달까?
'1000명의 찐팬' 이 있는 커뮤니티 안에서의 비즈니스, 스타트는 맨땅에 헤딩보다 수월하겠지만 그다음은? 그것이 지속 가능할지,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동네 장사 이상의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의구심을 이 책을 읽으며 풀어나가기를 바라면서 첫 장을 펼쳤다.
“사람이 제일 좋은 콘텐츠다” (31 페이지)
그녀는 지난 1년여 동안 인스타그램 친구, '인친' 들과 400회 이상의 만남을 가졌다고 이야기한다. 지켜본 나로서는 그보다 더 될 텐데? 싶을 정도로 수많은 만남을 가진 것을 온/오프로 보아 오고 함께하기도 했는데, 힘들지도 않나? 게다가 왜 저렇게? 어떻게?!! 모든 만남에 저리 진심을 다하지? 책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참으로 어이없는, 화를 유발하는 만남도 가끔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뿐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녀의 댓글은 비교불가 대단하다!! 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최고였다. 진정성이라는 것의 텍스트북 예시다 싶을 정도. 본업도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가 있을까? 아니, 그보다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그녀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자연스레 스며들 듯 이해가 되었다.
“나에게 인스타그램이란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소통의 창구이다. 그리고 팔로워 한 분 한 분이 너무 소중하다. 마음 깊은 곳에 그런 소중함이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나의 언어는 늘 긍정과 응원의 언어들로 가득하다.”
이젠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p.196
아하! 팔로워 한 분 한 분, 댓글 한마디를 읽고 쓰는 그 순간이 소중하다 보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 뭐랄까... 이런 것이 해탈의 경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순간을 즐기고 감사하며 부정적인 기운은 흘려버리는... 참으로 자유로운 마인드 아닌가.
생판 남인,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친구 신청, 간단한 댓글 하나에도 이렇게 고마워하는 진심 작가의 마음이 진심 어린 인친들에 게 통한 것이 커뮤니티를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 북클럽의 목표는 매우 선명하다.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그리고 실천해 내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중략)
나의 모토는 '닥치고 실행'이다.
관념 속에 묻혀서 계획만 세우다가 끝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
이젠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p. 84/86
"진심 작가의 추진력은 진짜 끝내준다, 끝내줘!" (p.164)
저자의 절친인 김태인 작가가 한 말이다. 진심기행 북클럽 역시 그 추진력으로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하며 회원들의 '닥치고 실행'을 돕기 위한 플랫폼이다. 실력과 가능성이 충분한 인친들이 시작을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저자는 온라인 대학의 마케팅 강사가 되면서 일방적으로 강의만 던져두는 원 웨이 방식이 아닌, 인스타 라이브로 직접 사업 고민을 듣고 방송에 참여한 여러 인친들과 솔루션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매주, 꽤 오랜 시간 가졌다. (작은 성공 프로젝트 p. 159) 북클럽 역시 그 프로젝트의 연장 선상에 있는 기획이다.
많은 분들이 '작은 성공 프로젝트' 와 '진심 기행'으로 응원받고 추진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고 부러웠다. 나도 무언가를 해 보려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소강상태에 있었기에. 하지만 내게 가장 큰 문제는 실행력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진심을 믿기가 두려웠고 그 때문에 이것저것 겁 없이 시작해 보다가도 결국 사람을 대하기 어려워서 다시 문을 닫아버리고 그냥 살던 대로, 익숙한 편안함을 추구해야겠다 후퇴했던 것. 나는 저자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또 책으로 정리되고 재해석되어 나온 다양한 스토리들을 찬찬히 읽으며 어떻게든 '진심 비용' 치르기를 피하고자 했던 자신이 반성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선한 진심을 나누려면 가끔은 나쁜진심으로 상처받는, 진심비용 내길 주저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어리석었구나... 비용이 발생하면 옜다~ 하고 줘 버리고 다시 새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자의식 안에 갇혀 있을 뻔한 나를 깨우쳐 준 것이 바로 아래 인용한 부분이다.
“그러나 실망은 하지 말자. 좋았던 진심, 힘들었던 진심, 괴로웠던 진심, 죽일 놈의 진심, 아직도 못 버린 진심 등을 돌아보면 결국 그 상황과 관계 속에서 나는 성장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성장했는가? 사람을 바라보는 안목과 분별력이 월등히 성장했다. 이제 우리는 예전보다는 조금 더 확실하게 기버인 척하는 테이커들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안목과 분별력을 갖게 되었고, 진심은 진심을 가진 자들에게 읽히는 법이니 선한 진심을 더 잘 구별하는 분별력으로 우리들의 관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
이젠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p. 115
강사님, 진심 작가, 진심 언니 등등의 부캐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진심 언니'라고 저자는 밝힌다. 나 역시 '진심 언니'에게서 가장 감명받는 부분이 바로 그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앙'^^ 해주고 따르는 존재라면, 인간이기에 우쭐해져 '내가 제일 잘났어' 혹은 '나를 따르라' 모드로 세팅되기가 쉽지 않은가?
그런데 전혀 그런 기미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결국 저자가 추구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진심 비즈니스는 단지 '비즈니스' 만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지혜와 영성을 나누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돈은 거들 뿐, 실체는 사람이고 삶이고 나의 기쁨이 남의 기쁨으로 순환되는 그런 복된 장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