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실은 자신의 친부모가 거대 재벌이나 유명인사임을 알게 된다면? 혹은 얼굴도 모르는 친척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면?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쯤, 누구나 한번씩은 꾸게 되는 꿈이 아닐까 싶다. 이런 허황된 생각들을 마치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재미있게 그려낸 것이, 바로 이 책 "The Princess Diaries"다.

주인공 Mia Thermopolis는 평균적인 뉴욕의 틴에이져이다. 다소 유명한 화가인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닥터마틴을 신고, 단짝친구인 Lilly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며, 섹시한 선배 Josh Richter와 키스하는 꿈을 꾸는 것이 가장 흥미진진한 일인 보통 여학생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아버지가 그녀 앞에 나타나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전한다. 막연히 유럽의 정치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아버지는 사실 유럽의 작은 국가인 제노비아의 왕자였으며, 대학 때 잠시 만났던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 외에는 자녀가 없으므로 Mia가 모든 것을 상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후계자를 찾아 뉴욕까지 온 할머니는 왕실 교육을 가르치려 하고, 수학 교사와 사귀기 시작하는 어머니에게는 파파라치까지 따라붙고..온갖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그녀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이 데뷔작인 작가 Meg Cabot는 십대 문화와 취향을 분석, 그 감성을 가지고 책을 집필하였으며, 그 결과 가볍고 경쾌한 문체와 내용을 담은 일기가 완성되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현실인양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거의 모든 내용이 구어체로 쓰여져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며, 생활영어를 학습하기에도 적합하다. Bridget Jones's Diary보다 유쾌하고 드라마틱한 이 책을, 독서와 영어학습의 두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