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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7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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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340쪽 | 582g | 145*218*30mm |
ISBN13 | 9791188941285 |
ISBN10 | 1188941283 |
2024년 04월 17일 ~ 2024년 05월 02일
2024년 02월 27일 ~ 2024년 05월 10일
2024년 04월 18일 ~ 2024년 05월 18일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4월 04일 ~ 2024년 05월 20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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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고등학교 시절 '국민윤리'라는 과목의 교과서를 통하여 짧막하게나마 철학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당시 교과서 수준의 철학은 대부분 철학자와 그의 사상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으니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철학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만든 것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였다. 단순히 시험을 위한 암기로만 기억에 남았으니 말이다. 이후 철학에 대하여 깊게 생각할 기회는 전무하였고, 그나마 교과서 수준의 내용 역시 까마득한 기억 속에 남은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들이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거나 철학이 말하는 바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철학에 대하여 보다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철학은 나에게 있어서 낯설고 또 어렵게 느껴지는 영역이다. 그동안 몇 권의 책을 통하여 일부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접하였지만, 다른 분야와는 달리 쉽게 빠져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나이절 워버턴의 [철학의 역사]는 이러한 나에게 그간 알지 못했던 철학의 다양한 면모에 대하여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다. 소크라테스에서 피터 싱어까지 철학자들을 통하여 서양철학의 전반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서양철학사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 방대한 양의 책에 압도되어 포기한 상황에서는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당 철학자에 대하여 4~5 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기 쉽다라는 점은 깊이에 대한 논란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는 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이 책의 내용은 서양철학에 대하여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도대체 나에게 어떤 점에서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것일까?
1. 철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다.
보통 철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상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이 철학의 역사를 구성하고 있으니 그 방대한 양에 압도되는 것은 물론 철학 자체가 깊은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쉽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의 철학자 또는 그들의 사상에 매진하다가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 책도 서양철학사를 철학자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으니 기존의 구성과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흐름은 별개로 느껴졌던 철학이 연쇄적인 반응에 따라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철학을 하나의 통합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를 든다면 마키아벨리가 기본적으로 사람은 이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군주론]을 통하여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였다는 점에 뒤이어 토마스 홉스가 그러한 마키아벨리의 견해에 공감하면서 사회구성 방식을 전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배치하는 부분이라든지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홉스에 뒤이어 오히려 육체와 영혼이 완전히 별개로 생각하는 데카르트의 등장은 이러한 관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비슷하거나 혹은 정반대의 관점을 통하여 새롭게 등장하는 철학사상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철학은 인류라는 거대한 존재의 사고 또는 의식의 흐름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개인마다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본다면 철학은 오랜 기간 그러한 다양한 생각을 통합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 서양철학의 시작을 소크라테스로 설정한 것에 대한 명쾌한 해석
다양한 관점으로 인하여 서양철학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공통적으로 그 시작은 대부분 소크라테스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소피스트라 불리우는 사람들 역시 나름의 철학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를 '질문하는 남자'로 설정하면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설파하는 모습이 아닌 마치 새롭게 배우고자 하는 소크라테스를 중점적으로 부각하면서 그 이유를 드러내고 있다. 소크라테스에게 지혜란 수많은 사실을 아는 것이나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의 한계와 같이 존재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였기에 그는 끝없이 주위의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였다.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금전적인 대가를 받고 알려주는 소피스트와 대비되는 부분인데, 이 둘의 차이가 결국 철학의 진정한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명쾌하게 왜 소크라테스가 서양철학의 시작인지를 확실히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소크라테스의 이러한 물음을 통한 행위는 우리가 어렵다고 알고 있던 철학의 진정한 의미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에 그러한 설정이 가능하지 않았나 공감하게 된다.
3. 기존 철학에 대한 과감한 해석 및 지적
철학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수한 사상들이 존재한다. 기존의 사상에 대하여 보완한 것도 있고, 오히려 반박하면서 새로운 사상으로 탄생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흐름이 고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위대한 철학자로 알려진 그들의 사상은 그것을 바라보는 개인 또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한 철학가의 사상이기에 무조건 절대적인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으며, 그것이 꼭 맞다고는 할 수 없음을 알게 됨으로써 우리는 철학을 보다 유연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철학자가 말하는 바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에 담긴 모순이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하거나, 또 다른 철학사상을 통하여 반박을 함으로써 그러한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예를 든다면 사람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믿지 않았던 홉스의 '사회계약'이 20세기의 폭군들이 저지른 만행 앞에서는 오히려 그들의 명분으로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나 인격의 동일성을 총체적인 기억으로 판단한 존 로크의 주장을 중복된 기억에 달려 있다는 비판을 통하여 한 사람이 비록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동일한 인격임을 지적한 부분이 그러하다. 또한 볼테르는 자신의 소설 [캉디드]에서 모든 악을 긍정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팡글로스에 대한 조롱을 통하여 라이프니츠의 악의 필요성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동시에 작품의 마지막 문구 '우리는 우리의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를 통하여 철학이 현실과 유리된 것이 아님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부분 역시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4. 현실 속에서의 철학에 대한 생각
필리파 풋과 주디스 자비스 톰슨, 피터 싱어는 꽤 낯선 현대의 철학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철학은 우리의 현실 속에서 철학이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주목하게 된다. 이들은 나름의 상황에 대한 가정을 통하여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냄으로써 철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가령 이들은 폭주하는 열차가 두 개의 선로로 지나갈 수 있는데, 하나의 선로에는 5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고, 다른 선로에는 1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 열차가 어느 선로로 가게끔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분명 5명보다는 1명이 사고로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인하여 대부분 1명이 있는 선로로 열차가 가게끔 대답할 수 있겠지만, 원래대로라면 그 기차가 5명이 있는 선로로 가게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명의 근로자를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맞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피터 싱어가 제시한 것처럼 눈 앞에 위기에 처한 아이를 보면 주저없이 모두 구하려고 하지만, 아프리카의 난민과 같이 멀리 떨어진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것에 대하여 머뭇거리는 상황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예를 통하여 그들이 말하는 바는 철학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동작하고 또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철학의 역사]를 통하여 오랜 기간 인류의 사고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우리로서는 크나큰 행운이다. 과거의 철학자들이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통하여 이룬 성과들을 우리로서는 정리된 기록으로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이 현재와 비교하여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고민해봄으로써 자신만의 철학에 대한 관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이 한 권의 책으로 그 방대한 철학에 대한 역사 모두를 알 수 있다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렵게만 생각하던 철학에 대하여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또한 실존주의 철학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사르트르의 후반부의 글에 대하여 그가 약물에 취하여 쓴 것이기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라는 의견을 피력할 정도로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철학의 역사]는 철학에 대한 저변을 보다 확대시킬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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