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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이 책은 장애를 가진 외로운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설중이는 라면, 뱀, 곱슬머리 등을 싫어했다. 왜냐하면 그것 모두는 설중이의 몸처럼 구불구불 하고 엉켜있기 때문이었다. 내 입장으로만 생각한다면 솔직히 난 라면을 좋아하는데, 만일 내가 설중이처럼 몸이 꽈배기 같이 꼬여 있다면, 나였어도 구불구불 꼬여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설중이는 라면을 먹을 수는 있었다. 설중이의 유일한 친구인 달찬이는 설중이에게 조금씩 짓궂게 구는 모습이 들어나 보였다. 그러던 달찬이는 조그만 햄스터 두 마리를 설중이에게 맡기고 활기찬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설중이도 언젠가 저렇게 잘 걸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설중이의 별명은 몸과 똑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꽈배기'였는데, 이 이름으로 설중이를 놀리는 장면이 이 책에 많이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던 설중이는 담장 위에서 설중이를 쏘아 보고 있는 잿빛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설중이는 자신의 새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고 햄스터를 잡아먹었다는 생각도 들어 오싹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설중이의 머리속에는 덩달아 아빠도 생각났다. 설중이는 아빠가 언제 올까 하고 보육원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설중이는 아빠가 예상치도 못한 곳에(보육원에) 설중이를 데려와 괴롭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아빠가 괜히 원망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날, 달찬이가 설중이에게 맡겼던 햄스터 두 마리가 사라지자, 달찬이는 분노에 휩싸여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설중이를 힘껏 밀어버리고 그대로 가버렸다. 그바람에 설중이는 팔이 쓰라려 보건실에 가 치료를 받고왔다. 나는 장애를 가진 친구를 그런식으로 대하는건 좀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찬이는 팔을 다친 설중이 대신 뒷처리를 해주었다. 그러다 설중이는 편지를 받게 되는데, 새엄마가 보낸 편지였다. 나 같으면 무책임하게 설중이를 무시한 새엄마의 편지는 받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설중이는 항상 노트를 갖고 다녔는데, 그 안에는 아빠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설중이는 항상 이 노트만 믿고 아빠와 전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화를 걸자 정작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일 뿐이었다. 나라도 간당간당하게 걸린 마지막 희망을 잃는다면 매우 속상하고 결국 마음만 더 쓰라릴 것 같았다. 또다른 절망적인 일은, 달찬이는 엄마와 동생을 만나 보육원을 떠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명 밖에 없는 소중한 친한 친구를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일 같다. 그 후에, 설중이는 전에 보았던 햄스터를 잡아먹은 잿빛 고양이를 박스 안에 넣어 못 나오게 자물쇠로 잠궈 버렸다. 고양이의 자포자기 해버린, 그리고 불쌍한 눈빛을 3일동안 본 설중이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 고양이를 풀어주게 되었다. 아빠가 더욱 그리워진 설중이는 편지를 남기고 전에 살던 동네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책은 인상 깊은 장면과 슬픈 장면이 많이 나온 전체적으로 감명 깊었던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항상 제목과 표지를 보고 내용을 예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과 표지는 하나도 맞지 않아서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제목은 한 줄의 반성문인데 표지에는 왜 눈이 내리는지, 반성문은 빽빽하게 써야하는데 왜 한 줄뿐인지, 눈 내리는 밤 창밖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는 왜 이렇게 작은 것인지 표지에서 힌트를 얻기는커녕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나중에야 창문은 상자였고, 춤추는 것처럼 보였던 작은 그림자는 뇌성마비에 걸린 주인공 아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읽기 전부터 참 많이도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책임에 틀림없다.
먼저 이 글을 읽는 동안에 불편했던 점이 한 가지 말하고 싶다. 주어와 서술어로 구성된 문장이 익숙한 나에게 마치 어린아이가 횡설수설하듯이 짧고, 어순이 뒤바뀐 말투가 이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가장 우리들다운 말투였는데도 왜 불편하게 느꼈던 걸까? 이렇게 표지에서부터 시작된 모든 궁금증 들은 책을 덮는 순간 비로소 비밀스럽게 풀리게 된다.
이 책의 시작은 아동 보호소에서부터 출발한다. 말 그대로 버려진 아이들이 머무는 곳, 설중이와 달찬이도 이런 아이들 중 하나였다. 그 중 설중이는 뇌성마비까지 걸려 몸을 꿈틀거리기 때문에 항상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달찬이도 설중이에게 그리 친절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조금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자신의 햄스터를 맡겼다.
나는 아동보호소라는 곳을 가본적도 없고 어떤 곳인 줄도 잘 모른다. 벼려진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내가 아는 곳은 고아원 정도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동 보호소는 부모님이 있어도 집안 사정이 어려우면 아이를 잠시 맡겨두기도 하고 영영 찾아오지 않으면 고아원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나는 왠지 고아원보다 아동보호소 아이들이 더 불쌍하게 느껴졌다. 무슨 희망고문도 아니고, 부모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심정이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설중이는 햄스터를 잃어버렸고 둘은 싸우게 된다. 이 일로 달찬이는 반성문을 쓰게 되는데 그게 바로 한 줄짜리 반성문이다. ‘하나님은 내게 뭘 선물했을까?’ 누군가가 내게 선물을 했고 분명 나는 그 선물을 받았는데 무엇을 받았는지 모른다면 어떨까? 책을 읽는 내내 왠지 이 질문이 아주 중요할 거 같았지만, 생뚱맞고 이해가 가질 않았다.
다행히 달찬이는 부모님이 찾아와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홀로 남은 설중이는 햄스터의 흔적을 찾았고, 햄스터를 잡아간 잿빛고양이를 잡아 상자 안에 가둔다. 그런데 설중이가 상자 안에서 본건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잿빛고양이의 눈에서 자신을 들여다 본 것이다.
아마 뇌성마비의 걸린 설중이를 이곳으로 데리러 와줄 가족은 아무도 없을 지도 모른다. 기다림에 지친 설중이가 가게 될 곳도 이미 정해져 있을 것이다. 잿빛고양이가 상자를 탈출 하듯이 설중이는 스스로 그 문을 열어야만 그 곳에서 나갈 수 있다.
하나님은 저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주신 것일까? 책을 다 읽고야 그 아이들의 이름과 표지가 힌트였다는 것을 알았다. 눈 내리는 풍경은 세상 무엇보다 깨끗하고 순수하다. 바로 설중이처럼 말이다. 아무리 어두운 곳도 달님이 밝혀 준다면 그 곳은 희망으로 가득한 세상이 된다. 달찬이의 이름처럼 아동보호소 아이들의 미래도 희망찰 것이다.
나는 얼마나 행복한 아이였나, 저 아이들처럼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살아갔던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다. 책을 다 덮고서 표지그림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뒤틀린 몸으로 밝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설중이의 뒷모습이 너무도 씩씩하고 아름다워 보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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