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프라임
민주주의의 아버지들과 시민들이 걸어온 도전과 시련의 여정, 그리고 민주주의의 미래!
평등한 시민들을 위해 고안된 인류의 지혜,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아테네 시민주권 전통에서 출발해 근대 민주공화국 건국, 보통선거권 쟁취, 시민권 확대를 거치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성장했다. 하지만 불평등이 보편적 흐름이 된 지금, 시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데 이를 제어할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을까? 아테네에서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정치학, 경제학의 대표적인 연구성과를 토대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세계적인 석학들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의 전통을 회복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1. 시민의 권력의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삶과 죽음이 교차했다. 곡물 생산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와 평년의 1/4수준으로 급감한 보츠와나. 그런데 독재 국가였던 에티오피아에서는 100만 명이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고, 민주주의 국가였던 보츠와나에서는 단 한 명의 아사자도 생기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기근은 생산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원배분의 문제이며 정치권력의 문제였다. 정치학에서는 정치를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설명하는데, 이 말은 정치권력을 누가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자원배분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오래전부터 시민들은 자원배분의 결정권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시민들 스스로가 자원배분에 대한 통제력을 갖겠다는 이상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가 시작되고 찬란하게 꽃피웠던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에서부터 근대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을 중심으로 자원배분에 대한 시민의 통제력이 어떻게 확대되었고, 그것이 왜 필요한 것인지 알아본다.
2. 민주주의의 엔진, 갈등
민주주의는 갈등을 사회화하는 과정이다. 민주적 절차로 구성된 정당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갈등을 드러내고 해결하는 것이다. 갈등은 우리 사회에 항상 존재하고 갈등의 전염은 순식간에 일어나는데,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선거이다. 정당은 시민들이 가진 갈등 중에서 특정한 이슈를 선택해 이를 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갈등이 선거의 주역이 되는 것이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 정당은 갈등을 선명하게 드러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갈등을 축소하기도, 치환하기도 한다. 미국의 뉴딜연합과 남벌전략을 통해 갈등이 어떻게 축소되고 치환되는지 들여다본다. 그리고 현대 정치에서 오래된 논쟁거리인 계급배반투표는 발생하는지, 좌우 계층 갈등은 일반적인 현상인지 살펴보며 이를 통해 갈등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현대 민주주의에서 갈등은 어떻게 표출되는지 알아본다.
3. 민주주의가 우선한다
불평등은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시대에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자신의 힘으로 계층 이동을 할 수 있었지만, 인구 증가가 거의 없고 경제성장이 정체되면 물려받은 재산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잘사는 사람은 더욱 잘살고, 가난한 사람은 늘 가난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정치가 경제와 분리되어 있고, 민주주의는 자본주의와 별개의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상호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인류 역사에서 유일하게 불평등이 완화되었던 자본주의의 황금기는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경제적 평등과 사회복지, 경제성장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던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자본주의에 대해 민주주의가 우선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4. 기업과 민주주의
기업은 정부의 승인을 통해 경제활동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만든 공동체이다. 당연히 기업은 사람들에 의해 조직되고 정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 그런데 기업은 민주주의가 침범하기 어려운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 어느 순간 사람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과연 기업은 자유시민의 대접을 받는 것이 맞을까? 도대체 기업은 무엇일까? 민주주의가 보편타당한 가치라면 기업에서도 자치의 원리인 민주주의는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기업의 존재 이유를 탐구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의 이론을 기반으로 기업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또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ESOP 기업과 독일의 공동의사결정제도의 사례를 통해 민주적 기업의 조건과 기업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5. 민주주의의 미래
민주주의는 시민에 의한 권력을 뜻한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정부 통제 권한을 동등하게 나눠 가지는 것이고, 건강한 민주주의란 시민들이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당시, 시민들이 슬퍼하고 분노하며 국가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할 때, 부시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쇼핑이나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것은 이제 시민은 국가 운영에서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기업과 부유층의 영향력이 막강한 시대에 불필요한 흔적기관처럼 되어버린 민주주의,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민주주의를 위축시킨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등장하였는지, 자원배분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정부와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은 무엇이 문제인지, 시민은 어떻게 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지 등을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