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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시 참고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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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8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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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296g | 128*188*20mm |
ISBN13 | 9791197895999 |
ISBN10 | 119789599X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어릴 때는 고양이의 생김새, 특히 눈 때문에 무서워해서 좋아하는 동물의 범주 안에 들어있지 않았다. 반면 개는 태어나는 순간을 목도하고, 어릴 때부터 가까이에서 성장과정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어느샌가 친근한 동물이 되었다.
그 후 성인이 되고도 한참을 고양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다. 주위에서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들이 슬슬 들려오고 있었지만, 어릴 적 고양이에 대해 느낀 무서운 이미지 때문인지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고, 관심을 갖는 이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그저 그런 이야기로 치부해 왔었다.
그러다 관심 있게 보던 유튜버와 우연히 보게 된 블로그에서 고양이의 친근하고 귀여운 영상과 사진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고양이가 그렇게 무서운 동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작은 아기 고양이나 개냥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어릴 때 생긴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예쁘게 생긴 고양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한다. 그러던 중에 특이한 제목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책이었다.
요즘은 공유오피스라는 것이 익숙해져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별도 사무실을 임대하지 않고 공유오피스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은데, 고양이 공유오피스라는 것은 뭘까 궁금해졌다. 내가 알고 있는 그 개념일지, 아니면 색다른 개념의 공유오피스일지 기대감을 갖고 에세이를 읽어나갔다.
구성은 고양이들의 사진과, 일러스트, 그리고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의 글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고양이들과의 동거와는 좀 다른 일상을 다루고 있어 관심 있게 읽어나갔다.
처음 작업실을 계약하고 만나게 된 고양이들과의 첫 만남, 그리고 가끔 오며 가며 눈인사와 밥을 주며 친해진 이야기, 그러다 어느새 눌러 앉아버린 4마리의 고양이들과 어느새 작업실을 나눠쓰며 이색적인 공유오피스를 가지게 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사교성 없는 자매가 그림을 그리고 자수를 하며 때론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마련한 <이랑 그림 작업실>은 생각지 못한 손님들로 인해 어느새 복작복작한 공유오피스가 되어버렸다. 고양이들과 공간을 나눠쓰기 시작하면서 때론 동네 다른 고양이들도 찾아오고, 동네 주민들은 물론 지나가던 행인들도 한 번씩 들러 구경을 하고 가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평소 지나가다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던 고양이들과 눈인사를 하고 편의점에서 캔을 사다 나눠주는 것으로 가볍게 지나쳤던 고양이들과의 인연은 그렇게 출근길마다 <이랑 그림 작업실> 문 앞에 앉아 기다리는 4마리의 고양이들로 인해 자매의 일상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집사나 가족의 형태는 아니지만, 함께 오피스를 공유하면서 그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고양이들은 오랫동안 오피스에 머물며 잠을 자거나 밥을 먹기도 하고, 또 어떨 땐 훌쩍 하루 종일 외출을 하는 등 따로 또 같이의 생활이 일상이 되기 시작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시작할 즈음에는 무릎에 올라와 골골거리며 머물다 가기도 하고, 때론 관심을 가져달라며 작업 중이던 노트북이나 그림 위에 올라가 방해를 하기도 한다. 생각지 못한 작은 생명체와의 만남은 그렇게 서로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새로운 형태의 공생과 연대를 만든다.
일러스트와 사진, 글에서 느껴지는 풍경을 가만히 그려보면 어딘가 동화 같은 아기자기함이 엿보인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큰 통창 너머 보이는 바깥 풍경과 책상 위, 캣타워, 침대, 소파 곳곳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평온함과 위안을 준다.
동거도 입양도 아닌, 기묘한 그들의 공간 공유는 묘하지만 어딘가 납득이 가기도 한다. 고양이들에 대해 공부하며 삼시 세끼를 챙겨주고, 그들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쿠션, 캣타워, 심지어 작업실 평수를 늘려가면서 최선을 다하는 저자와 동생. 그런 그들의 노력을 알아봐서인지 작업실을 떠나지 않으려는 막내, 훌쩍 떠났다가도 배고픔에 잠시 들려주었던 정남이, 따로 또 같이를 잘 실천하고 있는 복남이와 복길이의 모습은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모습으로 보여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약간의 호감과 관심에서 시작한 길고양이들과의 묘한 공유오피스 생활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저자의 내면에도 깊은 애정과 책임감, 유대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정남이와는 이별을, 막내는 입양을 결정하게 되었다. 며칠을 돌아오지 않는 고양이들로 속을 끓이며 애가 닳았던 일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그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소리를 내며, 기분이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출근길이면 늘 한결같이 문 앞에 쪼르르 앉아 기다리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책임감은 들쭉날쭉했던 출퇴근 시간도 규칙적으로 만들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만들었다.
각자의 삶과 생활을 온전히 존중하면서,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 저자가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공유오피스라는 공간은 어쩌면 그런 그들의 존중과 애정이 묻어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길고양이로써 사는 고양이들의 본능과 라이프를 존중하고 진짜 위급한 상황에서만 개입하여 도움의 손길을 주는 저자의 행동도 눈여겨볼 만하다.
각 고양이들의 특성을 관찰하며 쓴 행동 패턴이나 성격을 통해 배운 깨달음에 대한 기록도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몸집이 작고 약해 서열이 가장 낮았던 막내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어필하고 끝내 입양을 쟁취하는 모습은 놀랍고 경이로웠다. 확실한 자기 어필과 삶을 개척하는 자세를 고양이에게서 배운다.
책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평화롭다. 중간중간 위급상황도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애정과 사랑만큼은 가득하다. 이들의 공유오피스를 바라보며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만남, 이별, 불안함, 두려움, 애정, 관심, 권력의 변화, 기쁨과 슬픔 등 희로애락이 함께 한다. 온전한 가정의 형태가 아니라도 그저 함께 하는 것으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방식(=입양)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공생과 존중,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한다. 고양이의 성격이나 특성에 따라 다른 모습과 형태를 취한다. 그래서 더 그들의 관계는 편안하고 아름답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우리의 삶은 안녕한지, 어쩌면 이러한 공유오피스가 필요한 때는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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