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다 내사랑! 파울로 코옐료 신작 히피와 함께 신청한 마리안 파워의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 의 리뷰를 드디어 쓴다! 사실 3일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나는 평균적으로 1주일 이내 책을 완독하지 못한다) 금방 읽었지만 히피 리뷰 먼저 쓰고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리뷰가 늦었다. 잘 쓰고 싶기도 했고.

이 책은 한 마디로 '내 얘기'다. 다른 채널을 통해 이 책의 홍보 웹툰을 봤을 때부터 이 책은 읽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마리안 파워는 다른 사람들 눈에 멋진 골드미스로 여겨질 만 하다! 섹스앤더시티의 캐리가 떠오르지 않는가! 매주말마다 파티와 잘나가는 친구들과 멋진 우정, 사랑을 즐기는! 섹스앤더시티가 나를 환상에 젖게 만들었나보다! 그녀는 캐리보다 나와 더 닮아있었다! (멋진 직업을 가진 것 빼고!)

친구들과 불금(혹은 불토)를 보낸 뒤 숙취에 쩔어 느지막히 일어나서 '이게 사는 건가.' 자괴감에 빠지고 감정의 균형을 잡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그래, 새사람이 되는 거야!' 다짐하는 모습은 완전 나잖아! 그녀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똑같은 일상(술 마시고, 통장 잔고를 돌보지 않으며, 다음날 후회하는)을 반복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작가들의 권하는 '좋은 습관들'을 실천하기로 다짐한다. 오로지 행복해지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한 1년짜리 내면 탐구 프로젝트! 이 책은 일종의 1년(을 계획했지만 16개월이 된) 실험의 보고서인 셈이다.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목차를 보면 그녀가 무슨 주제로 어떤 책들을 참고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했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기계발서 좀 읽었다는 사람들은 책 목록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론다 번의 시크릿부터 스티븐 커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루이스 헤이의 치유까지 그녀가 해당 달에 어떤 것에 집중했는 지 알 수 있었고, '나도 그 책 읽었는데! 똑같지 하하' 하는 반가운 마음과 자조적인 웃음이 나왔다. 특히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작년에 읽은 책 중 '2018 올해의 책'으로 뽑을 만큼 많은 감명을 받은 책이라 하마터면 13장을 먼저 읽을 뻔했다!

" 밤을 불태우고 난 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불안감과 자기혐오, 못된 짓을 저지른 나는 못난 사람이고, 못난 사람답게 앞으로도 이 한심한 삶에는 나쁜 일들만 일어날 거라는 확신."

"다른 이들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기념할 때마다 난 더 뒤처지고 외롭고 무의미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친구들이 인생의 여러 단계들을 차곡차곡 밟아 나가는 동안 36세의 나는 20대 이후로 똑같은 삶에 갖혀 있었다. 아직도 싱글이었고, 내 집도 없엇고 앞으로의 계획도 없었다."

책 초반에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광란의 밤을 보낸 다음 날 오전. 그녀의 글에서 알 수 있듯 미래의 대한 불안감과 아무 것도 이룬 것 없다는 과거의 후회로 점철된 부정적 자아감을 볼 수 있다. 30대에 접어든 결혼하고 (혹은 아이까지 있는) 친구들을 둔 싱글이라면 한 번 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그녀는 불쑥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지금 너 뭐하고 있는거야?"라는 소리를 듣고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인생을 바꿀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처음 한 도전들은 매우 무모하고 시트콤 같은 일이었다. 두려움 느끼기. 평소에 죽어도 하기 싫었던 일들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처음 본 사람한테 말걸기, 누드모델 되보기, 스탠딩 코미디 하기!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만큼 창피하지도, 죽을 것 같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작은 성취감을 맛 보는 일도 자존감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사람의 인생이 변화하려면 세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는 곳을 바꾸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바꾸거나 하나는 기억이 안난다..

그녀는 각 챕터에서 한 책의 작가가 주장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며 직접 실천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꺼내놓는다. 에피소드 자체도 매우 매력적이고 재밌지만, 유명한 자기계발서의 핵심내용을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아 책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하며,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책 내용을 유추할 수 있어 유익하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믿지 않는(대부분 극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녀의 도전을 논리적(혹은 현실적이라고 말하지.)으로 반박하고, 지지하지 않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혹은 무모하게) 계속 나아간다. 

그녀가 밝힌 바 있듯 모든 자기계발서가 돈, 다이어트, 사랑에 대해 다루는 것처럼 그녀는 자기사랑, 행복이란 큰 테두리 안에 금전적인 문제와 애정문제, 다이어트까지 도전해나가며 알맞는 책들을 선별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마치 재밌는 영드의 에피소드들을 보는 느낌으로 영국드라마인 미란다와, 로맨틱코미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그녀는 너무 사랑스럽지만 자신의 가치를 모르는 여주인공 같아서 데이트 하기로 맘 먹고 기회를 따내어(?) 놓고도 제 발로 차버리는 순간엔 같이 탄식하기도, 그녀가 우울에 방바닥을 팔 땐 같이 슬퍼하기도 했다.

"혼자서 날 계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성장할 수 없었다."

마리안 파워는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흡입력 있는 글솜씨를 보여준다. 상황이 그려진달까. 스포지만 러브라인도 등장한다! 그녀의 용기있는 번호따기가 성공했을 땐 거의 침대에서 반쯤 튀어올랐다. 이 책은 나처럼 20대 후반 혹은 30대 여성들에게(싱글일 것)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국내판 제목은 딱 일년만 나만 생각할게요 이지만 원제는 'Help me'이다. 굉장히 다른 결의 제목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다소 이기적으로 느껴지는 프로젝트지만 오히려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헤이는 돈 문제든 관계 문제든 모든 문제가 두 가지의 원인 - 지난 일을 용서하지 않는 것과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일지도 아니,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잔소리쟁이 엄마와 같이 신세한탄하던 친구들이 무척 감사하고, 그리워질 거라는 것! 또 나자신을 조금 아주 조금은 사랑하게 될 거라는 것! 왜 이 책이 20여개 국에 번역되고, 영화로 제작하게 되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서 다음 독서모임 주제로 이 책을 추천했을 만큼 내 취향이었다. 심지어 밀라노에 사는 이탈리아 친구에게 추천했을 정도라니까. 내 성격처럼 용두사미로 리뷰를 마치는 것 같아 깨름칙하지만 뭐 어때 이게 나인걸! 난 나를 사랑해!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