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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7년 06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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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7쪽 | 726g | 150*215*30mm |
ISBN13 | 9788959132171 |
ISBN10 | 8959132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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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나는 약 4년동안 미국에 살았다.
그때 만난 교수님과의 대화를 기억한다.
그는 나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랑 사느냐고 물었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주 어릴적부터 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That is very good"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한국의 가족제도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때 그 노교수랑 나는 한국 가족제도에 대해 짤막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나는 조부모님은 나의 제2의 부모님이라고 말한 기억이난다.
요새 외국에서 나오는 개발서나 이론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어딘가 낯설지 않다.
그 이유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들의 동양사상들이 녹아나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을 미개한 민족이라 칭했던 옛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며 코믹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이 미개하고 미개하지 않음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미개한 사람들은 바로 총질이나 해대는 그들이 아닐까
사람답게 사는법. 그것이 바로 우리의 동양사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우리의 동양사상중에서 가장 큰 뿌리는 바로 유교와 도교이다. 유교와 도교는 바로 그 시조가 공자이다. 이 책은 우리의 가장 큰 뿌리인 유교에 대해 다각적인 고찰이 담겨있었다.
공자의 삶, 현재와 과거, 동서양, 그리고, 각종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가지 면에서 유교를 관찰하고 탐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仁(인), 義(의) 禮(예), 智(지)의 4가지로 나누어 유교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하였다.
우선 1부는 인 (仁)에 대한 이야기였다.
인은 효로 대표될 수 있으며, 이는 충 으로 더 나아갈수 있다.
유교에서 불효는 최대의 죄악이며, 그 어떤 죄보다 무겁게 다루었다.
사실 효라는 것이 모두 긍정적인 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열녀가 되기를 강조하는 문화는 같은 여성으로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가미가재의 아픈 역사 또한 효라는 유교을 장점을 엄청 왜곡, 악용한 사례로 분노를 감출수 없었다.
義(의).
이는 마치 경제와는 동떨어진 의미를 지닌다고 했지만, 공자의 제자 자공의 부 축적 및 호설암의 예에서 부의 축적에 대한 공자의 생각은 의를 전제로 한 경제 활동 및 부의 축적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모두다 같은 양을 소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같은 양을 소유한다고 하더래도, 그 소유물의 정도차가 반드시 존재한다. 그러므로, 가진자와 덜 가진자가 존재하게 된다. 현재 사회에서 가진자들이 욕을 먹는 이유도 어쩌면, 가졌다는 이유 자체보다는 이들의 의롭지 못한 부정적이고 퇴폐한 사고와 행동때문일것이다. 우리나라 상도에서도 그러하듯, 의를 지키는 자세가 더 중요한 요점일 것이다.
禮(예)에서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에서 서로간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 관계속에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태도, 표정, 마음가짐, 그리고 옷까지 모든 면에서 서로에게 예로서 대하고 예로서 관계를 맺는 것이야 말로, 사회라는 집단속에서 서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최우선일 것이다.
智(지). 이 부분에서 왜 동양의 삼국이 다른 어느나라보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높은지 잘 알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공자는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교에서의 배움은 군자로 발전하여 사회에 진출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요새 유교는 마치 익히고 배우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뿐, 유교에서 중요시 하는 수양에는 관심이 없다. 군자라는 것은 학자와 달리 마음의 수양이 중요하므로, 이에 대한 노력과 정진을 하여야 하지만, 오늘날 사회와 맞물리면서 출세를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모습으로 변질되었다.
유교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와 시대에 따라 많이 변화하고 변질되어 가는 것 같다.
진정한 유교의 힘이 무엇인지 이책을 통해 각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깨닫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타까움이 남는 현대 사회에 유교의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내용이 방송과 다름없이 어렵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방송으로 본 仁과 禮편을 보아도 기본적인 다큐 내용을 충실히 옮겨 놓은 책이다. 다만 한 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사진의 도판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아 눈에 거슬릴 정도이다. 출판을 위한 필름을 따로 준비하지 못해서인지 방송으로 나왔던 화면을 그대로 사용한 듯 하다. 요즘과 같이 이미지가 중요한 시기에, 거기다 다큐 방송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면 더욱 더 책에 실릴 사진의 상태를 고려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참고로 작년에 보았던 BBC 다큐를 바탕으로 만든 <신화 추적자>란 책을 보면서 느꼈던 뛰어난 사진과 종이 질과 비교되어 아쉬웠다.
타자에 대한 공감능력, 사람을 생각하는 경영, 자연과 사람에 대한 동양적 관계론,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비롯한 전인교육. 이 모든 것이 내가 주요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화두이며, 최근에 읽은 다른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생각해 보았던 주제들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일관된 바탕 중 하나가 바로 인문학이 아닐까. 사람을 근본으로, 사람의 본성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신.
확실히 유교를 통해서 본 과거는 우려했던 대로 정도를 지나친 갖가지 폐단으로 인해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연장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인권유린이란 생각이 들 정도의 여성에 대한 차별은 결코 공감할 수 없었다. 허례의식으로 가득한 각종 겉치레는 아무리 그 안에 깊고 고매한 정신이 깃들어져 있다 하더라도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책에서는 너무나 오랜 시간 고착화되어 온 탓으로 잘못된, 버려야 할 유교의 폐해를 비교적 솔직히 들어낸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 또한 유교의 한 가지 덕목임을 알 수 있었다.
경영이나 경제학에 대하여 일종의 편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사람보다 돈이라니, 이쪽을 공부하는 이들은 다 그런 생각만을 가진 자들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도 있으며, 노력하여 바꾸려 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에 알게 된 사회책임투자, 무담보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공정무역, 지역화폐(렛츠) 등등의 각종 제도들을 보면서 반하고 말았다. 아,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비록 지금은 적은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보다 널리 퍼져서 정글과 같은 동물적 본성에 사로잡히지 않는, 따뜻한 감성과 현명한 이성으로 무장한 인간의 세계임을 확인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마음, 나보다 어리고 약한 자를 진심으로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유교의 예에서 말하는 것이지 싶다. 좁은 의미의 배려는 요즘 세상에서 일컫는 에티켓의 일종으로 보아도 무방하리라 본다. 정말 최소한의 에티켓도 없는 무지막지한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정도가 심한 어르신들을 보면 나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사소한 것에서도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 주셨으면 한다. 이덕무가 쓴 <사소절>의 예들이 결코 지나쳐 보이지 않는 것은 다만 내가 예민해서 만은 아닐 것이다.
앞뒤가 꽉꽉 막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고지식한 성균관의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참다운 유교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진정으로 “정도正道”를 지키는 것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모습은 공존할 순 없는 것일까. 종이 한 장의 차이라면 그 구분은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
분명한 것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나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보다 크고 넓게 멀리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고, 다시 한번은 멀리 내다보고, 나와 너, 우리, 그리고 우주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의 주체성, 그 중에서도 유교에 대한 새로운 조명은 지금 현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해 보이며, 앞으로 방영 계획중인 <천상의 길 차마고도>를 비롯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하고 방송될 다른 다큐도 기대된다. 높은 방송의 질과 더불어 출판에도 조금 더 세심한 신경을 써서 상생하는 두 개의 매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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