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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발행일 | 2019년 08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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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910쪽 | 65*92*40mm |
ISBN13 | 9791164451012 |
ISBN10 | 1164451014 |
얼리리더를 위한 6월의 책 : 리유저블컵 3종 세트 증정
2024년 06월 01일 ~ 2024년 06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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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TV 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빨강 머리 앤> 시리즈는 미니북과 미니미니북, 두 가지 버전이 출간되었다. 우선 전3권으로 예쁜 케이스에 담겨 출간된 미니북은 전체 736페이지, 크기는 105*148으로 길이가 스마트폰 정도는 되니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생각보다 그리 작지 않은 사이즈라 읽기에도 괜찮을 것 같다. 내가 만난 건 전5권으로 나온 '미니미니북 세트'인데, 전체 910페이지에 크기 65*92으로 실제로 받아보면 정말 앙증맞은 크기이다. 스마트폰보다도 작고,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귀여운 사이즈라 실제로 읽을 수 있는 책인지 의심부터 든다. 마치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해서 미니북을 수집하는 컬렉터라면 무조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들 것이다.
게다가 우려와는 달리 이 조그마한 크기의 미니미니북은 책을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글자 크기가 생각보다 작지 않아 전혀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고, TV 애니메이션의 원화들이 마치 ‘만화책’처럼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어 너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빨강 머리 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TV 애니메이션이 1980년대 중반에 방영이 되었었다고 하는데, 나도 어렴풋이 어린 시절에 보았던 기억이 난다.
'빨간 머리 앤'은 빨간 머리의 주근깨투성이 고아 소녀 앤이 실수로 커스버트 남매에게 입양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인데,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에이번리의 앤'을 비롯하여 9권의 후속편들이 이어지는 시리즈이다. 사실 어린 시절에 '빨간 머리 앤'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시리즈로 이어져서 앤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다시 '빨간 머리 앤'을 읽고 있자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빨간 머리에 콤플렉스가 있었던,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초록지붕의 생활에 적응했던 앤이 어느 새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걸 보니 흘러가는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주근깨 빼빼 마른 소녀를 읽던 당시의 어린 소녀에서 지금은 어여쁜 숙녀가 되어 다시 돌아온 앤 보다 훨씬 더 나이를 먹은 어른이 되어 버렸다.
수다쟁이에 공상을 좋아하는 여자 아이는, 회초리 대신 애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굽히지 않을 만큼의 어른이 되었고, 그렇게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해 가는 앤의 이야기는 다이애나, 길버트 등 주변 인물들과 함께 계속 이어진다. 우리의 삶이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미니미니북 시리즈는 ‘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리즈 중에서도 소녀 시절 앤의 명랑한 성격과 낭만적인 상상력이 잘 드러나 있어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시리즈이기도 하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한번쯤 읽어봤을 빨간머리 앤, 밝고 긍정적이고, 몽상가였던 앤을 다시 만나면서, 앤의 예쁜 상상력과 초긍정 에너지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한 기분도 든다. 낭만을 잊어 버리고, 길을 잃고, 관계에 지치고, 꿈에서 점점 멀어지며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앤은 말한다. 꿈꾸기에 늙은 나이 같은 건 없다고. 꿈은 결코 늙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 작품은 작가인 루시 M. 몽고메리의 자전적 삶이 녹아 있어서 더욱 생생하게 인물들을 묘사하고, 서정적인 자연 풍경을 서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도 밝고 꿋꿋하게 자라나 능력을 갖춘 어엿한 숙녀가 되는 앤의 인생은 작가 몽고메리의 삶과 닮았다. 그녀의 고향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 이야기의 배경이고, 앤이 아기일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그녀의 어머니 역시 몽고메리가 21개월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또 조부모님과 함께 산 몽고메리는 앤 셜리처럼 어린 시절 상상력으로 외로움을 달랬고 대학을 졸업한 뒤 선생님이 된 그녀의 경험은 앤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성장소설이 탄생한 것이다.
“마릴라 아주머니, 내일은 아직 아무 실수도 저지르지 않은 새로운 날이에요!”
“너무 오래 슬픔에 빠져 있기엔 세상이 참 흥미롭지 않나요?”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걷다 보면 길모퉁이에 이르고,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모르죠.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대요!”
앤의 주옥같은 긍정 어록들은 생의 경이로움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 앤을 통해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위로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빨간 머리 앤>에 대한 책이 너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어 다 비슷비슷해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만큼은 뚜렷한 색깔과 매력을 가지고 있어 놓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이라는 주제곡과 만화영화를 기억한다면, 오래 전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TV 애니메이션의 원화들이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무조건 소장각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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