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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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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삶에 깊은 영감을 주는 창조자들과의 대화

윤혜정 | 을유문화사 | 2020년 07월 30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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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62g | 140*205*35mm
ISBN13 9788932474342
ISBN10 893247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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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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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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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75년 10월 출생. 20년 넘도록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 거장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철학을 명징한 글로 전달해 온 에디터. 길바닥에 널브러진 사물 하나도 다르게 바라보기가 절실했던 그는 에디터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예술가들이 해결해 주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놀라운 각성의 순간을 선사하는 예술가의 보석 같은 말들을 차곡차곡 수집해 왔고, 그동안 만나 온 수백 명의 아티스트 중에 19인과의 인터뷰를 엄선하여 첫 저... 1975년 10월 출생. 20년 넘도록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 거장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철학을 명징한 글로 전달해 온 에디터. 길바닥에 널브러진 사물 하나도 다르게 바라보기가 절실했던 그는 에디터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예술가들이 해결해 주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놀라운 각성의 순간을 선사하는 예술가의 보석 같은 말들을 차곡차곡 수집해 왔고, 그동안 만나 온 수백 명의 아티스트 중에 19인과의 인터뷰를 엄선하여 첫 저서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을 펴냈다. 이 책은 예술에 대한 편견을 넘어 현시대에 필요한 개념과 이상적인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분투하는 예술가들 곁으로 깊이 파고들어 그들의 말과 사유를 내밀하게 담고 있다. 윤혜정은 『필름 2.0』의 창간 멤버로 에디터 생활을 시작한 후, 『하퍼스 바자』와 『보그』에서 피처 디렉터로 오랜 세월 활동했다. 2014년에 패션과 예술의 공존을 조명하는 『바자 아트』를 창간했으며, 공저로 『김중업 서산부인과 의원: 근대를 뚫고 피어난 꽃』(2018)이 있다. 현재 국제갤러리 이사로 재직 중이며, 『보그』, 『바자』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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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자벨 위페르 편」중에서

출판사 리뷰

올해의 책 추천평 (1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내가 좋아하는 최애 아티스트를 책으로 만나 좋았고, 몰랐던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기쁨은 뽀너스^^
y*********g | 2021.11.01

회원리뷰 (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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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민주적이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책, 전통적이면서 최첨단스러운 보따리
평점10점 | i*****e | 2021-12-03 | 신고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책에서 두 명의 아티스트를 만납니다. ‘민주적이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책을 만드는 게르하르트 슈타이들과 전통적이면서 최첨단스러운보따리로 이야기를 건네는 김수자가 그들입니다.

책에서 맨 먼저 등장하는 아티스트는 책을 예술 작품처럼 만드는 슈타이들입니다.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책으로 출간하다보니 아티스트의 아티스트가 됩니다. ‘세계 최강 아티스트들의 히어로인 슈타이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 목표는 아티스트들이 원하는 대로 내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는 겁니다. 내가 만드는 건 슈타이들의 영혼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영혼이 담긴 책이죠.

내가 좋아하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믿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책으로 만들고 싶어요.

 

슈타이들은 책 만드는 일을 10대 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7세에 자신을 이름을 건 출판 사도 차렸습니다. 독일의 작은 도시 괴팅겐에서 나고 자란 슈타이들은 다른 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답니다. 슈타이들은 이곳에서 미국 예술계 대부의 아트북을 만들고 샤넬 카탈로그나 초청장을 만들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책을 만듭니다. 명품 브랜드 책을 만드는 슈타이들 덕분에 작은 마을은 일명 슈타이들빌레가 됩니다. 이곳으로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찾아듭니다. 그리하여 현대미술과 예술의 요람이자 도서관이 된슈타이들빌레는 작은 도시의 활력이 되니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슈타이들의 회사 직원은 건강하고 맛있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가정식 백반과 커피를 제공해 주는 전속 요리사를 포함한 50여 명이라고 합니다. 30여 명은 독일의 여러 지방으로부터 왔고, 나머지 20여 명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라고 합니다. 슈타이들은 자신의 직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들려줍니다.

 

사실 이 색감은 독일의 북쪽 지방에서 온 어느 직원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또 다른 예로, 스웨덴에서 온 이미지 오퍼레이터는 사진을 보는 눈이 다른 나라 직원들과 다릅니다. 각 나라별로 빛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난 항상 다양한 나라에서 온 직원들을 찾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다채로운 재능을 존중해 주는 슈타이들 출판사는 마법의 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예술계의 두 거장 에드 루샤와 짐 다인이 말한 슈타이들에 대한 찬사를 차례대로 옮겨봅니다.

 

슈타이들에 어울릴 만한 단어를 마침내 알아냈어요. 바로 마법사! 우리는 마법의 세계에 살고 있죠. 그리고 그 세계의 시계처럼 그저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어요.”

 

슈타이들은 내게 항상 경험하지 못한 기쁨을 줍니다. 그가 만든 책을 보면 정말 이건 만들기 쉽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지금도 나는 일 년 중 몇 달간은 괴팅겐에서 슈타이들의 이웃으로 살고 있습니다. 슈타이들빌레가 내게는 일종의 창조적 센터인 셈이죠. 슈타이들은 책을 만드는 거장입니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나로서도 큰 영광이에요

 

슈타이들빌레가 아티스트들의 아지트가 된 것은 슈타이들이 자신의 명예나 이익보다 아티스트들을 돋보이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슈타이들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를 널리 알려야 하는 에디터인 저자는 그래서 그를 책의 맨 앞에 포진시켰을까요? 저자는 슈타이들이 63세이던 2013년 서울을 방문했던 당시에 일어났던 슈타이들 신드롬에 관해서 들려줍니다.

 

우리가 만드는 책은 무한 생산할 수 있는 민주적인 예술 작품이라고 말하는 그를, 디지털은 잊기 위함이고 아날로그는 간직하기 위함이라는 캐나다 건축 사진작가 로버트 폴리도리의 말을 좋아한다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민주적이라는 말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제도이든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인데 말입니다. 고대 민주정이 왜 중세에 이어지지 못했을까? 21세기 현재에 왜 독재 국가는 버젓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을 간혹 갖게 됩니다.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서로 달라서 재미난 세상, 다채로워서 지루할 새가 없는 세상이 억눌러 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슈타이들은 책이 무한 생산할 수 있는 민주적인 예술품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대량 공급할 필요는 없다는 경영 방침에 대한 언급도 합니다. 옮겨봅니다.

 

책은 대량생산의 아이템이 아니라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소 로맨틱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예술작품이, 그리고 아티스트들이 있어야 우리 출판사도 존재할 수 있어요. 그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슈타이들은 책을 예술품으로 만들기 위해, 혹은 시장에서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 아니면 자신의 출판사를 지켜 직원들의 생계유지를 책임지고자 한정 수량 출판을 기획했을까요? 슈타이들이 만든 에드 루샤의 <온 더 로드on the Road>은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2009300권 한정 출판한 책은 2013년에 무려 천만 원을 호가하는 책이 되었다고 합니다. 2021년 현재 중고 가격은 얼마일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고가의 책 덕분에 슈타이들빌레의 활기가 유지될지는 흔쾌히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자책이 만연해지고 인공지능이 득세하고 있는 시대이니 말입니다. , 그럴수록 예술적 가치는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1년에 400여 권의 책을 만드는 슈타이들을 책에 미친 남자혹은 책과 연애하는 로맨티스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슈타이들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까요? 슈타이들은 스스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밤에 맥주 마시러 가지도 않고 파티에 참석하지 않아요. 흡연도 음주도 안 하죠. 거의 채식주의자이고,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마 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없을 거예요. 그러나 동시에 난 자유를 굉장히 즐겨요. 내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이 돌아가게끔 모든 계획을 면밀히 짜기 때문이죠.

 

슈타이들은 오로지 일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사람 같습니다. 책 만들기에 중독된 듯 사는 그가 있는 한 그가 만든 책의 애독자도 중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슈타이들은 벌써 예견합니다. 기분 좋은 중독을 상상하며, 절제된 중독을 바라며 슈타이들의 말을 옮겨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당신과 책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단한 사건이에요. 책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는 일종의 명상 과정은 매우 흥분되죠.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의 느낌, 당신에게 지적 쾌감을 선사할 도서관을 지을 때 얼마나 기쁘겠어요. 그게 중독이죠.

 

어쩐지 완벽과 예술을 연결하기는 꺼려집니다. 완벽주의자로 인해 생길 수밖에 없는 타격의 여파가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할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자 슈타이들의 모습 위로 에디터 일을 철두철미하게 하는 저자 윤혜정이 겹쳐 보입니다. 주말을 바쳐 가면서까지 카페에서 에디터 일을 할 때가 있다니 말입니다. 다소 덜 완벽하더라도 덜 세련되더라도 신명 바쳐 일하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예술이 탄생할 수는 없는 걸까요? 덜 완벽해서 생긴 흠결에서 인간적인 예술을 기대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트집일까요

 

주변에 완벽한 엄마, 완벽한 딸, 완벽한 직장인으로 살고자하는 어떤 그녀가 있습니다. 몸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한 척합니다. 오래전부터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에 길들여 져셔 놓여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칭찬이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독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 그녀의 몸은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벗어나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댑니다. 더 오래 더 많이 자신의 일과 가족을 사랑할 수 있도록 그녀가 완벽주의나 인정욕에서 서서히 벗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칭찬받는 이들이 안쓰러운 것은 제가 나이 들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간혹은 완벽하지 않은 줄 알면서도 일을 접고 마무리를 짓는 것은 어쩌면 자신에 대한 배려이자 너그러움일 수 있습니다.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듯이 불완전에서 완전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깨닫게 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완전무결의 고지에 올라섰을 때 그 쾌감이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성취감과 비견될 수 있는 다사롭고 평화로운 마음의 파장과 선율도 감미로울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술가의 처절한 완벽이 바쳐진 작품 덕분에 우리들의 영혼은 때때로 정화될 수 있지만 말입니다.

 

슈타이들에 이어 책에서 두 번째로 거론하는 아티스트는 김수자입니다. 슈타이들이 완벽으로 예술에 다가갔다면 김수자는 연민으로 삶과 작업을 대합니다. 대구에서 출생한 김수자는 고향이나 조국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뉴욕 파리 베를린을 비롯해 온 세계의 도시를 넘나들며 작업을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보따리 싸기는 일상일 듯합니다. 김수자는 각양각색의 보따리를 전시하는 일명 보따리 작가로 통합니다. 타국 도시들에 대한 이끌림에 대해 김수자는 다음과 같이 들려줍니다.

 

뉴욕은 내가 죽고 싶은 마지막 도시라고 늘 느낍니다. 어쩌다 프랑스는 내게 가장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작가 이전에 인간으로서 내가 떠도는 여러 도시 중 특히 파리에 실존적 밀착감을 느낍니다. 이 도시와의 밀착감은 어느 도시보다도 나를 나로서 존재하고 사유하게끔 만들어요.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에게서 흔하게 들었던 말 중에 살아온 한평생을 책으로 썼으면 열두 권이 넘을 거라는 말과 열두 번도 더 보따리를 싸고 싶었지만 자식 땜에 참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어르신 그녀들이 쌌음직한 보따리는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전시된 김수자의 보따리는 공 모양에 가까울 정도로 둥그렇게 싸매진 것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어떤 것은 사랑스럽기 까지 합니다. 어쩌면 저리도 예쁘게 정성껏 싸맸을까,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아마 손이 아프도록 싸매고 또 싸맸을 터이지만 전시된 보따리에는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보이지는 않는 듯합니다. 그 보따리의 주인은 도망자가 아니라 도전자이기에 그럴까요? ‘슬픔과 희망을 관조적으로 사유하는김수자의 보따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높이 높이 떠오를 보름달처럼 은은한 꿈을 한가득 품고 있을 듯한 보따리로 보이니 말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보따리는 육면체 사각 보따리입니다. 여인이 되기 전 소녀 적 언니의 책 보따리와 도시락 보따리가 그것입니다. 그 보따리에는 야무진 학구열과 반듯한 정성이 함께 싸매져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김수자의 보따리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각자 보따리에 얽힌 기억과 경험을 떠올릴게 분명합니다. 전시장을 거닐며 직접 그 보따리들을 보았더라면 연상되는 사건들과 꽤 오랫동안 노닐었을 법합니다. 그런데 과연 도대체 김수자는 보따리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김수자의 보따리는 끌어안음이라고 책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기억과 경험, 인간과 자연, 세상과 일상, 예술과 미학 등을 모두 끌어안는 보따리의 존재는 김수자 언어의 핵심이 된다.

 

끌어안음보듬어 안음입니다. 보따리는 기쁘고 아팠던 추억들을, 동물이기도 인간이기도 한 우리들의 이중적 면모를, 부조리한 세상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연과 일상을, 선량함과 아름다움을 도모하지만 때로는 비정할 수도 있는 해내야만 하는 일들을, 모두 모두 껴안도록 김수자는 보따리로 이야기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보따리로 풀어낼 사유를 한 김수자는 천생 아티스트입니다. 보따리는 김수자가 창제한 언어인 셈입니다.

 

보따리 작가로 오랜 세월 작업을 했기 때문일까요? 껴안기의 달인이 되었을 법한 김수자의 포옹은 본 받고 싶을 정도입니다. 60대 아티스트 김수자가 40대 에디터인 저자를 포옹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옮겨봅니다.

 

지난 2018년 겨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수자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포옹으로 인사했다. 그때 김수자가 나를 천으로 귀한 무언가를 싼 보따리처럼 완전히 감싸 안았는데 그 느낌이 여전히 생생하다. 두 팔이 아니라 자기 존재 자체로 나의 영혼과 몸 그리고 실존 자체를 끌어안는 느낌. 작가가 길 위에서 수십 년간 치열하게 고민해 얻었을 삶의 에너지가, 발끝까지 도사리던 나의 한기를 순식간에 거둬갔다. 김수자의 눈빛은 꿰뚫는 동시에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특유의 낮은 목소리는 다정하면서도 단호했다. 일견 비정한 이론으로 무장한 미술 세계에서, 그렇게 김수자는 내게 통찰과 연민의 관계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김수자의 보따리는 공처럼 둥근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둥글둥글 소담스럽던 보따리가 어째서 변하고 말았을까요? 납작하게 평평해진 것도 있고 꽉꽉 눌러 포개지면서 제멋대로 일그러진 것도 있습니다. 트럭이 주저앉을 듯이 짐칸이 터져나갈 듯이 한가득 실려 있는 보따리들은 밧줄로 꽁꽁 묶여 있습니다. 한 치의 움직임도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티끌 만한 숨도 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버릴 수도 없는 짐이기에 더 무거워 보입니다. 트럭에다가 보따리를 저렇게 실을 수 있다니 김수자의 사유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트럭의 보따리들은 밧줄에 살이 패이더라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마지막 보루인 듯합니다. 사생결단하듯 온 힘을 다한 꽁꽁 묶음에서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둥켜안고 있는 보따리들이 보입니다. 끌어안아야 살 수 있다는 듯이, 끌어안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듯이 말입니다. ‘보따리 트럭은 생명가진 것들에 대한 먹먹한 연민이 되어 다가옵니다.

 

김수자는 보따리를 끌고서 군중이 있는 거리로 나섭니다. 보따리가 한가득한 짐칸 위에 앉은 김수자를 실은 트럭은 파리의 외곽에서 중심부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김수자가 누비는 곳곳마다 전시장이 되고 미술관이 됩니다. 김수자는 그 트럭을 예배당에도 출몰시키고 각국의 전시장에도 설치합니다. 김수자가 생사의 한 가운데 있는 난민의 처지나 유랑자의 고단한 삶을 보따리로 피력한다는 사실이 경이롭습니다. 김수자는 연민이 충만한 여자이면서 동시에 용기가 넘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김수자는 보따리 작가일뿐만 아니라 바늘 여인이기도 합니다. 긴 생머리를 뒤로 묶은 채 보따리와 함께 했던 퍼포먼스는 바늘 여인이 되어서도 이어집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김수자의 말을 옮겨봅니다.

 

바늘 여인퍼포먼스로 세계 여덟 개 도시를 돌아다닐 때 부의 불평등을 비롯해 정치, 사회, 경제, 종교 갈등으로 파괴, 분열되는 세계의 모습을 목격했어요. 예술가로서 무력감을 느낄 정도로 착잡한 심정입니다. 다만 함께 보고 나눔으로써 바로 여기, 지금을 지각하고자 하며 누군가에 영감을 주면서 더 나은 사회를 꿈꾸고 싶어요.

 

바늘은 붓을 대신하고 손과 몸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도구였어요. 결국 바느질은 관계 짓기예요. 세상에 관계 지어지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특히 인터넷 시대에는 모든 일상이 바느질하기이기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바느질의 망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죠.

 

김수자가 바늘 여인이 된 사연은 초월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옮겨봅니다.

 

어머니와 이불보를 꿰매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가진 에너지가 바늘을 통해 우주와 연결되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김수자는 천-바늘의 관계를, 우주-내 몸의 관계와 연결 짓는 바늘여인이었다.

 

바늘 여인 김수자는 바느질을 하기 위해 머물지 않습니다. 현대적인 첨단 대도시와 내전의 아픔을 겪는 도시를 가리지 않고 넘나듭니다. 그러면서 예술과 일상을 연결하는 바느질을 합니다. “ 예술가란 일상의 예술적 속성을 드러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김수자는 여자의 일상과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냅니다. 삶과 예술의 통합을 바느질로 보여주는 김수자에 대해 책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그녀의 삶은 미술 개념과 형식뿐 아니라 삶고 인간에 대한 탐구로 점철되어 있다. 김수자는 내게 삶과 미술이 결코 분리된 대상이 아님을 매 순간 일깨운다.

김수자는 1990년대 초 바느질, 빨래, 청소, 요리, 다리미질, 다듬질, 장보기 등 현대미술이 도외시한 일상적 가사 노동 행위를 미술 언어로 개념화하고 예술 행위로 재정립했다.

 

김수자는 예술과 철학을 함께 바느질합니다. 동양과 서양, 첨단과 전통도 이어붙이는 바느질을 합니다. 그 바느질 작업에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 두 그녀들로부터 흡수한 정서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듯합니다. 그 정서에 다가가 동감하는 기분이 되어 옮겨봅니다.

 

내게 모시, 삼베, 홑이불 같은 천이나 마당에 핀 무궁화, 담장을 뒤덮은 찔레꽃은 할머니의 현전이었고, 깊은 초록색과 붉은 색이 대비된 낡고 부드러운 비단 누비이불의 질감과 촉감은 어머니의 그것이었어요. 할머니와 어머니가 이불 호청을 빨아 다듬을 때, 나는 방망이로 리드미컬하게 두들겨 촉촉하게 길이 든 하얀 면 이불 호청을 주시하곤 했죠. 물먹은 천의 촉감, 천의 접힘과 펼쳐짐의 향연, 그것의 기하학적 변환... 커다란 호청을 접어 가며 마음을 맞추던 퍼포머티브한 행위들에도 매료되었어요. 또 선의, 인내심, 믿음, 누구도 차별하는 법 없던 어머니의 성품에 늘 감동받곤 했죠. 그래서이지 내가 세상에서 겪은 상반된 경험들은 종종 상처가 되었고, 불의, 차별, 거짓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와 김수자의 인터뷰 한 장면을 남기며 책맛보기를 접고자 합니다.

 

왜 예술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인생처럼 예술에도 정답이 없어요. 그렇지만 나름의 입장에서 최선의 경지라 여기는 삶과 작품의 방식이 있지요. 내가 추구하는 건 명성이 아니라 진실되고 정직한 가치입니다. 자신과 타인을 속이는 거짓된 예술계의 행태는 개인과 사회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나는 이를 예의주시할 겁니다. 예술하는 행위자체로 영혼의, 사회의 등대가 될 수 잇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요

 리틀도서관 매주한권 휴먼터치 https://youtu.be/FUxypoC51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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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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