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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11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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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16쪽 | 652g | 140*210*35mm |
ISBN13 | 9788991239920 |
ISBN10 | 8991239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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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 세번째 작품인 <깊은 상처>. 독일의 타우누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수사반장이 해결하는 시리즈물로서 발표 순서로는 세번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발표 순서로는 이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다. 결국 이 작품도 넬레 노이하우스의 성공에 따라 우리나라에 뒤늦게 소개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작품이었던 <너무 친한 친구들>이 2006년을 배경으로 하였고, 이 작품은 200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굳이 시리즈물이라 해도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지만, 두 주인공의 사생활이 조금씩 언급되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첫번째 작품부터 읽는 것이 이 시리즈물의 전체적인 흐름(물론 각 작품마다 별개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건을 파헤치는 것에는 큰 무리는 없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골드베르크라는 한 유대인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 방법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뒤에서 쏘아 처형하는 나치식의 처형 방식과 유사하였는데, 사건 현장에는 '16145'라는 숫자가 발견이 된다. 침입 흔적이 없었기에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여지고, 컵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의 루즈 자국이 묻어 있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단서가 없는 상황이었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이 사건을 맡게 되지만, 곧바로 미국에서 살고 있던 골드베르크의 아들의 요구와 미국 CIA를 통한 강력한 로비로 인하여 시신은 미국으로 보내지고, 사건은 미국의 담당으로 넘어간다. 죽은 골드베르크는 대통령의 자문 활동을 할 정도로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던 것이었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골드베르크의 시신을 인도하기 전에 부검을 실시하였는데, 수상한 점이 발생한다. 골드베르크가 2차 세계대전 기간동안 수용소에 있다가 가족중에서는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았는데 그의 몸에는 흉터를 가장한 문자가 있었는데, 이 문자는 바로 나치의 친위대임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골드베르크에 대한 의심이 증폭되었으나, 미국으로 이관된 상황에서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또다시 한 남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남자는 공무원이었다가 은퇴한 후 줄곧 혼자 살고 있었는데, 골드베르크와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되었고, 역시 사건 현장에 '16145'라는 숫자가 남겨져 있었다. 형사들은 이 노인의 집을 수색하다가 노인도 역시 나치 친위대원이었음을 보여주는 물건들을 발견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기록 영화나 제복 등이 은밀한 장소에 갖추어져 있던 것이었다. 유대인으로 알고 있던 골드베르크의 몸에서 발견된 친위대원의 표시, 과거 나치 친위대원으로 의심되는 한 남자의 사체. 이 두 사건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형사들은 여러가지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베라 칼텐제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베라 칼텐제는 막대한 부를 소유한 노인으로서 남편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상태에서 자선 활동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가족으로는 엘라르트, 지그베르트라는 두 아들과 유타라는 딸이 있었으며, 죽은 골드베르크와 슈나이더(두번째로 발견된 사체)와는 친한 사이였다고 밝힌다. 베라는 그들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면서도 딱히 그들이 살해된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며, '16145'라는 숫자의 의미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칼텐제 집안에서 수상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딱히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별한 베라의 남편의 혼외 자식인 바트코비아크가 슈나이더로부터 수표를 받아서 사용하다가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지만, 바트코비아크는 행적을 감추고, 오히려 그녀의 동거녀가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또한 고급 양로원에 있던 프링스라는 할머니가 골드베르크와 슈타이더와 동일한 방법으로 살해된 채 발견이 된다. 프링스 역시 베라 칼텐제와 친한 사이였고, 실제 프링스의 양로원 비용도 베라 칼텐제가 지원을 해주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형사들은 베라 칼텐제와 친하게 지냈던 3명의 노인이 나치식 처형 방식대로 살해가 되고, 바트코비아크가 잔인하게 살해된 상황에서 누군가가 베라 칼텐제를 비롯한 3명의 노인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16145'라는 숫자의 의미와 왜 나치식 처형 방법으로 살해를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더욱이 피의자로 의심받던 바트코비아크마저 자살로 위장된 시체로 발견이 된다. 칼텐제 집안을 둘러싸고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의문의 살인 사건. 그리고, 칼텐제 집안 사람들의 수상한 행동과 베라 칼텐제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갈등으로 인하여 점점 이야기는 복잡해지면서 미궁에 빠지게 된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노인들을 살해를 하였으며, 살인 동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건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타우누스 시리즈라는 타이틀 아래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므로 전작과 유사한 전개 방식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독일의 감추고 싶은 과거인 나치를 소재로 등장시킨 것이라고 생각된 작품이다. 솔직히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이 작품에서는 사건이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범인의 자백으로 사건의 모든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막바지에는 다소 산만하면서도 급박한 흐름으로 마무리가 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야기에 등장하였던 다수의 인물들의 관계가 순식간에 설명이 되면서 사건의 모든 것들을 밝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과거의 숨겨져 있던 보다 큰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더욱더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독일이 감추고 싶어하는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면인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의 잔인한 행위가 개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현재의 사건과 연관지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추리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였다. 광란의 시기에서 여전히 인간성을 잃지 않고, 고통을 받던 사람이 있었는가하면 그러한 시기에 편승하여 오히려 타인을 핍박하고 심지어 살해까지 하는 모습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잊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였던 것 같다.
이전의 요 네스뵈의 <레드 브레스트>도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것처럼 유럽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의 만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나치에 협력한 전범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가 따로 없음을 천명하면서 그들에 대한 처벌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당사자였던 독일 역시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를 준 국가들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실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책의 끝에 언급된 것처럼 독일인 스스로도 나치의 지배하에 저질렀던 범죄 사실을 요즈음에도 스스로 법의 심판을 받는 장면은 소설이지만, 좀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깊은 상처>는 정말로 2차 세계대전 당시 가해국이면서도 스스로 피해인이었던 독일인의 심경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와 이야기의 구성도 재미있었지만, 읽는 동안 '우리나라는 과연?'이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계속 스치면서 읽은 작품이었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이 책은 소재도 흥미로웠지만, 책 곳곳에서 등장하는 그들의 과거사에 대한 비극을 바라보는 독일인의 모습을 떠올려보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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