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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05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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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16g | 137*210*30mm |
ISBN13 | 9788994081908 |
ISBN10 | 8994081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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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책의 제목은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안부를 물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책 타이틀을 저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되었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아 작가는 스웨덴에서, 윤지영 시인은 아일랜드에서 여행의 첫 스타트를 끊게 됩니다.
여행길에 먼저 오른건 김민아 작가인데요. 스웨덴에서 김민아 작가는 미와라는 일본 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그런데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하다보니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되어 속상해 한답니다.
비단 김민아 작가뿐만 아니라 한발 늦게 아일랜드로 떠난 윤지영 시인 또한 비슷한류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 내용을 읽으며 왜 두 작가가 1년 동안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물론, 이 둘은 말 보다는 글이 편한 작가와 시인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잘 알고 속마음까지 탈탈 털어낼 수 있는 대상이 서로였기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아일랜드로 떠난 윤지영 시인은 문화가 삶의 일부인 아일랜드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문화가 삶의 일부가 된다면 좀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테니까요.
사실 2018년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포한 '책의 해'랍니다. 우리는 이렇게 인위적으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지만 조금 회의적인 생각이 드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편지를 읽고 있노라니 스웨덴의 집시 문제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스페인의 가로수는 오렌지 나무라는 사실. 두 저자들의 편지를 통해 각 나라가 처한 오늘과 지금 우리나라와 다른 사소한 점들을 알게 되었답니다.
... 제가 기약 없는 여행을 하다니요! 원하는 게 뭔지 알아차리는 데 서툰 제가, 마음을 따르기보다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더 익숙한 제가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제 생애 최고의 로망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_p.179
윤지영 시인은 사막의 초입에 위치한 하실라비아드라는 작은 마음이 마음에 쏙 들게 되어 꽤 오랫동안 머물게 됩니다. 그러면서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만났던 포루투갈 친구들과 재회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매일 똑같은 사막의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눈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도 받게 됩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 시간에는 그저 외우기만 급급했던 하늘과 별과 달의 움직임은 이해나 암기의 문제가 아니라 체험의 문제였다는 생각들. 물론, 하늘을 관찰해서 그런게 아니라 하릴없이 빈둥대다 보니 발견했다는 점에서 여행은 정말 값진 경험이라는 생각이 또 한번 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에서 돌아온 윤지영 시인은 이런 소중한 기억들이 담긴 사진과 자료들이 담긴 노트북의 데이터를 모두 날리게 됩니다. 아~ 그 심정 저도 잘 알지요. 물론, 1년간의 기록들이니 거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 또한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모두 날렸던 기억이 있답니다. 한동안 상실감에 우울해 했었지요.
하지만, 여행은 여행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자산이 되는거잖아요.
한번 가봤던 곳이라는 이유로 우리 나라 이외의 소식에도 신경이 쓰이고, 이전에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됨으로서 더욱 반짝이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
책의 겉표지에 적혀있던 "이 여행이 나를 바꿔놓을까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 굳이 말하자면 저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서사를 찾는 데 실패했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중략)... 이전에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니까요. ...(중략)... 10년 가까이 지내면서도 한 번도 안 가본 학교 근처의 골목 사이를 탐험하기도 하고, 그 자리에 있는 줄도 몰랐던 나무들을 발견하고 자주 멈춰 서요. 부산의 하늘이 예쁜 줄도 예전에는 몰랐어요. 대단한 모험과 시련을 겪은 건 아니지만, 다른 세계로 떠났다 돌아오지 않았다면 이런 작은 차이들이 보였을까요? _p.310
어쩌면 여행이란 거창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 내 삶의 소소한 행복들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내려놓고나니 한껏 열기를 뿜어대는 여름 하늘이 보이네요.
저 하늘 위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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