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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9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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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694g | 160*219*30mm |
ISBN13 | 9791158363512 |
ISBN10 | 1158363516 |
KC인증 |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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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우리는 어둠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다. 그 어떤 빛도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밝은 빛이어도, 언젠가는 꺼질 것이고, 결국 우리는 어둠과 대면해야 한다. 어둠과 대면한 세 아이들 퐁, 솜킷, 녹의 이야기가 모여 ‘어둠을 걷는 아이들’이 되었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의 ‘오브’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사회적 편견일 것 같다. 더 밝은 색의 오브가 존재하는 곳일수록 사회적인 편견이 더 강하다. 그래서 교도소의 오브가 어두운 것이 아닐까. 적어도 교도소 안에서는 사회적인 편견이 아주 많지는 않다. 반면 교도소 밖은 밝은 황금색 오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곳에 속한 사람들은 교도소의 사람들을 보며 단지 죄수들의 아이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감옥에 가둔다. 한 예시가 바로 주인공인 퐁과 솜킷이다.
작중 교도소 안에서 퐁과 솜킷이 망고를 먹기 위해 나이가 많은 여자 아이들에게 쫒기는 장면이 나왔다. 아이들이 퐁과 솜킷에게 자연히 떨어진 망고를 탐냈고 폭력을 행사했지만, 그 모습을 본 교도관들은 웃기만 할 뿐이었다. 이 모습이 사회를 생각나게 했다. 약한 자들은 굴복해야 하며, 군중은 도움을 주기는 커녕 흥미롭게 지켜볼 뿐이다.
“금방 안 잡히겠는데. 이번 주 들어 최고로 재밌는 구경거리야!” - 교도관
“그런데 남원에서는 삶이 공평하다는 생각을 버려야만 사는 게 수월해진다.” - 퐁의 생각 중
하지만 퐁은 굴복하지 않았다. 망고를 끝까지 사수했고, 그 아이들이 자신의 것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작가는 처음부터 퐁이 어떻게 어둠을, 불공평함을 이겨냈는지 독자들에게 알려 준 것 같다.
탈옥 후 불안정했던 퐁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키워준 사람이 바로 참 사부였다. 퐁은 도망자였고, 참 사부에게 거짓말까지 했지만, 참 사부는 그런 퐁을 믿어주었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무시하는 여러 사람보다 ‘나’를 믿어주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닐까?
오직 한명이 퐁을 믿어주자 퐁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는 참 사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계속 유지되었다. 또 사원이 있는 타나부리에서는 오브를 사용하지 않는다. ‘법은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이들을 비추되, 악인은 응징하는 빛이니라.’ 이 말은 총독의 금언이다. 타나부리의 사람들은 오브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법을 누릴 자격’을 찾고 있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주 잘 살고 있다. 이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고, 동시에 타나부리의 사람들이 부럽다고 느꼈다. 나라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소외된다 해도 자신들의 가치를 추구하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사회의 중심에 서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퐁, 솜킷, 녹과 함께한 모든 여정에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었지만, 단연코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바로 이 대사와 시작했다.
솜킷이 작업대에서 작은 유리 오브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가 보여 줄게.”
이 장면은 솜킷이 태양광 오브를 퐁에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브’라는 존재는 총독만이 만들 수 있는 존재로 총독의 위엄을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솜킷의 손에서 오브는 재탄생한다. 태양광 오브는 오브의 불이 꺼진 상태에서만 만들 수 있다. 이 태양광 오브는 그 어떤 사회적 편견도 없는 상태에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 사회적 편견은 총독만이 오브를 만들 수 있으며, 총독은 차타나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실제로 행진에서 이 태양광 오브는 사람들에게 총독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 생각이 정말 기발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타나를 구한 총독은 차타나의 신과 다름이 없었고 그 신에게 맞서기 위해 필요한 용기는 어마무시했을 것이다. 그만큼 머드 하우스와 그 주변 사람들은 힘들었던 것이었을까.
어둠을 걷는 아이들을 접하게 된 것은 한 친구의 덕이다. 그 친구가 어둠을 걷는 아이들을 읽는 것을 보았고, 관심이 생겨 도서관에서 빌리게 되었다. 하지만 첫 책장을 펼친 순간, 가볍게 읽고 넘겨야겠다는 나의 생각은 정말 너무나도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어느새 퐁, 솜킷, 녹과 함께 있었고, 때로는 기뻤고 때로는 슬펐다.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 궁금해서 밤을 새고 싶기도 했다.
비록 이 책은 끝낱지만, 퐁, 솜킷, 녹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언젠가 내가 어둠과 맞서게 된다면, 퐁, 솜킷, 녹을 생각하며 꼭 한줄기의 빛을 비출 것이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을 알게 해 준 친구에게 정말 정말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 다리에 선 사람들은 모두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빛을 찾았습니다.” - 녹
“행진의 핵심은 총독을 넘어서려는 게 아니었어요. 총독에게 우리의 뜻을 보여 주자는 거였지요.” - 퐁
“황금색 오브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이쪽에 살지를 않겠지. 그런데 아무도 없다고는 안 할래. 딱 한 사람 있거든…… 바로 나.” - 솜킷
“때로는 선한 이들이 어둠 속에 갇히기도 하고.” - 녹의 아버지
“앉거라, 꼬마야. 넌 운이 좋아. 난 직감을 믿는 사람이거든.” - 마닛 경관
썩은 두리안 껍질처럼 고약한 것에 버틸 용기는
잘 익은 망고처럼 달콤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 내가 지어본 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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