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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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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0.76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5.1만자, 약 4.8만 단어, A4 약 95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34980896 |
2024년 05월 17일 ~ 2024년 05월 17일
[기대평 이벤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2>
2023년 05월 13일 ~ 2024년 06월 12일
2024년 03월 21일 ~ 2024년 12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대학시절 하루에 보통 1000p~ 1200p의 텍스트를 소화했었다. 그렇게 책을 읽으려면 도서관에서 꼬박 6시간 정도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1시간 가량을 소비했었다. 속도가 안나는 책도 있었고 이상하리만큼 빨리 읽히는 책도 있었지만 내가 흥미를 가진 주제 및 작가의 책을 읽는데 시간을 쏟았다.
근래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란 대담식의 글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읽었던 하루키의 책들, 들었던 클래식 넘버들, 이론적인 것들을 머리속에서 열심히 돌려가며 읽는데 400p 정도의 책을 2시간 가량 걸렸다. 나쁘지 않은 속도이고 집중력이다 라고 생각했다. 예전하고 비교했을 때보다 집중력은 떨어지지만 처리능력은 늘어난 것 같아서 실제로 책 속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체험은 더 강한 느낌을 준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하루키는 재즈에 관한 에세이집으로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와 '재즈의 초상'이 있고, 문학사...상에서 '재즈의 초상'을 다시 '포트레이트 인 재즈'로 발간했다. 여행기, 음식탐방,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 공장탐방 등등 다채로운 자신의 관심주제에 관한 글들을 써와서 즐겁게 읽었는데 하루키가 음악에 관해 쓴 에세이는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교육적인 측면이 강했다. 혹은 가이드라고 해야하나 - 실제로 음악을 하지 않는 음악을 듣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듣고, 감상하고, 또한 음악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란 면에서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글은 음악의 리듬이 바탕이 된다고 말한다. 문장에도 리듬이 있어야 하고 그 리듬이 없는 문장을 쓰는 사람은 사람들이 잘 읽어줄리 없다고 한다. 심지어 문학상의 심사기준에도 그런 문장의 리듬에 대한 것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비유를 든다.
긴 글이라서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글을 계속 읽어갈 리듬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을 때 어떤 음악이 들리는 것과 같은 경지는 아닐지라도 글렌 굴들가 치는 바하의 평균율이라던가 요요마의 무반주 첼로 조곡같은 낯익은 음악들의 느낌이 든다면 멋질텐데 란 생각을 해본다.
이번 책은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클래식을 조목조목 감상했던 사람들에게 여러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오자와 세이지 씨는 카라얀과 레너드 번스타인에게 배웠고 함께 지휘를 했던 인물로 (나도 책을 읽기 전까진 몰랐지만) 실제적인 경험들에 대한 술회가 있고, 음악에 대한 진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매니아로 알려져있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어 매니아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치밀하고 열심히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다. 한쪽은 음악을 생산하는 정점이라면 한쪽은 음악을 소비하는 정점이라 표현하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책을 읽으면 어느정도는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좋아하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었던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패스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하루키도 오자와 세이지 씨와의 이야기가 좋아하서 기획되었고 독자들을 배려한 글이라기보다는 명인과 명인간의 대화로서 이해하고 넘어가기 어려운 것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언어의 힘은 이해와 소통을 넘어선 그 무안가가 전달된다는 점에서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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