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2학기 때부터 우리 학교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사 수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한국사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점을 알 수 있고,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나 이야기책을 통해 한국사를 처음 접했고,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사를 옛날이야기로 읽으니 관심이 많아지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한국사를 미리 공부해 놓은 탓에 학교에서도 어려움 없이 수업에 잘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삼국유사’라는 책을 통해 삼국 시대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삼국유사는 고려 말기의 승려였던 일연께서 쓰신 책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이 세 나라에서 일어났던 신통한 일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나는 새삼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특히, 나는 `삼국유사 새로 읽기’ 파트에서 감명을 많이 받았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넘어선, 국경을 넘어선 옛 조상들의 로맨틱한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울렸다. 지금부터 나의 가슴을 울렸던 대표적인 두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러하였다. 옛날에 신라에 김현 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김현은 아직 벼슬길에 오르지 못했으므로 날마다 글공부를 하면서도 무예 연습을 했다. 하지만 그가 무예 연습을 했던 서산은 사나운 호랑이들이 살고 있어서 언제 생명이 위협될지 모르는 곳 이였다. 이 부분에서 나는김현의 용기가 새삼 느껴졌다. 어쩌면 이런 용기가, 뒷부분에서 말하겠지만, 김현의 사랑을 이루는 힘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 어느 날, 어떤 한 처녀가 그의 모습을 엿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호랑이인데 사람으로 둔갑해 있는 상태였다. 그 둘의 인연은 흥륜사에서 맺어지고, 서로 지아비 지어미로 서로 섬기기로 하고 허락을 받으러 처녀의 집으로 갔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는 항상 중요한 타이밍에 위기가 닥쳐오는걸까? 이때, 왜 하필이면 이때 처녀의 세 오라버니인 사나운 호랑이 세 마리가 들이닥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녀의 세 오라버니가 김현을 해치려 들자 하늘이 `너는 남을 죽이는 것이 그렇게 좋느냐? 이제 내가 더는 두고 볼 수 없으니 너희 중 한명을 죽여서 그 잘못을 벌하겠노라‘라고 해서 처녀는 자신을 희생하기로 한다. 처녀는 조정에 들이닥쳐서 난리를 피운 뒤 김현에게 잡히지만 김현은 죽이지 않았다. 그 이후 처녀는 자살했다. 김현과 호랑이 처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의 결말이 매우 안타까웠다. 이 이야기가 작품으로 나온다면 두고두고 읽고 싶은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인 신도징과 호랑이 처녀의 사랑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둘이 결혼했다가 호랑이 처녀가 고향이 너무 그리워서 그만 신도징을 배반한다. 이 두 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거의 울음을 삼켰다.

    그 두 번째 이야기는 이러하다. 옛 백제에 서동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총명하고 학식도 뛰어났고 게다가 얼굴도 헌칠하게 잘생겼다. 서동의 본래 이름은 장이고 그가 하는 일은 마를 캐서 파는 일으로, 신라에 마가 잘 팔린다는 소식을 듣고 신라로 건너가 살기 시작한다. 어느 날, 그는 선화 공주가 행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화 공주는 예쁘기로 유명해서 서동은 그녀가 얼마나 예쁜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서동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첫눈에 그녀를 연모하게 되었다. 궁리 끝에 그는 선화 공주를 모함하는 노래를 퍼뜨려 그녀를 귀양 가게 만들었다. 그는 몰래 따라와서 선화 공주를 만나 민가로 안내한다. 솔직히 나는 서동이 선화 공주를 만나기 위해 쓴 계책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억울한 사람을 고소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을 서동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열흘 뒤 결국 서동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자신과 혼인해 주겠냐고 물어본다. 고민 끝에 공주는 결혼을 결심하고 두 사람은 신라왕 에게 허락을 받은 후 백제로 가서 서동의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낸다. 서동은 본래 왕실의 핏줄로, 그가 다음 왕이 될 가능성도 있었기에 선화 공주와 서동은 서동을 왕으로 세워서 신라와 백제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 결국 서동은 왕이 되고, 백제와 신라 간의 전쟁은 사라진다. 서동이 바로 백제의 제 30대 왕, 무왕이다. 그 후 백제와 신라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절을 짓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국경을 넘어선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감동적 이였고,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서 기뻤다. 절을 짓고 나서도 언제나 서로를 사랑하며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삼국유사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려준 책 이였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 이였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짐승과의 사랑, 또한 적국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고 그런 어려운 사랑을 선택한 우리 조상에게, 이런 이야기를 지금 나에게 알려 준 조상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김현은 비록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가 알려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초월한 인간과 짐승의 사랑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호랑이 처녀의 모습을 본받고 싶다. 이 이야기들이 실화인지는 몰라도,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었어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그 마음, 정말 가슴 속에 꼭 새겨놓아야겠다. 나는 아직 어려서 남녀 간의 사랑은 잘 모르고 잘 이해하진 못한다. 하지만, 동생을 배려할 줄 모르고 과자조차도 나누어 먹지를 않는데, 과거 1000년 전에도 이런 마음을 우리 조상들이 가지고 살았다는 생각에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신도징의 부인이 알려준 삶의 의미, 바로 내 갈 길을 가는 것이 바로 참된 삶의 의미라고 느꼈다. 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참된 삶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이 책은 나에게 즐거움, 기쁨, 사랑, 슬픔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그리고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가져다 준 책이기도 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고 내가 소장해서 두고두고 읽어보고 싶은 책 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우리가 알 수 있게 해주신 조상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