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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0년 02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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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56쪽 | 1,070g | 153*224*35mm |
ISBN13 | 9788995277898 |
ISBN10 | 8995277890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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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고시대 역사의 로제타석, 샤먼 제국
소설이 아닌 역사서에서도 추리는 종종 사용되지만 <환단고기>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을 낳는 분야이다. 만약 누가 <환단고기>에 나오는 내용을 서양 문명의 시발점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연결하고 고조선의 영토를 소아시아 지역이라고 한다면, 상상이 지나쳐 ‘미친’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만하다. 『사면 제국』의 박용숙이 그런 사람이다. 그냥 근거 없이 하는 것이라면 무시하면 되겠지만 600쪽이 넘는 내용을 온갖 사료와 근거자료, 도판자료 등을 꽉 채운 것이니 귀담아 들을 수밖에 없다. 생소한 그의 주장은 낯설 수밖에 없지만 호불호 판단을 유보하면, 중요한 문화사가 담긴 풍부한 자료의 바다에 빠져볼 수 있다.
고대 문명의 시발점들은 한 곳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역사를 민족주의 관점이나 자부심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역사의 근원을 찾는 여행을 위한 사료로서 바라본다. 고대 없는 중세가 없듯이 상고사 없는 고대사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니 상고사를 살펴보는 일은 자못 흥미롭고도 필요한 일이다. 더군다나 그 상고사가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큰 기쁨임에는 틀림없다. 마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존스 박사처럼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가다보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왜 한반도의 5세기경의 지형에 이집트, 소아시아, 크레타의 물건들이 묻혀있을까? 최근 발견된 유물들로부터 궁금증이 시작된다면 퍼즐의 열쇠는 지명을 비롯한 명칭의 유사성에서 찾는다.
서양과 우리 역사에 나오는 어원은 같다.
<환단고기>에 나오는 지명 ‘沙陀麗阿(사타여아)’는 거의 같은 소리인 터키의 고대 유적지 차탈휘위크와 연결되고, ‘기원전 3400년경 桓因(환인)이 차탈휘위크에서 九夷(구이)를 대동하고 黑水(흑수)와 白山(백산)사이의 땅으로 갔다’는 내용에서 흑수는 黑海(흑해)이고 백산은 백인종의 고향 코카서스Caucasus 산맥와 연결된다. 단군이라는 이름은 블레셋 사람들의 주신이었던 다곤이라는 신의 이름과 유사하다. 그동안 어원을 알 수 없었던 단군의 본래 소리를 짐작케 한다. 금관은 올림피아드에서 당상에 오른 영웅이 대관식에서 사용한 관과 모양이나 문양이 동일하다. 우주의 중심을 뜻하는 조선은 옥황이 있던 곳으로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cho' sun 선민과 연결된다.
샤먼 제국은 ‘실제’로 존재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명칭의 유사성을 바라보는 기준은 샤먼이다. 상고사의 대부분이 샤머니즘을 기술하고 있듯이 서로 다른 지역의 샤먼 체제의 동일성은 한 문화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박용숙은 오늘날의 터키, 이라크, 바빌론, 타클라마칸 지역에 존재했던 샤먼제국에 고조선과 부여가 있었고, 한반도로 샤먼 제국의 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판단한다. 박영용숙은 서양사와 <환단고기>, <사기>, <산해경>,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의 문헌과 각종 유물을 토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필연적으로 <삼국사기>, <삼국유사>, <사기>의 일부 내용과는 다른 주장을 한다.
상고사와 문명의 시작을 이해하는 텍스트
분명한 것은 박용숙은 상고사가 서양문명과 서로 맞닿아 있다는 것을 풍부하게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국시대까지 그 주장을 연장하는 것은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 삼한 - 마한, 진한, 변한 - 이 원래 하나의 나라였고, 중국지역에 있었다면? 혼란을 겪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무수히 많은 증거(?)들에는 공감하지만 반대 증거도 많을 것이다. 수 천년의 상고사가 후대에 와서 서술되면서 다른 지역이나 문명의 역사를 차용하거나 빌려 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기술된’상고사와 ‘실제’상고사가 다를 수 있다. 헬레니즘 문명을 일으킨 알렉산더 시기나 혹은 그 이전에 서로의 문명이 섞이고 역사로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을 해보고 싶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갑론을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한권의 책으로 고대문명, 불교와 힌두교, 장자, 천문학을 두루 만나 교양의 바다에 푹 빠져 볼 수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냥 교양이 아니라 역사적 서술의 관점에 따르고, 우리 것을 중심으로 풀어내어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인문적 상상의 영토가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다만 더 논의가 필요한 주제라는 생각이다. 이제 상고사를 이해하는 한 가지 화두가 던져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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