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책, 갯벌탐사도감

‘갯벌탐사도감’, 제가 이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답답하다’였습니다. 두꺼운 표지에 책이 너무 무거웠거든요. 책장을 넘겨보며 저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선물 받고도 제가 한동안 읽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는지 모릅니다. 이전에 제가 선물 받았던 책들은 책의 글씨가 크고 그림도 많이 들어간 책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은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갯벌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하고 있었어요.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못 보았지만 거의 끝나가던 그 다큐멘터리의 마지막에 말했던 성우의 목소리는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에서도 가장 연구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어! 우리나라의 갯벌이 세계 5대 갯벌에서 가장 연구가치가 높은 곳 이었나?’

저는 책장에 꽂혀있던 ‘갯벌탐사도감’ 책을 빼서 찾아보았습니다. 나의 궁금증은 곧 해결되었습니다. 책을 몇 장 넘기자 세계지도와 함께 세계의 5대 갯벌에 대한 설명이 나왔거든요. 저는 천천히 책의 내용을 읽었습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갯벌의 중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의 갯벌들을 찾아가 체험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읽기도 전에 책의 두께에 겁을 먹었던 것이 창피했습니다. 모르는 낱말들은 국어사전이나 인터넷 검색을 해야 했지만 대부분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갯벌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바다를 메워 육지로 만드는 것을 간척사업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만금에 대한 뉴스가 자주 나왔는데 이것도 간척사업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그럼 사람들은 왜 간척사업을 하자고 할까요?

사람들이 갯벌을 쓸모없는 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그래서 갯벌을 메워 논을 만들거나 공장을 지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갯벌이 얼마나 중요한 곳 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우선 갯벌은 경제적 가치에서 논이나 공장을 짓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어민들은 조개나 게를 잡아 살아갑니다. 당연히 양식으로 얻는 조개가 아니라 자연에서 살던 조개를 우리는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어민들은 갯벌의 조개를 캐서 생활하니까 좋지요. 갯벌을 잘 가꾸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요.

또, 우리가족처럼 갯벌체험을 하면 갯벌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리들도 갯벌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지요. 이렇게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면 논이나 공장을 짓는데 드는 돈을 사용하지 않고도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더구나 환경을 오염시키지도 않고요.

두 번째는 갯벌을 메워 공장을 세운다면 공해 문제가 생기지만 갯벌을 그대로 보존하면 바다의 환경오염을 크게 막을 수 있어요. 갯벌에는 수많은 갯벌 생물들이 살고 있어요. 이 갯벌생물들이 강에서 흘러 내려오는 더러운 강물을 정화하니까 바다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겁니다. 갯벌의 생물들이 유기물들을 먹어 정화조 역할을 하거든요.

책에서는 갯벌 1,000평방미터에 있는 미생물들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은 도시 하수 처리장 1개의 처리 능력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하수처리장을 세우는데 드는 돈을 낭비하지 않고 또 사라지고 있는 생물들을 보호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는 될 것 같아요.

이 책에는 그 외에 갯벌의 많은 기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갯벌은 단순히 쓸모없는 땅이 아니라 우리들이 잘 가꾸어야 할 우리들이 재산이라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제가 사는 충북은 바다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철의 가족여행은 언제나 바다로 갑니다. 언제나 동해안으로 갔지요. 하지만 이번 여름방학의 가족여행은 서해안으로 갔습니다. 제가 엄마한테 건의를 해서 충남 서천군의 춘장대 갯벌로 가게 되었지요. 책에 나오는 것처럼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간 것은 아니지만 저는 갯벌에서 맛조개도 캐고 형의 얼굴에 진흙도 묻혔지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안 것이지만 서해안의 물이 동해안의 물보다 더 깨끗하대요. 갯벌에 사는 생물들과 식물들이 물에 산소를 공급해줘서 그렇대요. 우리가 눈으로 보면 동해안이 훨씬 깨끗해 보이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면 안 된다고 하셨던 담임선생님 말씀이 정말 맞아요.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지 말라는 말은 이 책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에요. 이 책은 동화책하고는 다른 재미를 주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소중한 책이라고 불러요. 우리 갯벌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체험을 하게 만들어줬으니까요. 저는 저 같이 동화책만 좋아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