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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우리에게는 모두 가족이 있다. 이미 돌아가셨을 수도 있고 헤어져 지낼 수도 있으며 미운 가족도 있고 좋은 가족도 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가족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지내다보면 가끔씩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의 문제점을 잘 찾아서 서로 의논하고 해결한다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런데 문제점을 모른 척 하고 방치해 둔다면 점점 문제가 커지게 되는데 그런 큰 문제가 생긴 가족이 바로 이 책 속 승아네 가족이다.
승아의 엄마와 아빠는 부부싸움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승아의 엄마가 훌쩍 떠나버린 것이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엄마를 원망하며 승아는 아빠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엄마에게서 온 편지를 받게 된다. 엄마에게 간 승아는 엄마와 함께 한국에 오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마지막 카드였던 가출을 시도하게 된다. 승아는 로마 공항에서 엄마 아빠께 전화해 아빠가 로마로 온다면 집에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로마에서 사귄 친구 지훈이를 만나게 된다. 지훈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모님의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없애거나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승아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의 문제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것을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 내가 가족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감사를 몰랐던 것인데 이제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으니 책 속 주인공 승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승아가 힘든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은 것이 참 기특하고 멋진 것 같다. 승아가 나중에 칼을 칼집에 넣는 것처럼 전쟁을 끝낸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이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승아가 얼마나 힘들게 엄마 아빠 사이에서 전쟁을 하는 것 같았을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무엇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나는 가족과 전쟁을 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내가 해야 할 공부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그 전쟁은 행복한 전쟁이라는 것을 알고 이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을 나도 사랑하고 아껴야 겠다.
<안녕 엄마, 안녕 로마>
글 김원아 / 그림 리페
로마에서 만난 진정한 나
“내가 널 버려? 난 그런적 없어”
2년 전 어느 날. 엄마는 가족을 두고 혼자 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엄마로부터 편지 한 통이 왔다.
로마니까 놀러 오라는 짧은 내용의 편지 한 통. 승아는 그 편지를 보고 로마에 가기로 했다.
승아에게는 아직 한 가족이라는 사실이, 로마에 가기로 한 이유였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엄마를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가족은 모여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엄마를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로마가 너무 맘에 든다는듯이 늘 웃고 다녔다.
하지만 승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님조차 포기한 듯한 가족의 모임을 승아는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엄마 생각은 반대였고, 점점 한 가족, 엄마가 한국으로 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고 승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승아는 작전을 바꾸어 집을 나간 후 아빠를 불러올 계획을 짜냈다. 하지만 이 작전은 쉽게 현실로 바꿀 수 없는 작전이었다. 물론 승아는 다시 엄마를 만나고 아빠를 불러오는 작전에는 실패했지만 승아네는 다시 평화를 되찾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 보니 왠지 모르게 승아 마음이 이해되었다. 나라면 절대 할 수도 없고, 엄마 아빠에게 그렇게 말 할 용기도 없는데, 승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과 더불어 승아가 너무 대단했다. 책 많은 부분이 나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이었기에 더 승아의 용기와 대단함이 보인 것 같다.
이 책은 용기와 성장을 가장 크게 보여주는 책인 것 같다. 승아가 결심한 작전들은 승아 마음 속 한 곳에서 나온 용기로 엄마, 아빠, 승아 모두 성장한 것 같다. 책 한 부분에 승아 엄마가 승아에게 보낸 편자가 있었는데, 편지에 담겨 있는 말 중 ‘너에게 미안한 만큼 더 열심히 살게’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제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나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었다.
안녕 엄마, 안녕 로마
이 책은 승아와 가족들의 감동 스토리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승아는 엄마를 찾기 위해 로마로 간다. 그러나 엄마가 돌아올 생각이 없는 것을 알게 되자 위험한 탈출을 감행한다. 나중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을 기약한다. 나는 이 책 중 승아가 엄마가 쓴 20번째 편지 부분에서 감동 받았다. 나는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접하였는데 순간 6학년이나 되었지만 엄마가 보고 싶었다. 글 중에서 승아가 엄마 대신 아빠를 선택하는 내용이 있는데 나라면 엄마를 선택했을 것 같다. 아마 지금 나와 아빠의 사이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아빠의 문자를 읽고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빠가 아마도 MBTI F(감성적)이신가 보다. 또 감탄을 하게 만든 부분은 끝 부분에서 승아가 혼자 가출을 하는 부분이었다. 승아는 간이 큰 사람인가 보다. 어떻게 가출을 할 생각을 하고, 공항에 갈 생각을 할까? 그것도 외국에서 말이다. 나라면 엄마의 마음을 바꾸려고 할 때 가출을 하기 보단 즐겁게 보내서 엄마가 아쉬워 함께 가고 싶지 않게 만들텐데... 그런 점에서 승아는 전략이 조금 잘못 된 것 같다. 나중에 엄마 안녕 로마 안녕 2에서 승아 말고 아빠도 함께 로마에 가는 내용이 나오면 좋겠다.
이책을 읽고 나서 이탈리아 수제 피자도 먹어보고 싶고, 젤라또도 먹어 보고 싶고, 승아가 간 콜로세움과 로마 안에 있다는 바티칸 제국에도 가 보고 싶다. 여러면에서 이 책은 매우 유익한 책 같다.
주인공 승아의 부모님은 떨어져서 산다. 이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는 로마에 아빠는 승아와 서울에 있다. 어느 날 승아는 엄마에게 로마로 놀러오라는 편지를 받는다. 승아는 로마로 가서 엄마를 한국으로 데려오리라 결심한다. 로마에 가서 엄마를 만났다. 승아는 엄마를 안 본 사이에 엄마가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실제로 엄마는 많이 달라졌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없다. 승아는 그런 엄마가 밉기만 하다. 엄마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은 점점 어긋나게 되고 승아는 혼자 공항으로 간다. 아빠의 전화를 받고보니 아빠는 아직 엄마를 만날 준비가 안됐다고 한다. 승아는 서울로 돌아가면서 말한다. “안녕 엄마, 안녕 로마”
승아는 부모님이 이혼은 아니지만 떨어져살기 때문에 부모님이 다시 만나길 바랐다. 승아의 아빠는 승아에게 부족한 것이 없도록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승아는 엄마가 필요했다. 아빠 혼자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승아는 자신이 노력한다. 엄마가 아빠 곁으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승아는 부모님 안에서 그저 평범하게 자라고 싶었다.
승아에게는 부모님이 떨어져 살았다. 승아의 소원은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이었다. 나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오빠, 동생, 강아지까지 산다. 이 책을 읽고 부모님과 같이 못 있어서 같이 있기를 바라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감사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대다수이다. 부모님이 있는 것도 감사하지 않는다. 그냥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느꼈다. 부모님은 누구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따뜻하고, 시원하고, 좋은 집에서 좋은 가족들과 함께 살기에 감사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만해진 것 같다.
세상에는 부모님 없이 사는 아이들도 많다. 안 좋은 이유로 부모님이 이혼했다거나, 돌아가셨다거나 부모님과 살고 싶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부모님과 싸우거나, 부모님한테 혼나면 부모님을 속으로 불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부모님과 함께, 엄마와 아빠가 둘 다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다. 그래서 엄마, 아빠에게 혼나도 불평하지 않고 속으로 불평하기 보다는 다시 화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책의 표지와 제목, 그리고 처음 몇 문장만 보면 이 책이 재미있고 유익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안녕, 엄마. 안녕 로마.’는 수많은 책이 있는 도서관에서 단번에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안아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들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열세 살 승아의 이야기를 통해 일깨워 준다.
승아는 아빠와 산다. 엄마는 2년 전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떠났다. 사실 승아의 부모님은 종종 말다툼을 했다. 승아는 저렇게 싸우다가 둘 중 하나가 떠난다면 엄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셋이 같이 있어도 엄마의 눈은 한 번씩 멀리,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공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엄마가 떠났다. 하지만 승아는 엄마가 떠났다고 무너지지 않았다. 아빠가 있기 때문이다. 그 둘은 엄마에 대한 원망과 외로움을 동지애로 극복했다. 승아의 아빠는 늘 승아를 믿었고, 대화를 많이 했으며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었다. 승아도 좋은 딸이고자 노력했다. 아빠 혼자 키워서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둘이 잘 살아가고 있었다. 2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는데, 편지 한 통 없던 엄마에게서 여름 방학 며칠 전에 편지가 왔다. 딱 두 문장이었다. ‘엄마 로마에 있어. 놀러 와.’ 승아는 가고 싶지 않았다.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나도 이해가 되었다. 2년간 편지 한 통 없던 엄마가 갑자기 로마에 놀러 오라고 하면 어이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승아는 결국 가기로 했다. 엄마를 한국에 데려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승아는 가족이라면 당연히 함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승아의 엄마와 아빠는 아직 법적으로는 부부이다. 그리고 만약 엄마가 거절한다면 그땐 아빠를 놓아주라고 할 생각이었다. 아빠는 갈 생각이 없어서 승아 혼자 가기로 했지만, 올 땐 혼자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도착이다. 하지만 엄마가 늦었기 때문에 첫 만남부터 불쾌했다. 승아는 잘 지냈냐는 엄마의 말에 짧게 대답했다. 엄마를 무시하려고 그런 건 아니고, 투덜대는 것 보단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나도 2년 만에 만나는 승아와의 약속에 늦은 엄마가 짜증 나고, 그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 승아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짜증 내는 모습이 2년 만에 만나는 엄마 앞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모습이 되는 것이 싫었을 것이다. 그런 승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마의 날씨는 좋기만 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엄마의 집은 콜로세움 근처에 있는데, 집에 있는 콜로세움 액자를 생각하면서 사진으로만 보던 명소가 눈앞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승아는 생각했다. 신기한 것은 콜로세움만이 아니었다. 달라진 엄마의 모습도 놀라웠다. 같이 택시를 타며, 한 번도 머리를 기르지 않은 엄마가 머리를 길게 길렀고, 또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으면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예민하며 급하던 성격이 느긋하고 자유분방하며 여유롭게 바뀌었단 것을 알게 되었다. 승아는 엄마가 로마에서 정말 행복해졌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며 승아는 속이 뒤틀렸다. 승아가 아빠와 함께 엄마의 빈자리를 없애려고 하며 어두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엄마는 로마에서 행복하게 지내다니. 사실 나라도 불쾌할 것 같다. 승아가 엄마에 대해 알아낸 사실이 두 개 더 있다. 연락을 한 번도 안 한 줄만 알았던 엄마가, 매달 편지를 보냈다는 것. 하지만 알다시피 승아는 편지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와 머리를 맞대고 범인을 찾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승아는 편지를 받은 척했다. 또 엄마가 로마의 여행 가이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승아가 있는 동안에도 세 번은 가이드 일을 해야 해서 승아에게 같이 가자고 말했지만, 승아는 달갑지 않다. 승아는 여러 이유로 기분이 상해서 엄마에게 여행 가이드를 하려고 로마까지 온 거냐고 묻지만, 엄마는 뜻밖의 대답을 한다. 살고 싶어서. 그 말인즉슨, 한국을 떠나지 않았으면 엄마는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승아는 포기하지 않고, 같이 한국에 가자고 말했다. 승아, 엄마, 아빠는 가족이니까 말이다. 아니면 아빠를 놓아주라고 말했다. 그러나 엄마는 승아가 재밌다며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승아와 엄마가 처음으로 같이 로마 투어를 하게 된 날, 엄마는 승아가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사는 모습을 보고 혼자서도 아주 잘 행동한다고 말했고, 승아는 엄마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거라고 말했다. 둘째 날, 한 자리에서 2000년 동안 버텨온 돌들인 ‘포로 로마노’를 보며 엄마는 한자리에서 2000년을 버텨낸 돌들이 대단하다고 말했고, 승아는 한자리에서 꿋꿋하게 버티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왜 한국을 떠났냐고 말했다. 엄마는 자신에게 승아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지만, 엄마 인생도 소중하다며 좋은 아빠가 좋은 남편은 아니라고 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엄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가 떠난 것은 아빠 때문이기도 하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에게 상처를 줬고, 그것을 견디지 못한 엄마가 한국을 떠난 것이다. 승아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지만,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고 나자, 난 누구의 편이 되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승아도 좋고, 엄마도 좋은 해결 방법이 없을까?
안타깝게도, 승아는 처음엔 그런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셋째 날, 승아는 아프다. 감기에 걸린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프다. 승아가 아프다는 것을 엄마가 처음엔 눈치채지 못한다. 엄마는 자신을 자책하며 그래서 승아를 아빠와 살게 남겨둔 것이라고 말한다. 승아는 가족이 셋인데 어떻게 둘이서만 좋냐고 말하지만, 엄마는 우린 앞으로도 셋일 수 없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엄마와 떨어져 사는 승아에게 동정심을 느꼈고, 엄마와 아빠는 서로를 싫어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화가 났다. 서로를 싫어하는 건 엄마와 아빠인데, 왜 승아만 사이에 껴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지? 승아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그래서 가출을 결심한다. 가출해서 아빠가 로마에 오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도 서로를 다시 만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승아는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로마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공항에 간 후, 승아는 아직도 연락이 없는 아빠 때문에 조급해진 마음으로 엄마에게 ‘엄마, 아빠한테 빨리 연락해.’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승아는 핸드폰을 다시 켠 후, 엄마에게서 아빠한테 연락했다는 메시지와 수많은 부재중전화를 확인한다. 이제야 일이 계획대로 풀린다는 생각에 아빠의 메시지를 확인한 승아는 아빠를 기다리지 말고 빨리 엄마한테 돌아가라는 내용을 발견한다. 아빠가 로마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엄마에게 아빠에게 제대로 말했냐고 전화한다. 쪽지 내용을 그대로 말했지만 그래도 오지 않는다고 했다던 엄마의 말을 듣고 승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승아는 순간 아빠가 좋은 남편은 아니라는 엄마의 말이 떠올랐고, 이 모든 것이 엄마의 탓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엄마의 편지도 아빠가 가로챘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는 엄마가 미워서 승아와 엄마를 2년 동안이나 갈라놓고, 여전히 엄마가 미워서 로마에 오지 않았다. 나는 이 부분에서도 엄마 아빠의 싸움에 승아가 휘말려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아빠에게서 엄마의 편지를 찍은 사진이 한 통 와 있었다. 그 편지에는 2년 전 엄마가 승아를 왜 떠났는지, 멀리 있어도 승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조금만 이해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말들이 적혀 있었다. 승아는 편지 한 통으로 단번에 엄마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엄마도 승아처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승아는 엄마와 아빠에게 정말 미안했다. 승아는 아빠에게 위험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믿음을 저버리고 위험한 행동을 했다. 승아는 아빠에게 전화했다. 아빠는 아직 엄마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승아에겐 정말로 미안하다고 했고, 승아는 그동안 자신의 상처만 보느라 아빠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아도 아빠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는 승아에게 ‘너 지금 공항이지?’라고 했다. 사실 승아가 로마에서 만난 친구를 공항에서도 우연히 마주쳤는데 그 친구가 엄마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승아는 전화를 끊었고, 때마침 엄마가 나타났다.
그 뒤로 승아는 엄마와 남은 시간 동안 로마를 즐겁게 여행했다. 그리고 결국 승아는 엄마 없이 한국에 가기로 했다. 승아는 여전히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살기를 원하지만, 승아가 마음 졸이며 기다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게 산더미고, 그건 자신의 숙제지만 승아는 먼저 자신의 마음의 숙제부터 풀려고 한다. 또 엄마와 아빠의 숙제까지 해결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승아의 엄마는 특이하고 승아가 원하는 엄마도 아니다. 그래도 세상에서 승아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역시 승아의 엄마와 아빠다. 마음에 좀 안 들지만, 엄마는 하나뿐이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사람이 누구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서길 바란다. 그래야 새로운 길이 보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 졸이며 속상해하며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며 슬퍼하기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현재를, 그리고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미래를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 감정을 투자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 과정이 힘들 때마다 이 책을 찾아오길 바란다. 이 책이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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