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웃음을 좋아한다. 웃음을 주는 방송이나 유튜브를 좋아하고, 나도 주위 사람들에게 개그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개그맨들을 볼 때마다 정말로 머리가 좋은 것 같다고 감탄한다. ‘개그콘서트’ 나 ‘코미디 빅리그’를 보면서 ‘아,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만들까?’ 라는 생각을 한두번 해본게 아니다. 특히 더 놀라운건 예능 프로에서의 순발력이다. 애드리브를 할 때 보면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기발한 생각을 하고 말로 표헌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것이고 이는 창의적이라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개그맨들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큰 웃음을 시청자나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런 매력 때문에 개그 프로그램 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가 있었고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개그콘서트’ 가 다시 방송되는 등 부활 조짐이 있어서 반갑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그맨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머리 속으로 전유성을 떠올릴 것이다. ‘개그’라는 단어를 대한민국에 처음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고, TV에 나와서 말투가 어눌하지만 항상 신박한 웃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현재 활동하는 유명 개그맨들이 가장 닮고 싶은 선배로 꼽는 사람이 전유성씨라고 들었다.

전유성씨를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이란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OOO 3일만 하면 전유성 만큼 한다’ 시리즈를 낼 만큼 유명한 작가라고 알고 있지만, 어찌보면 개그맨 본연의 모습으로 펴낸 책이라 반가웠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이 느끼고 경험했던 얘기들 뿐 아니라, 요새 생각하고 있는 신박한(?) 아이디어 들을,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이, 옆 사람에게 수다를 떨 듯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에 소개하고 있다. 더구나 페이지 당 글자 수가 많지 않아서 책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할 때 몸에 배인 대로, 틀에 박힌 생각대로 행동하고 살아간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거나, 주관을 바꿔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 것들을 그냥 반복적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렇지만 작가는 주변의 모든 상황들을 그냥 스치지 않는다. 수시로 기상천외한 발상을 한다. 아무 생각없이 보고 들었던 것들이 작가의 글을 보고 나면 ‘아 맞네, 그럴 수도 있네.’ 라고 동의를 하게되며, ‘전유성씨는 나랑 뇌구조가 다른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암튼 감탄과 탄식을 반복하며 아주 재미있게 순식간에 책을 다 읽어 버렸다.

책 속에 아주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몇 가지만 소개하고 싶다. 심야극장을 처음으로 개척할 때의 이야기, 또 심야 볼링장을 처음 시작할 때의 이야기는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수영금지 구역에 ‘생명보험 든 사람만 넘어오세요’ 라는 문구를 넣자는 아이디어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낼 때 문구를 구체화해서 넣자는 이야기, 그리고 빈소에 고인의 사진첩 등을 전시해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실천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며, 나 처럼 속세에 찌들은(?) 사람들에게 두뇌를 말랑말랑하게 할 수 있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