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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3년 0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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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80쪽 | 340g | 148*210*20mm |
ISBN13 | 9788952739650 |
ISBN10 | 8952739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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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미스 슈미트는 불편해!
구두룬 멥스라는 독일 작가가 지은 <갈 테면 가 봐!>라는 외국 창작 동화책을 읽었다. ‘미스 스미트’라는 제목의 이야기 속에서 어린 소녀 자비네는 ‘자비네’라는 게 싫증이 나서 스스로 ‘미스 슈미트’라는 이름을 쓰는 어른이 되기로 하였다.
자비네는 엄마의 스코틀랜드 식 체크 치마에 옅은 갈색 터틀넥 스웨터에 굽 높은 부츠에 챙이 넓은 밀짚모자로 미스 슈미트의 치장을 하였다. 그런데 미스 슈미트가 되어서 예상 외로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을 겪었다. 엄마와 봉봉 슈니퍼 마트에 갔을 때, 엄마가 아가씨들은 달달한 것을 먹으면 안 되고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고 하여서 자비네는 봉봉 슈니퍼에서 어린이에게 공짜로 주는 막대 사탕을 받지 못하고 말았다.
봉봉 슈니퍼에서 나와 커피숍에 들렀는데 자비네는 밀짚모자가 자꾸 흘러 내려와서 손으로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터틀넥은 덥고 무거웠고, 부츠와 치마도 매우 커서 불편했다. 하지만 엄마가 예의 바른 숙녀는 함부로 옷을 벗으면 안 된다고 하셔서 모두 입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데 쓰고 맛없는 블랙커피가 앞에 있었다. 분하고 속상하였지만 자비네가 자신이 이제부터 미스 슈미트가 될 거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빠가 두 팔을 벌리고 기다렸다. 자비네가 뛰어가 아빠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숙녀로서의 예의를 지키라며 엄마가 말렸다. 아빠가 영화 정글북의 표를 꺼냈는데, 숙녀는 어린이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고 하여서 그것도 포기해야만 하였다. 결국 자비네는 항복하고 다시 어린이 자비네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내가 자비네처럼 갑자기 어른이 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수학 문제를 풀 때 어른이 되고 싶었다. 왜냐하면 어른은 수학문제를 안 풀어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어른이 된다면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 또각또각 파를 썰어 넣고, 달달달 달걀을 풀어서 달걀말이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다면 수학시험도 안 보고 영어시험도 안 보고, 내가 좋아하는 요리도 할 수 있어서 좋지만, 단 것도 못 먹고, 더울 때 마음대로 옷도 못 벗어서 참 불편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주 천천히 10년 후에 어른이 될 것이다.
안디에게,
안디야. 내가 너의 이야기를 읽었거든? 내가 생각해 보니까 너는 설거지를 참 싫어하는 것같아.
너의 어머니께서는 체소를 소중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 텉밭에 수박풀이며, 양상치며, 파슬리 같은
채소를 기르시다니... 사실 나도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어머니께서 나를 보고 맨날 채소를 먹어라고 야단치시거든. 어쨌든 너는 소시지를 좋아해서 소시지를 텉밭에 심어서 기르면 너는 맨날 소시지에 물을 주겠지.
그런데 너는 설거지♨ 하기도 싫어했었지. 그런데 너의 어머니께서 너에게 설거지를 했냐고 물으셨어. 【하필이면 네가 설거지 당번일때!】 그래서 너는 산책을 간다고 핑계를 대면서 나갔어. 그러자 네가 문을 열었을 때, 너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 "쳇! 가다가 곰이나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너는 이렇게 말했지? "아이한테 겁을 주면 안 되는 법이랬어요." 그러곤 너는 밖으로 나갔지.
너는 심심해서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고 발걸음을 옮겼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여자들이나 하는 일을 내가 왜해..... 페터네 집에서는 누나가 설거지를 도맡아 해서 페터는 절대로 설거지를 하지 않는 뎄어. 녀석은 참 운도 좋지. 또 보리스네 집에선 자동 식기 세척기가 있어서 아예설거지를 할 일이 없다잖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 데 벌써 밤이 되었었나? 아. 맞다 그랬었지! 그래서 밤이 되었는 데 저녁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지. 너는 집에서 또 몸에 좋은 채소를 먹겠구나. 하면서 돌아가려고 했는 데 넌 무었인가 부드러운 것을 밟았어. 늪지대였지. 너는 침착하게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어디선가 소리가 둔탁한것이 어쩌면 곰 같았겠지. 그래서 너는 도망쳤어 달리고 달리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어. 그런데 갑자기 축축한 혀 같은 게 너의 등을 밀쳤어 그런데 꼼짝없이 죽는 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너는 후프리델 아저씨를 만났어. 그리고 널 집으로 데려다 주셨지.
네가 집으로 갔을 때 식탁위 엔 소시지 두개가 올려져 있었어. 어머니께서 황당한 질문을 던으셨어. "그래. 곰은 만났니?" 참 황당했지?
안디야!
나는 네가 설거지를 싫어 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너 떼문에 엄마가 고생하시는데 너도 좀 도와 드려야 되지않겠니?
그리고 내생각엔 네가 채소를 싫어 하니까 채소를 잘먹어보도록 해봐. 그러니까 내 말은 잘 노력해 보라는 거야.
다음에 꼭만나자. 안녕 ~.
- 진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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