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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느 작가의 오후

2019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단독선출간, EPUB ]
페터 한트케 저/홍성광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08일 | 원서 : NACHMITTAG EINES SCHRIFTSTELLERS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53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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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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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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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1942년 오스트리아 케른텐 주 그리펜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문화적으로 척박한 벽촌에서 보내며 일찍부터 전쟁과 궁핍을 경험했다. 그라츠 대학교에서 법학 공부를 하다가 4학년 재학 중에 쓴 첫 소설 『말벌들』로 1966년에 등단했다. 그해 미국서 개최된 ‘47그룹’ 회합에 참석한 한트케는 당시 서독 문단을 주도했던 47그룹의 ‘참여문학’에 대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한국에서... 1942년 오스트리아 케른텐 주 그리펜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문화적으로 척박한 벽촌에서 보내며 일찍부터 전쟁과 궁핍을 경험했다. 그라츠 대학교에서 법학 공부를 하다가 4학년 재학 중에 쓴 첫 소설 『말벌들』로 1966년에 등단했다. 그해 미국서 개최된 ‘47그룹’ 회합에 참석한 한트케는 당시 서독 문단을 주도했던 47그룹의 ‘참여문학’에 대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실험적인 희곡 「관객 모독」도 같은 해에 출간되어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그는 내용보다 서술을 우선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다수의 혹평과 소수의 호평을 받다가 1970년대 들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통적인 서사를 회복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작품이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다. 독일어로 쓰인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1972년에 거장 빔 벤더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1967년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1972년 페터 로제거 문학상, 1973년 실러 상 및 뷔히너 상, 1978년 조르주 사둘 상, 1979년 카프카 상, 1985년 잘츠부르크 문학상 및 프란츠 나블 상, 1987년 오스트리아 국가상 및 브레멘 문학상, 1995년 실러 기념상, 2001년 블라우어 살롱 상, 2004년 시그리드 운세트 상, 2006년 하인리히 하이네 상 등 많은 상을 석권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마침내 2019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역서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마의 산』(상·하),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헤세의 문장론...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역서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마의 산』(상·하),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헤세의 문장론』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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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21

줄거리

어느 12월의 오후, 작가가 집을 나선다. 그날 분의 글쓰기는 끝났고, 다음 날 아침에야 다시 글쓰기를 계속할 것이다. 외출하기 전 몇 시간 동안 작가는 바깥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자기 혼자 방 안에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린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면서 자기가 만난 사람이며 사물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대인 기피증이 있는 작가는 망상에 사로잡혀 현실과 환상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주변 세계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양파 모양의 나무 지붕이 있는 우물을 보고 작가는 전에 가본 적이 있는 모스크바에 다시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며 부들부들 떨고, 신문의 머리기사를 보는 순간부터는 판매원의 인사에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그는 서재에서 멀리 벗어나 광장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도 일이 계속 자기를 따라다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거리의 골목에서 그는 자신을 조롱하고 비방하며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과 만난다. 검은 옷을 입은 어떤 사람은 그의 길을 가로막고 집게손가락을 집어 들고는 '나는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고 엄숙하게 통고하기도 한다. 교외로 빠지는 고속 도로 옆 숲 속에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늙은 부인을 보며, 호숫가에서는 노인과 손자에 대한 환영을 본다.
산책의 길목 길목에서 그는 '작품'이란, '문학'이란, '작가'란, '글쓰기'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자신의 '적'과 '독자'와도 맞닥뜨리며, 어느 카페에서 먼 나라에서 자신을 찾아온 번역가를 만나 경험담을 듣기도 한다.

온갖 종류의 망상을 두루 체험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밤에 강 아래쪽의 제방에서 물이 솨솨 소리를 내도록 색소폰을 불고 있던 사람만은 망상의 소산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정원에 있는 것도 하나의 망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는 자기 자신이 칼에 찔리고 총에 맞거나, 자동차 사고를 당해 어딘가에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냥 누워' 다음 날에 대해 생각하고, 일하기 전의 아침 시간에 오랫동안 정원을 이리저리 거닐기로 마음먹는다. 지나간 오후를 다시 더듬어보지만 나뭇가지와 개만 나타날 뿐, 그 무엇도 기억나지 않는다.

출판사 리뷰

세계적 작가가 독특한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와 작품, 문학과 글쓰기론
「관객 모독」, 「베를린 천사의 시」의 원작자이자 뷔히너상, 실러상, 카프카상의 수상자, 독일어권 문학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어야 하는 작가 페터 한트케Peter Handke(1942~)의 중편소설 『어느 작가의 오후』(1987)가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내가 쓰는 것은 단지 나의 존재를 형상화시킨 것일 뿐이다'라고 말할 만큼 작가로서의 정체성 탐구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한트케가 '작가란 무엇인가?', '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작품이다. 한트케는 소설이라는, 망상과 현실의 교차가 용인된 공간을 빌려 그 자신이 살고자 하는 세계, 작가들의 영원한 고향이며 시적 시간이 흐르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문학계의 영원한 이단아 페터 한트케 작품
첫 장편소설 『말벌들』(1966)이 출간된 직후, 스물네 살에 참가한 '47년 그룹' 모임에서 자신이 속한 독일 문학을 과격하게 비판한 페터 한트케. 그 발언으로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고 '새로운 세대의 출현이라 평가받게 된 그는 지금까지 80여 편의 시와 소설, 희곡과 에세이를 발표하며 끊임없이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2006년 하인리히 하이네상 수상 포기를 둘러싼 일련의 논쟁은 문학계에서 널리 회자된다. '발칸의 학살자'라고 불리는 세르비아의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1941~2006)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추모 연설을 하고, 그의 미망인을 위로하였다는 것을 들어 몇몇 문학계 인사들이 그의 수상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고, 한트케는 스스로 수상을 포기함으로써 사건을 마무리했다. 페터 한트케의 전작을 읽어 본 독자라면, 『어느 작가의 오후』를 통해 그 논란에 대한 각자의 답변을 마련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어느 작가의 오후』는 198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12월의 오후에 '작가'가 바라본 외부 세계를 그리고 있다. 첫눈이 내릴 뿐 특별한 사건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이 짧은 이야기에서 독자는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묘사, 그 묘사가 드러내는 작가의 감정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가 산책길에 만난 사물들, 풍경들, 사람들을 통해 한트케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한트케식 글쓰기―정확한 관찰, 감정이 이입된 묘사, 시적 사유의 아름다움―의 표본을 보여 준다.

왜 산책인가?
작가는 외부 세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이 질문은 독자가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페터 한트케는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작가로서의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꿈꾸는 세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것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위해 '산책'이라는 형식을 택한다.

12월(정확하게는 크리스마스이브)의 해 저문 오후,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난 어느 작가가 바라본 외부 세계는 절망적이면서도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내면 풍경이기도 하다. 매일 같이 오가는 길이지만 작가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또한 낯설며, 두렵고, 또한 아름답다. 작가가 이렇게 모순적인 감정 사이를 불안하게 오가는 모습은 그가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인 '글쓰기'와 정확하게 닮아 있다. '산책'이라는 말이 풍기는 편안함과는 다르게, 작가에게는 휴식과 같은 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산책은 작가가 자신의 전全 존재를 심판받는 자학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 외부(바깥)에서 보내는 외부의 시간에만 작가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깊은 숨을 쉴 수 있다.

카프카의 부활! 망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특한 세계
페터 한트케는 1979년에 제1회 카프카상을 수상했지만, 신인 작가에게 수상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2009년 다시 카프카상을 수상한다. 실제로 한트케는 열여덟 살 때부터 카프카의 작품을 탐독했고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도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망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특한 글쓰기를 유감없이 선보인다. 작품의 주인공인 '작가'는 '집 안의 집'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작업실에서 글을 쓴다. 그 공간은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가 숨어 있는 방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레고르가 방 안에 갇혀 있는 것과는 달리 '작가'는 끊임없이 집 안의 곳곳을 돌아다니고, 외부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집에서 보낸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자신의 주위가 더욱 조용해지자 작가는 바깥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방 안에 자기 혼자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렸었다. --- p.31

집 안에서부터 시작된 망상은 산책의 길목 곳곳에서도 계속된다. ?목 안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고 엄숙하게 통고받으며, 골목을 벗어나 다다른 숲에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여자를 보고, 끝내는 모든 것이 망상의 소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들, 풍경들 속에서 망상은 끊이지 않고 펼쳐진다. 그 '불안'과 '두려움'을 통해 독자는 작가라는 존재의 가장 내밀한 곳을 탐험할 수 있다.

독자의 감각마저 깨우는 한트케식 묘사의 힘
한트케는 자신의 망상을 그대로 옮겨 적는 한편, 현실을 끊임없이 묘사한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묘사 대상이 아닌 묘사자의 기억과 감각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작가'가 산책 중에 바라보는 풍경은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체험의 대상이다. 한트케식 묘사가 갖는 힘은, 독자로 하여금 작가가 그려 낸 풍경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총동원하여 풍경을 새롭게 체험하게 한다는 것에 있다.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 유일하게 '사건'이라 부를 만한 것은 첫눈이 내리는 장면이다. 그러나 한트케는 첫눈이 내리는 풍경을 묘사하는 대신 그 자리에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채워 넣는다. 이를 통해 독자의 감각과 기억마저 깨어난다. 그리하여 풍경은 사라지고 '첫눈'이라는 사건만이 남는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을 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내린다'와 '시작한다'는 그에게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사실이라 할 수 없는 거의 같은 개념이었다. 그리고 '첫눈'은 초봄의 첫 노랑나비, 5월의 첫 뻐꾸기 소리, 여름의 첫 잠수, 가을날 베어 먹는 첫 사과와 같은 것이었다. 이렇듯, 세월이 흐를수록 사건 자체보다 기다림이 더 위력적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옷깃에 살짝 스치기만 한 눈송이를 벌써 이마 한가운데서 느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p.73

느림과 숙고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시적 리듬
망상과 현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론'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어느 작가의 오후』의 핵심을 간파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독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것은 한트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느림'과 '숙고'의 미학이 빚어낸 시적 리듬이다. 하루의 오후에 한정된 이야기, 그것도 특별한 사건 없이 묘사로만 펼쳐지는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로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린 리듬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시적 리듬은 근본적으로 한트케의 주제 의식과 관련되어 있다.

페터 한트케는, 그리고 '작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 간과되고 경시된 것을 아주 천천히 지각하여, 말할 만한, 쓰고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추려 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지나간 것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숙고한다. 무의미하게 소멸되는 시,공간의 빈자리를 기억과 회상으로 채워 넣는 그의 글쓰기는 건축가의 작업, 직조공의 작업과 닮아 있다. 오랜 세월 무수히 지각되어 왔지만, 결코 이해받지 못했던 모든 것들은 그렇게, 그와의 조우를 통해 자유를 획득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날개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부리를 약간 벌린 채 한 곳을 응시하는 새들이 보이는 이러한 살아 있는 풍경에서, 관찰자인 그의 눈에는 그가 쓰고 있는 이야기의 배경인 여름 풍경이 떠올랐다. 라일락 숲에서 희고 셔츠 단추처럼 작은 꽃들이 빗발치듯 쏟아졌고, 호두나무에서는 과일 껍질이 둥글게 변하고 있었다. 분수의 물줄기는 하늘 위의 적운과 맞닥뜨렸다. 양 떼가 곁에서 풀을 뜯는 시골의 밀밭에서 더위에 지친 이삭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터지고 있었고, 도시의 모든 하수구에는 바람에 흩날린 버드나무의 솜털이 떨어져 발목 깊이로 쌓여 있었다. 그곳은 너무 푹신푹신하여 저 아래 아스팔트의 바닥에까지 눈길이 갔다. 정원의 풀밭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꽃을 찾아드는 벌이 사라질 때처럼 붕붕거리는 소리가 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강에서 헤엄친 사람이 머리를 물속에 넣었다가 다시 물 밖으로 내밀었다. 그의 콧구멍에는 한참 숨을 참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과는 반대로 언젠가의 여름에 작가는 겨울이 배경인 이야기를 생각하며, 고양이에게 장난삼아 눈덩이를 던지겠다고 자기도 모르게 무성한 수풀 속으로 허리를 굽힌 적이 있었다. --- pp.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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