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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10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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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1,792쪽 | 1,254g | 140*205*52mm |
ISBN13 | 9791189660291 |
ISBN10 | 1189660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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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마지막 장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드디어 내가 이 책을 읽었구나였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내용이라는 줄거리만 알고 있었고, 양이 상당하다는 사실때문에 읽을 엄두조차 내지않았다. 고전이라고 하니,도스토옙스키라고 하니 언젠가는 읽어야지라는 생각만은 쭉 가지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이벤트를 통해서 드디어 만나게 된 책은 4권으로 나눠져 있는 책의 합본이라 두께는 1780여 페이지.
신과 종교, 삶과 죽음, 사랑과 욕망등 인간 내면의 본질적 문제를 파헤친 최후의 걸작!
"세상의 모든 책을 불살라도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남겨야 한다" 톨스토이
프로이트가 꼽은 세계문학사 3대 걸작 중 하나
이런 찬사들을 받고 있는 책이었다. 너무 지루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재미있었다. '나는' 또는 '필자는' 이라고 칭하는 서술자에 의해 소설은 쓰여지고 있었는데, 그런 형식이 누가 조근 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해서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분명 아버지 살해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그 사건은 900페이지를 지나 드디어 등장을 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어떤 내용들이 있었을까? 등장인물들의 소개가 있었다. 호색한에 난봉꾼인 아버지 표도르, 큰 아들 드미트리, 두 번째 아내에게서 얻은 둘째 아들 이반과 막내 알로샤. 우린 이 외에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만날 수 있는데, 드미트리와 약혼했던 카체리나, 아버지 표도르와 드미트리 사이의 결정적인 문제를 일으킨 그루센카, 알로샤를 사랑하는 리즈와 그의 어머니 호흘라코바 부인. 표도르의 사생아이면서 하인으로 있는 스메르자코프, 알료사가 있는 수도원의 조시마 장로등등. 그 많은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많은사람들 중에서 막내인 알료사가 참 특이한 인물로 보여졌다.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테지만 그래서인지 더 인간답지 않게 느껴졌다면 너무 비약이 심한 것일까? 아버지와 형제들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타인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혹시 반전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했는데, 끝까지 일관된 모습이었다. 도스토옙스키가 바라는 인물상이 이런 인물이었을까?
드미트리와 아버지 사이에는 돈 문제와 여자 문제가 있었다. 그루첸카라는 한 여자를 아버지와 드미트리가 사랑했던 것, 그리고 드미트리가 아버지에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돈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드미트리는 아버지를 죽일 수도 있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고, 결국 표도르가 죽자 여러 정황상 드미트리가 살인자로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누가 진짜 범인인지 밝혀지지 않은채 범인을 찾아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범인은 따로 존재했지만 결국 유죄선고를 받게 된다.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음 내용이 뭘까?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끊임없이 궁금증이 생겼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내가 알고 있던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존속살인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책 소개에 있었던 것처럼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실, 도스토옙스키의 책은 처음이고 그의 사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는 작품 설명을 읽어도 그 부분은 이런 의미였구나라는 정도를 생각할 수 있었을뿐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만은 할 수 없다. 특히, 신과 종교에 대한 부분은 언제나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사랑. 사랑이란 과연 뭘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것. 두 여인 카체리나와 그루센카, 두 형제 드미트리와 이반 사이의 사랑은 애증의 관계로 보이기도 하고, 헌신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했는데,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파고드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이 방대한 내용에서 도스토옙스키가 무엇을 전하려고 했는지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새기고 싶은 부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싶다. 알료사가 있던 수도원의 조시마 장로는 알료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많은 이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을 찾아와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 중 이 말이 와 닿았다.
당장은 행복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자신이 옳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며 일탈하지 않도록 신경쓰십시오. 거짓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거짓 중에서도 특히 자신에대한 거짓을 저지르지 말아야합니다. 자신이 지금 거짓을 행하는 것은 아닌지 매시간, 아니 1분마다 반성하십시오. -p 133
조시마 장로의 여러 물음에 대한 조언들은 나의 삶도 돌아보게 해서 의미있었던 부분이었다. 방대한 양만큼 이야기할 부분이 적지 않지만, 드미트리의 공판일에 마지막으로 검사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 장면은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실제로 법정에 서서 방청하고 있는 듯한 마음으로 긴장하면서 읽고 있었다. 검사가 드미트리의 유죄를 확신하면서 마지막 논고를 발표하고, 그 내용에 대해 변호사가 무죄를 주장하는 부분이다. 명백한 물증이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검사는 심리적인 부분에 많이 기대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꼬집고 있었다. 법이란 어떠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 제가 말한 것은 완전히 다른 심리학입니다. 배심원 여러분, 지금 내가 일부러 심리분석을 한 것은, 인간의 심리는 마음대로 자유롭게 해석할 수도 있음을 알기 쉽게 보여드리기 위해섭니다. 문제는 심리학을 누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은 가장 성실한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소설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배심원 여러분 ,나는 심리 분석의 남용과 악용을 감히 경고 드리겠습니다. - p 1666~1667
왜 우리는 자신이 상상하는대로 상상하고 싶은 대로 전부 가정해야 합니까? 현실에서는 가장 섬세한 소설가도 놓칠 수 있는 수많은 사실들이 한순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p 1684
변호사는 생명을 주었다고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느냐? 라는 문제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그 부분은 개인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테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드미트리가 모욕을 했던 한 퇴역군인이 있는데, 그의 아들 일류사와의 이야기가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굳이 이 부분이 왜 필요했던걸까 의문이었는데, 표도르의 가정과 비교해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아들에게 갈 아내의 유산을 가로채고,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아버지가 가지려하는 카라마조프가와 아버지의 명예를 중요시하는 아들이 있고, 가난하지만 가정을 돌보려는 아버지가 있는 가정의 모습은 확실하게 대비가 되었다.
워낙 방대한 양이라 메모를 하면서 읽었는데도 막상 리뷰를 쓰려니 어떻게 쓰야할 지 막막한 부분이 있었다. 일단 이번에는 완독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찬찬히 다시 봐야겠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는 것, 혹시 분량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일단 첫 페이지를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시작하는 순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길. 읽는 동안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도스토옙스키' 정말 글 잘 쓴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정말 존경스럽구나.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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