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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나도 두려움이 많다. 캄캄한 밤에는 절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 꼭 두려움이 어둠속에서 공포를 날려 보내는 것처럼 나를 덮쳐 온다. 작가 선생님도 어릴 때 나와 같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잠에서 깨면 다시 잘 못 잔다. 이미 잠을 깨워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두려움이 살짝이라는 책은 나의 논술수업지도 하시는 선생님이 지으셨다. 선생님이 지으신 책에서 두려움이 살짝이라는 동시를 읽으니 내가 두려움이 많은 게 갑자기 생각났다.
이상하게 영화 볼 때는 두려움이 나오지 않는다. 꼭 수수께끼 같다. 왜냐하면 두려움 보다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거기에 집중해서 그런지 모른다. 동시 속 주인공도 꼭 나처럼 심각한 일을 당한 것 같다. 진짜 두려움 때문에 잠도 못 자겠다. 그냥 차라리 두려움이 나보다 더 많은 친구에게 가지 왜 굳이 나에게만 붙어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람은 수십명이 넘는데 왜 나한테 붙어있지? 그래서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리고 싶다.
여러 시가 있었는데 나는 그중에 이 시가 가장 마음에 들고 주인공도 나랑 똑같은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이 시를 골랐다. 어떻게 나와 똑같을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든다. 혼자 어두컴컴한 곳에 있을 때는 제일 무섭다. 요즘은 잘 안 그러지만 그래도 아직도 남아있다.
나는 동시집이 재미있어서 자꾸 읽다가 작가의 말도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나무 심장소리를 들어보세요 라고 써 있다. 우리는 직접 가서 나무의 심장소리를 들어보았다. 나무의 심장이라니 처음에는 놀랐다. 나는 나무의 심장소리를 들으니 두려움이 조금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꼭 남자 같다. 이 남자아이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두려움이 많은지 모르겠다. 남자아이는 나보다 겁이 조금 더 많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남자아이는 나처럼 두려움이 안 없어지는 것 같다. 나는 아마도 동생한테 두려움이 간 것 같다. 우리 동생도 요즘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선생님이 이번 책에는 두려움이 아주 많아서 괴물이 꼭 나올 것만 같은 동시집을 지어주셨으면 좋겠다. 두려움이 살짝에서 나와 같은 아이를 만나서인지 내 두려움이 좀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이 더 큰 괴물이 나오는 동시집을 기다린다. 나보다 더 큰 두려움이 나오면 내 두려움은 작아져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동화책에서 엄청 슬픈 책을 읽었더니 내 슬픔은 작아져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런 효과를 두려움에서 느껴보고 싶다.
두려움이 살짝 동시집 제목은 마치 나와 비슷한 성격의 아이를 두고 쓴 제목 같다. 왜냐하면 나도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엄마와 함께 잔다. 이사를 가도 나는 엄마와 함께 자고 싶다.
책 앞표지를 넘기면 나무 청진기 글이 나온다. 우리는 그 글과 같이 나무 청진기로 나무의 숨소리를 들어보았다. 소나기가 오면 더더욱 소리가 잘 들린다고 선생님이 말해주셨다. 우리도 나무 청진기로 나무의 숨소리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잘 듣지는 못한 것 같다. 나무 청진기를 학교에서도 하고 싶다. 친구들이 나무 청진기를 써보고 신기해하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것 같다.
나는 ‘고추랑 강아지풀’이라는 제목의 시가 재미있었다. 할머니는 고추 편, 강아지는 강아지풀 편인데 강아지는 ‘나처럼 강아지라는 단어가 들어가네?’라고 생각해서 강아지풀 편을 든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할머니가 고추밭에 나오시면 강아지풀은 숨고 싶을 거다.
그리고 ‘먼지를 재워라’라는 시에서 ‘먼지들이 깨어날라 살금살금 걸으렴’이라고 말하니 우리 엄마가 먼지가 날린다고 했던 적이 기억났다. 먼지는 놀아주면 안 된다. 가만히 자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놀아주면 제멋대로 날아오르거든’ 이라고 할 때는 엄마가 먼지가 날려 손으로 휘저을 때가 생각이 났다. 작가 선생님도 이런 경험을 했나보다.
그리고 ‘마스크 속 실수’라는 시에서는 제목만 보아도 내가 마스크 속에서 답을 잘못 말했지만 선생님께서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일을 대처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보면 마스크 썼을 때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후면 주차 금지’라는 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림에 그려진 나무들과 식물들이 힘들어하는 그림을 보고 자동차 매연 때문에 식물들이 힘들어한다는 말을 시로 전한 것 같다. 우리 아파트 주차장도 후면주차 금지라는 푯말이 있다. 그게 왜 그런지 잘 ㅤㅗㄹ몰랐다. 또 우리 엄마도 후면주차를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후면주차가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나쁜 거였다니!”
오늘 집에 가서 엄마 아빠에게 후면 주차는 식물들을 힘들어 한다고 말해주어야겠다.
‘두려움이 살짝’ 동시집은 재밌는 동시가 많이 들어있다. 자꾸자꾸 읽고 싶은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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