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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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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702g | 170*235*30mm |
ISBN13 | 9788934984689 |
ISBN10 | 8934984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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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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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 글은 훗날 생명과학자를 꿈꾸는 제 딸아이가 쓴 서평입니다.
캠벨 생명과학이 재미있다며 읽고 또 읽는 현재 과학고에 다니는 고3 학생입니다.
딸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은 가벼운 과학교양서적으로 접근하면 다소 지루한 책이겠지만, 과학적 지식의 바탕 위에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측면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밤을 새워 다 읽더군요.
읽는 내내 감탄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간간이 좀 아쉽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딸 아이가 쓴 서평 전문입니다.
차례
1. 생물학을 공부하는 방법
2. 생명 진화의 단계
3. 광합성과 호흡
4. 지질과 생체막
5. DNA에서 단백질 합성까지
6. 해당 과정, TCA 회로, 캘빈 회로
7. 후성유전학
8.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9. 식물과 셀룰로오스
같은 숲에 간다 하더라도 숲 전체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무 한 그루를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또 식물을 관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흙 위를 기어 다니는 자그마한 곤충을 관찰하는 사람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 중 과학자는 자연 현상을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고 자그마한 관찰이라도 흥미롭게 여기며 그 속에서 패턴을 규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과학을 생명과학, 지구과학, 화학, 물리로 나누지만, 결국 자연 현상을 어떤 관점에서, 얼마만큼의 범위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일 뿐, 모두 자연현상을 규명하고 자연에서 발견한 패턴들을 유기적이고 논리적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동일하다. 물질과 에너지의 상호작용에 대해 탐구하는 화학과 물리도, 지구와 우주를 연구하는 지구과학도 결국 이 광활한 우주에 어떻게 생명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생명과학은 그 모든 학문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태초에 생명이 기원한 우주의 간단한 역사에서부터 생명의 정보를 전달하는 유전물질, 오늘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생화학적, 분자적인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처음에는 45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빼곡히 적혀 있는 글들과 책 곳곳에 가득한 분자식과 생명과학에서 중요한 회로의 그림 때문에 캠벨 생명과학 책을 떠올렸지만, 곧 서문을 읽고 캠벨 생명과학과는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캠벨이나 라이프 일반생명과학 및 기타 전공서적들은 그림이나 도표와 함께 일회성으로 지식을 나열하여 필요에 따라 보고 싶은 부분만을 골라 읽을 수 있는 반면, 이 책은 소수의 특정 개념을 반복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강의식으로 전달하여 처음부터, 혹은 챕터별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더 좋다. 그 외에도 여타 과학도서와 구별되는 이 책의 큰 특징을 꼽으라면, 서문에서 박문호 교수가 밝혔듯, ‘결정적 지식의 강조’와 ‘내용의 반복’, 그리고 ‘분자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은 평등하지 않다. 하나를 알면 그 분야가 분명해지는 지식이 있다. 이것이 결정적 지식이다. 과학의 각 분야마다 결정적 지식이 있다. 해당 분야의 결정적 지식은 많은 세부 지식과 연결되어 그 분야의 구성 원리가 된다. 생물학에서는 원자보다 이온이 더 활용성이 높은 지식의 대상이 된다. [...] 결정적 지식은 세 가지 속성이 있다. 첫째, 결정적 지식을 이해하면 많은 세부 내용이 저절로 이해된다. 둘째, 결정적 지식은 새로운 과학적 질문을 촉발한다. 셋째, 결정적 지식은 알 수 있게 드러나 있지 않다.” p16~18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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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생물학 최고의 결정적 지식은 포도당 육각형 고리구조라고 하며 생명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광합성과 호흡을 비롯하여 생체막과 지질, 핵산의 합성이 모두 이 포도당의 육각형 고리구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래서 포도당과 해당과정의 중간산물에 있는 분자들에서 비롯되는 분자 변환 과정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하였으며, 책 전반에 걸쳐 분자 변환 과정의 한 단계 한 단계를 강조하고 반복하며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림 4-29부터 4-32까지, 6-48부터 6-54까지)
책에서도 말하듯 과학을 알지 못하는 대중에게, 혹은 처음 과학을 접하는 이들에게 과학을 설명하고자 과학용어는 사용하지 않은 채 일상용어로 과학적 현상을 설명한다던가, 과도한 비유만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과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아닌 게 된다. 수박 겉핥기식도 아닌, 그저 수박 냄새 맡기 식의 과학 공부가 되어버리는데, 이것은 흔히 일반적인 ‘일반인을 위한 과학도서’의 치명적인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렵고 낯설 수 있는 과학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되, 내용의 반복과 간결한 문장으로, 분자생물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이해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가 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박문호 교수의 말처럼 ‘강조한 내용만이 기억에 남기 때문에’ 학문의 완벽한 이해와 적용은 반복적인 훈련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광합성과 호흡을 통한 에너지 생성 및 핵산, 아미노산, 지질 생합성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생명과학에 대한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반복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히 책 전반을 빼곡히 채운 그림들은 전체적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각종 대사경로와 회로의 그림은 책 전반을 걸쳐 반복되지만, 어떤 그림에서는 구조식이 있다가 다음 그림에서는 없어지고, 어떤 그림에서는 분자 이름이 α-ketoglucose와 같이 영어로 쓰여 있다가 다른 그림에서는 알파케토글루코오스, 혹은 α-케토글루코오스와 같은 식으로 되어 있었다. 또 어떤 그림(그림3-25, 140쪽)에서는 세포 내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장소가 명시되어 있는 반면, 많은 그림에서는 (작은 부분일지라도) 그 반응이 어디서 일어나는 반응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그림 6-48, 356쪽 / 그림 5-30, 251쪽).
이런 경우 생명과학과 세포의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술식의 긴 글을 읽으면서도 그림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당히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중요한 회로를 한 페이지에 모아두긴 했지만,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과 그림이 한 눈에 연결되지 않아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이 책은 생명 현상은 분자 변환 과정임을 강조하며 생명의 모든 것은 생화학과 분자 변환 과정을 기억하면 거의 모든 것이 이해된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생명과학의 전문가라고 할 수 없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박문호 교수의 말대로 생명과학을 분자적 수준에서 바라본다면,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밑바탕이 되는 광합성과 호흡 작용은 생화학이며, 각종 호르몬의 작용도 생화학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생명과학을 더 넓은 범주에서 바라본다면 생태학이나 행동학 등도 모두 이 책에 소개된 생화학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대부분이 광합성과 호흡, 지질, 단백질, 핵산의 합성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에 있어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인 생태학이나 행동학, 진화 등의 원리에 있어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생명의 기본 작동원리가 분자생물학과 생화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에서는 생명의 모든 현상을 생화학으로 환원시켜 생각하는 환원주의적 사고가 드러났다. 그러나 앞서 말했다시피 생명의 기본 작동원리는 생화학에 밑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이 또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과학적 지식 자체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자신 스스로의 견해와 과학자로서, 그리고 학자로서 세상을 대해야 하는 태도를 전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과학 공부의 지름길은 과학 용어에 익숙해져서 과학 용어로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을 겪어보는 것이다. 생명 현상을 과학 용어인 분자식으로 표현하면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서 놀라게 된다. 우리는 짐작했던 의미가 아닌 더 포괄적이고 숨겨진 의미가 확연히 드러날 때 자연의 심층 구조에 경탄하게 된다. 새로운 측면을 보지 못하는 것은 늘 보던 방식대로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연히 시선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 이전에 보이지 않은 자연 현상의 전체 모습이 드러난다. 자연이 숨겨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쪽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과학의 언어로 새로운 곳을 바라보면 사물의 새로운 측면이 드러난다.”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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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바라보는 세상과 생명은 어떠한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예술과 문학은 관찰된 패턴들의 관계를 재배열하여 의미 있는 패턴을 만드는 것이고(예술은 패턴이 공간적으로 재배열되는 것, 문학은 의미 패턴이 재배열되는 것), 과학은 인과관계로 패턴을 연결하는 과정(p46)"이라고 하며 예술과 문학과 과학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자연과학은 훈련의 대상이지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진정한 이해는 훈련으로 기억된 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p26).”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과학의 어중간한 이해가 아닌 바로바로 관련 개념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정한 체득과 적용을 강조한다.
동시에 이를 “무의식적으로 자동 출력되는 습관의 힘이 아닌, 의식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개념의 힘(p39)”인 것이라고 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을 방해하는 ‘습관’이 아닌 ‘개념’을 익힐 것을 강조한다. 여기에 과학의 정신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그 자리에 고여 있어서는 안 된다. 과학은 새로운 발견과 해석에 의해 이론과 체계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학문이다. ‘습관’에만 안주한다면 새로운 발견과 해석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개념’에 충실해야만 새로운 발견과 해석을 받아들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미래의 과학자, 혹은 과학자가 아니라도 학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듯 과학의 어중간한 이해는 배척하고 과학의 완전한 이해와 훈련과 적용을 강조하기 때문에 더더욱 과학을 처음 접하거나, 과학이 조금 두렵거나 몇 날 며칠,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리더라도 이걸 이해해내고 말겠어! 하는 끈기가 없는 일반인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는데는 망설여진다.)
이 책은 박문호 교수가 대중의 과학화를 꿈꾸며 과학을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과학 그 자체로써 전달하고자 한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일반생명과학 수준의 공부를 한, 혹은 하고 있는 고등학생, 대학생에게 더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생명이 분자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끈기 있는 사람이라면 생명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도전해볼 것을 추천한다.
"공부의 지름길은 결정적 지식을 발견하고, 그 지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문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결정적 지식이 질문을 생성하고 스스로 답하게 하면 된다. 공부하는 사람은 결정적 지식으로 집을 짓고 그 집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다. 결정적 지식을 발견하면, 그 지식의 내용을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오직 결정적 지식으로 세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때 시선이 바뀐다. 결정적 지식은 자연과학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p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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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문호 교수가 지난 수십 년간 자연과학에 대해 탐구해오며 찾아낸 자신의 결정적 지식을 자신의 입장에서 서술해낸 글과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의 집합체이다. 결코 독자들의 공부법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지식을 공유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받는 이정표로서는 충분하다. 생명과학에 대한 결정적 지식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과학을 ‘훈련’하여 창의적 지식을 이끌어내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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