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부터 고민 시장을 열거야. 고민을 듣고 답을 해 주는 거지.

“고민 상담~~ 고민 상담~~ 한 번에 500원! 고민 상담!”

어! 시작한지 얼마 안 됬는데 벌써 손님이 오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엉? 이름이 같다고? 권민지, 장민지, 표민지?

아아~~ 그렇다면 먼저 선생님께 여러분의 고민에 대해 써온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모두 다 읽어 달라고 하세요. 아! 그리고 선생님께는 “우리반에는 똑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3명 있어요. 누구일까요?” 이렇게 말해 달라고 하세요. 그 다음은 이름에 대한 고민을 선생님에게 말해주세요.

대책은 아이들만의 입만 해결할 수 있거든요!

자, 이제 됬죠? 그런데 셋이 완전 달라 보여요. 성격도 달라 보이고...

그러면 고민 상담은 끝났으니 이제 내 이야기나 들어보러 갈까요? 고고 씽~~~

 옛날 이야기와 지금 이야기가 같이 섞여 있는 건데, 2학년때 완전 완전 안 친했던 가경이와의 이야기야. 그땐 가경이가 너무 세보여서 싫었어... 하지만 4학년이 되고서 또 가경이와 같은 반이 되버린거야. 이를 어찌하나 싶었어. 뭐 가경이가 들어도 기분은 안나뻐할거야. 어차피 자기도 나랑 싸웠으니까 똑같은 심정이었겠지... 근데도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가경이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으니까.

바늘 가는데 실 간다라는 속담 다들 알지? 그것처럼 우리 둘은 찰싹 붙어 다녀.

이렇게 안 친한 사람도 먼저 말을 걸고 걸고 걸어주면 서로 친해질 수 있어.

5학년 2학기 때는 안 친한 친구를 내가 좋아하는 친구로 만들어야지!

응...? 근데 우리반에도 권민지, 장민지, 표민지처럼 이름이 똑같은 애가 있으면 어쩌지?

그때를 대비해서 내가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지.

준비 중...

자자! 응? 왠 소리야? 꿈을 꾸자고 내 머리 속으로 들어가자고..

그러면 나도 그게 얼마나 불편한지 알게 될 거야.. 암 그렇고말고...

들어가는 중.....

야호! 이제 나도 든든한 5학년이 되었다. 다들 나보고 선배라고 불러.

자, 이제 출석 부른다. 다들 누구일까?

나다혜............. 김다혜.........................응? 내가 잘못 들었지? 석다혜... 으응??

이게 뭐야.. 왜 내가 셋...? 아니 내 이름이 두 번 더 불렸지?

아니 진짜 이게 뭔 난리야!

아... 이럼 친구들이 어떻게 불러.. 이러고 5학년 어떻게 살아?

6학년이 되고, 와부초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친구들끼리 다 무리무리 친해졌을텐데 어떻게 친해지지?" 이런 고민을 하였다.

 불안한 마음과는 달리 친구들은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다.

 금방 친해진 친구들과 초등학교의 마지막 해를 멋지게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한가지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반에 나와 이름이 같은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권경민". 

 내 이름은 별로 흔하지도 않는데, 거기에 성까지 같다니.

선생님께서는 우리 둘을 구별하기 위해서 '큰 경민!' '작은 경민!'이라고 정해 주셨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내가 당연히 '작은 경민'이가 되었다. 나는 속상했다. 안 그래도 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데, 이제는 일 년동안 '작은 경민'이라고 불려야 한다. 그런 내 마음처럼 자연스럽게 '큰 경민'과도 멀어지게 되었다. 

그 무렵 나의 눈에 들어온 책이 '권민 장민 표민'이었다.

여기서는 권민지가 큰 민지라고 불리고 장민지는 중간 민지, 표민지는 작은 민지로 불린다. 권민지는 여성스럽게 보이고싶은데 성격 자체가 남자같고, 머리도 옛날부터 숏컷을 하여서 남자처럼 보였다. 장민지는 나처럼 막 전학을 왔다. 그런데 소문으로 강제전학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성격도 얼음공주라 불릴만큼 차가워서 친구가 없다. 표민지는 연예인 같은 게 되고 싶은데 실제로는 공부를 잘해서 아무도 표민지의 꿈이 연예인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표민지는 나처럼 키 작은 것도 콤플렉스인데, 작은 민지라고 불려서 권민지와 장민지에게 만나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한다. 이 셋은 이제부터 자기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아가자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서는 서로에게 생기는 문제점이라든지 고민거리가 있으면 만나고 해서 셋은 서로 제일 친한 삼총사가 된다.

이 책을 읽은 후에 '큰 경민'에게 초콜릿을 내밀었다. 의아하다는 표정의 '큰 경민'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큰 경민! 너처럼 키가 크려면 어떡해야 되니?"

자존심 때문에 조금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도 '큰 경민'은 히히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둘은 우리 반에서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