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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06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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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302g | 135*210*20mm |
ISBN13 | 9791161251059 |
ISBN10 | 1161251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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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또는 자신이 모델로 삼은 인물의 자살 소식에 동조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일컫는 '베르테르 효과'는 꽤 자주 인용되는 용어이다. 굳이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상황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이 용어를 만들어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대하여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 도대체 이 작품의 주인공인 베르테르에 대하여 사람들은 어떠한 점에서 공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비운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은데, 왜 유독 이 작품의 비극적 결말에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 책에 대한 읽기로 이어진다. 또한 독일의 대문호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괴테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 작품을 통한 그와의 만남 역시 이유라면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으리라.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이미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비극적인 사랑은 바로 로테가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결국 그 남자와 결혼을 하였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은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서는 꽤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베르테르의 그러한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결말보다는 그 결말에 다다르기까지의 베르테르의 심경 변화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저 이야기에 치중한다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대하여 오히려 실망할 수 있을테니까.
이 작품은 베르테르가 절친인 빌헬름에게 자신의 심경과 상황을 토로하는 편지의 형식을 띄고 있다. 로테를 만나기 전에 베르테르의 모습은 건전하면서도 이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존경을 유지하기 위해 소위 천한 무리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패배가 두려워 적을 피해 도망치는 비겁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네.
- p. 16 中에서 -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살기 위해 허비하고,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그것을 불안해하며 어떻게든 그 시간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아, 인간이란!
- p. 18 中에서 -
귀족들이 농민에게 거만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주어진 시간을 즐겁게 만끽해야 한다는 베르테르의 이러한 생각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준다.
발하임에서 자연의 경관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대하던 베르테르의 심경이 로테와의 만남을 통하여 어떻게 변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묘미라 생각된다. 무도회장에서 이루어진 로테와의 만남, 실로 강렬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도 유부녀였던 안나 카레니나와 브론스키가 서로 격정적인 사랑을 예감한 그 화려한 무도회장이 이 순간 겹쳐진다. 비록 베르테르와 로테가 만난 무도회장은 작은 마을의 친목을 위한 소박한 것이었지만,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사랑이 일었다는 점에서 안나와 브론스키의 만남에 뒤지지 않는다. 심지어 베르테르의 파트너가 로테에게 이미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경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베르테르의 사랑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이미 약혼자가 있던 로테의 마음을 되돌릴 자신이 있었던 것일까? 베르테르는 이후 로테의 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물론 로테가 바라보는 베르테르와 베르테르가 바라보는 로테의 시선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이 둘의 관계는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트의 등장과 더불어 이내 흔들리게 된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알베르트가 로테의 약혼자로서 너무나 완벽하다는 점이다. 알베르트에게 문제나 심각한 결점이 있다면 분명 독자들은 베르테르를 응원하겠지만, 알베르트 역시 베르테르만큼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하면서도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며 심지어 로테를 너무나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알베르트에 대한 로테의 마음 역시 베르테르가 쉽게 허물기란 불가능해보인다. 그렇다고 베르테르의 사랑을 위하여 로테와 알베르트의 사랑을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안타깝게도 보통 주인공에 대한 응원과 동정은 베르테르에게 통용될 수 없는 것 같다. 알베르트의 존재와 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진 로테 사이에서는 베르테르가 끼어들 틈이 없기에 이미 이 작품의 비극적인 결말이 암시되어 있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면 당연히 죄라고 불러야 마땅합니다. 게다가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빼았는 것인데 당연히 죄가 아닐까요?
- p. 55 ~ 56 中에서 -
알베르트와의 논쟁에서 베르테르가 말하는 이 대목이 훗날 베르테르 자신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베르테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들을 피하여 잠시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하였지만, 결국 로테와 알베르트가 결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돌아온다. 스스로 로테에 대한 그의 사랑과 감정을 결말짓기 위하여.
그러나, 그의 감정은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시의 낭독을 통하여 서로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게 된 베르테르와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로테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동시에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도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알베르트에게 권총을 빌려달라고 요청을 하고, 그 권총을 로테가 베르테르의 하인에게 건네는 장면. 과연 알베르트와 로테는 이 권총을 빌려달라는 의미를 알지 못했을까? 아니, 알베르트는 논외로 하더라도 분명 로테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총을 건네준 로테의 심경은 어쩌면 베르테르보다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베르테르와 로테, 알베르트의 이 관계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득 영화 [글루미 선데이]가 떠오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일로나가 애인이었던 자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드라스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 이들의 삼각관계는 위기에 다다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들의 그러한 사랑이 일로나를 홀로 독차지하려는 한스의 등장으로 인하여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공유와 독점에 대한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는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그러한 관점에서 들여다 볼 여지가 충분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로테에 대한 사랑이 공존하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로테와 베르테르가 시 낭독 이후에 서로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랑에 대한 공유가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생각하여 결국 베르테르의 자살과 로테의 묵인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도 왠지 가능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이 작품이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기에 이 작품을 통하여 괴테의 삶을 들여다보는 통로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약혼자가 있던 샤를로테에 대한 연모와 더불어 거절을 당했던 괴테의 젊었을 적의 경험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다. 물론 베르테르와 달리 이후 괴테는 장수하면서 여성과의 관계에서 구설수에 올랐으니 작품과 그의 삶에서 오는 동질감과 괴리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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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 48쪽 3번째 줄 : 잃버린 -> 잃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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