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151마리 몬스터의 숲.exe>을 받고나서 닌텐도 DS를 연상시키는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책에 한번 놀라고, 포켓몬스터 개발자 타지리 사토시에 대한 이야기니깐 당연히 일본에서 만든 책을 번역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글쓴이와 그림을 그린 이가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라는데 한번 더 놀랐네요.^^;;
서평단을 신청할 때 그림책의 경우 꼭 글쓴이와 그림을 그린 이가 누구인지부터 확인하곤 하는데, 당연히 일본 게임이니 일본 저자가 쓴 책이겠지라고 생각한 저의 편견에 당황스러웠네요.
한편 책의 구성이나 내용 모두 참신한 책이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마니아 느낌의 책이 등장하네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이 책은 책 표지부터 "책장을 넘겨서 게임을 시작하세요."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닌텐도DS를 연상하는 화면과 배율로 되어 있어요~
당연히 책도 세로로 구성된게 아니라 게임기처럼 가로로 펼쳐놓고 위로 넘기면서 보도록 되어 있는 재미있는 구조라서 똘망군도 엄청 신기해하면서 책을 보았네요!
게다가 책이 닌텐도DS를 보듯 위는 그림책의 삽화가, 아래는 게임기처럼 박스 안에 글과 방향키까지 그려져 있어요~
또, 확대된 타지리 사토시의 모습과 느낌, 그리고 자신감/즐거움/지식/우정으로 카테고리를 나눠서 사토시의 상태가 표시되어서 흥미를 끌더라구요.

아빠랑 하는 게임에 익숙하다보니 또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은 오히려 무관심한 똘망군이라서 포켓몬스터 고 열풍이 한국을 강타했을 때도 "그게 뭔데?"라는 식으로 대응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형에게 포켓몬스터 카드를 물려받아서 왠만한 포켓몬스터 캐릭터는 알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이 포켓몬스터 개발자 타지리 사토시의 어린 시절과 포켓몬스터를 개발하게 된 계기에 대한 내용이라고 일러주니 "나는 그 게임 관심없는데~"라면서 처음에는 무표정하게 책장을 넘겼네요.

하지만 포켓몬스터 개발자 타지리 사토시가 어린 시절 수줍음을 많이 타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 서툴러서 주로 집 근처 숲에서 혼자 곤충을 잡아 표본으로 만드는 것을 즐겼다는 이야기부터 "어~ 내 이야기네!"라면서 금새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 들었네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숲이 사라지자 사토시는 문방구 앞 낡은 오락기에 빠져들게 되었고, 너무 좋아하다보니 문방구 주인 아저씨가 사토시에게 그 낡은 오락기를 선물로 줘서 집에 두고 오락을 즐겼다고 해요.
똘망군은 아빠랑 TV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연결해서 하는 게임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하는 게임을 주로 즐겨서 그런지 문방구 앞 오락기에 대한 추억은 없어요.
하지만 제 남편도 이럴 때 문방구 앞 오락기를 너무 좋아해서 똘망군 나이 때는 학교가던 길에 오락을 하다가 학교를 늦게 가서 집에서 난리가 났었던 적도 있었다고 했는데, 딱 그 모습이 연상되더라구요!

그래도 크게 될 사람은 뭔가 다르다고 사토시는 열심히 게임을 했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게임이야기와 정보를 담은 잡지를 창간했다고해요!
똘망군이 <151마리 몬스터의 숲.exe>을 읽는 것을 유심히 본 남편이 자기도 어릴 때 이런 게임잡지 많이 사서 봤다고 이야기해서 간만에 부자간의 열띤 대화가 이뤄졌어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 눈에는 도대체 뭐하는건가 싶을 내용들이지만 끈끈한 부자간의 정을 확인하게 도와준 책이었네요.ㅋ

사토시의 능력을 높이 산 츠네카츠(실존 인물은 아니고 사토시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을 한 명으로 지칭했대요.)와 처음으로 친구가 되고, 다른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함께 모여 게임을 만드는 방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대요.
처음 만든 게임이 성공하자 더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졌고 어릴 적 자신이 좋아하던 곤충채집을 게임 속에 넣기로 생각을 했대요.

하지만 사토시가 생각한 게임을 만들기가 어려웠고,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하는 사토시 곁을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어요.
다시 어릴 적 외톨이로 돌아간 사토시는 좌절을 하고 게임만들기를 포기했죠.
하지만 친구 츠네카츠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받아들이라는 충고를 하면서 다시 손을 내밀었고, 사토시도 다시 친구들과 만나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네요!

그렇게 6년 동안 공들여 만든 게임이 바로 포켓몬스터 였대요~
아이들은 학교에 이 게임을 들고 다니면서 모두 함께 놀았고, 새로 전학 온 친구라도 이 신비한 숲 속에서 특별한 괴물을 잡으면서 금세 친구가 생기곤 했다는 이야기였네요~
물론 책의 부록에 나온 이야기를 보면 처음에는 포켓몬스터가 출시 직후 인기가 없어서 사라질뻔 하다가 정식 포켓몬의 수는 150마리인데, 테스트용으로 만든 환상의 포켓몬 뮤가 남아 있어서 모두 151마리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관심이 증폭되었고, 이후 동명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성공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이야기!!!

똘망군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포켓몬스터에 대한 관심은 처음처럼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개발자 타지리 사토시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는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솔직히 똘망군은 타지리 사토시처럼 친구 사귀는 것은 조금 서툴긴 하지만 곤충키우기나 '토마스와 친구들'의 기차로 이야기만들기처럼 한가지에 빠지면 유행 상관없이 몇 년 내내 그것만 푹 빠져서 지내는 외곬이라서 아직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냥 지켜보는 편이거든요.
타지리 사토시 역시 아이들의 '자유로운 놀이'를 강조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아주아주 열심히 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네요.^^;;;

최근 똘망군은 학교에서 '의지의 히어로' 앱게임이 유행해서 종이로 의지의 히어로 캐릭터를 주사위처럼 만들어서 아이들과 이걸로 알까기 놀이를 주도하면서 놀았는데요.
평소 해야할 최소한의 공부를 하고나면 뭘 하고 놀든 크게 제약을 두지 않아서 그런지 똘망군은 박스 하나 채울 정도로 캐릭터를 만들면서 스스로 정육면체 전개도를 정확하게 그리고 캐릭터의 특징이 뭔지 세세하게 관찰하고 이야기도 만들어가면서 놀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니 타지리 사토시의 '자유로운 놀이'에 대한 지지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했는데, 제가 평범한 부모라서 그런지 저대로 쭉 놔둬도 될까 고민은 되네요.^^;;;

암튼, 우리 아이가 포켓몬스터를 참 좋아하는데 게임 개발자인 타지리 사토시에 대해 좀 알려주고 싶다거나, 친구를 사귀는데 서툰 아이에게 이 세상은 넓으니 너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하다보면 너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사귀게 될 날이 올거다, 그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알려주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게 하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