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데 이 책이 책장 끝에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 보는 책이었다. 다른 책을 찾으려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고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이 책에는 4가지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가 아니야!', '보라공주 은비', '까미는 울지 않아요', 엄마 아빠가 생겼어요' 라는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가 아니야'에서 주인공은 원재이다. 원재는 자신의 아빠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친구 준영이와 싸우고 원재의 아빠는 준영이 아빠에게 말한다. 원재는 9년 전 입양한 아이라고. 둘째를 낳을 시기를 놓여서 원재를 입양했다고 한다. 그런데 원재는 자신의 진짜 부모님이 보고 싶다.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들을 보며 진짜 부모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원재는 자신을 키워주는 부모님에게 진짜 부모님이 만나고 싶다고 말하면 안될 것 같아 혼자 부모님을 찾으러 간다. 원재는 다시 돌아온다. 부모님은 이렇게 말한다. 진짜 부모님을 나중에 보게 해준다고. 진짜 부모님을 보고 싶어해도 괜찮다고. '보라공주 은비'에서 주인공은 은비와 재환이다. 재환이의 부모님은 동생 은비를 입양한다. 은비를 입양해서 부모님의 관심은 재환이가 아닌 은비에게 쏠리고 그런 은비를 재환이가 질투한다. 그런데 재환이는 느낀다. 부모님은 은비도 사랑하지만 재환이도 사랑한다고, 재환이도, 은비도 모두 다 사랑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재환이는 동생 은비를 잘 챙겨주게 되고 은비가 보라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까미는 울지 않아요'에서 주인공은 강아지 까미이다. 까미는 닥스훈트로 누군가의 입양으로 까미는 그 집에서 살게된다. 까미는 그 집에서 잘 지내다가 다시 자신을 입양한 주인의 동생 집으로 간다. 그 집에서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까미는 괜찮다. 자신을 보러 와주겠다고 하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아니까. '엄마 아빠가 생겼어요'에서 주인공은 승리이다. 승리는 태어나자마자 입양원에서 자신을 키워줄 부모님을 찾는다. 어떤 부모님은 자신을 비밀로 키우겠다고, 그러니까 원래 친 아들인 척 키우겠다고 한다. 그러자 승리는 그것이 싫어서 울고 승리는 다시 입양원에 간다. 조금 지내다가 다시 좋은 부모님을 만난다. 이름을 시현이로 바꾸고 그 집에서 살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4명 원재, 은비, 까미, 승리(시현)이는 다 입양된 아이들이다. 새로운 환경에서도 적응해나아가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입양아라는 접에서도 편견이 있을 것이다. 저 아이는 입양돼서 다르다고.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등의 편견 말이다. 그런데 나는 '할아버지가 아니야!' 이야기에서 원재의 아빠에 말이 인상깊었다. 23페이지에 '남의 자식이라니요. 원재는 남의 자식이 아닙니다. 내가 낳은 자식입니다.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지요. 입양된 아이가 남의 자식이라는 것은 편견입니다. 직접 낳은 아이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요.'라는 말이다. 준영이의 아빠가 남의 자식을 입양하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다. 남의 자식이 아니라고. '보라공주 은비'에서도 은비와 재환이의 아빠도 이렇게 말한다. 재환이가 질투를 하며 남의 아이라는 말에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고 한다. 그렇다. 몸으로 낳지는 않았어도 가슴으로 낳은 아이. 그것도 편견 없이 한 가족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입양아에 대한 편견을 가진다. 재환이나 준영이의 아빠처럼 입양아는 몸으로 낳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등등의 편견이다. 그런데 까미를 입양하는 것처럼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우리 집 강아지를 입양한 것처럼 아이도 입양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나니 뭔가 신기하고 놀라웠다. 입양한 강아지를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입양한 아이를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 똑같은 것이다. 몸으로 낳지 않아도 가슴으로 낳은 아이. 가족이 될 수 있다.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입양아도 남의 자식이 아니라 같은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제목처럼 그것을 비밀로 안 숨겨도 된다. 입양아가 가족이 되는 것은 강아지를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으니까.

  '이젠 비밀이 아니야'는 나에게 입양이라는 편견을 없애준 책이다.

 나는 단지 엄마가 읽어보라는 이유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젠 비밀이 아냐’ 라는 책은 여러 가지 입양과 관련된 이야기다. 나는 이 책의 이야기 중 제일 감명 깊었던 ‘보라공주 은비’ 라는 이야기로 독후감을 쓸 것이다. ‘보라공주 은비’ 이야기의 주인공은 재환이이다. 재환이의 엄마와 아빠는 재환이를 낳을 때 하마터면 재환이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재환이의 엄마와 아빠는 아기를 또 가지고 싶어 했다. 재환이의 엄마와 아빠는 오랜 고민 끝에 입양을 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렇게 입양이 된 아이가 바로 재환이의 동생 은비이다. 재환이는 엄마와 아빠가 직접 낳지도 않은 아이를 자신의 동생으로 인정하기 싫었다. 하지만 은비는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 후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엄마와 아빠는 은비에게만 관심이 쏠려 있다. 재환이는 은비 때문에 모든 게 싫었지만 제일 싫은 것은 원래 재환이 엄마, 재환이 아빠라고 불렸던 엄마와 아빠가 은비엄마, 은비아빠 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어느 날 은비가 재환이의 방으로 들어오며 자신이 무척이나 아끼는 막대사탕을 내밀었다. 하지만 재환이는 “나가! 너나 실컷 먹어!” 라고 소리치며 은비를 내쫓았다. 그 후로 은비는 심한 감기 몸살을 앓게 되었다. 재환이는 마음 한구석으로는 무척이나 걱정이 됐지만 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제일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 그때는 현장학습 체험 날이었다. 은비 때문에 소풍 도시락도 못 싸준 엄마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재환이의 엄마는 사과를 했지만 재환이는 화가 가시질 않아 오락실이나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오락실 주인이 억지로 학교에 데려다 준 바람에 부모님까지 불러 크게 혼이 났다. 그리고 그날 밤 재환이는 아빠에게도 혼이 났다. 혼이 나던 중 방에서 몸살이 걸린 은비가 나왔다. 은비는 나오자마자 오빠인 재환이를 꼭 끌어안았다. 아빠가 말했다. “그것 봐 은비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겠지?” 재환이는 조금 당황했다. 엄마가 깎아놓은 방울토마토를 재환이의 손에 들려주자 은비가 달려와 재환이 입속으로 방울토마토를 넣어주었다. 재환이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재환이는 입에 있는 방울토마토를 우물거리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은비공주 미안 오빠가 다신 안 그럴게. 누구보다도 내 동생 은비를 사랑해.” 하며 끝이 났다.

 다른 이야기보다도 이 이야기를 고른 것은 공감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동생이 있다. 입양한 동생은 아니지만 한번 씩은 동생에게만 관심이 쏠려 있을 때를 느낄 때가 있다. 그때의 기분이란 재환이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게 싫다. 하지만 재환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잘 챙겨주는 은비 같은 동생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재환이 처럼 내 동생을 더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